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을 때 즉각 내원하여 막힌 혈관을 뚫어주지 않은 환자들은 경색된 심근이 살아나지 않아,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환자도 있다. 급성심근경색이 남기는 후유증, 심부전과 부정맥에 대해 알아보자.

경색된 심장근육이 살아나지 않는 심부전

과거에는 심근경색증이 발생하면 25%에서 사망했으나 현재 의료의 발달로 많은 환자들이 생존하고 평균 수명이 증가함에 따라, 가까운 미래에는 심부전증이 가장 큰 심근경색증 환자의 문제가 될 것이다. 실제 여러 연구 보고에 의하면 심근경색증환자의 25%는 심부전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인자는 심근경색증 후의 좌우 심실의 기능이다. 심근경색이 발생한 심실은 바로 내원하여 바로 개통해주었을 경우 혈류 회복 후 기능 회복이 되지만, 혈관이 막힌 이후 1시간이 지난 후 내원하면 개통을 해주어도 심장기능 회복이 일부 되든지 혹은 전혀 안 된다.

심근부위의 생존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방법으로 심초음파검사와 심장 MRI검사가 도움을 주고 있다.

이후에는 심장이 점점 더 커지면서 심부전증이 발생하여 조금만 운동해도 호흡곤란이 발생하고 다리가 붓거나 복수가 차기도 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경우 더 이상의 치료가 없이 붓기를 빼주는 약물치료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신경호르몬 조절약물, 줄기세포치료, 심장동기화 박동기 치료, 심장재활치료 등의 발달로 인하여 수명의 연장뿐 아니라 생활의 질을 훨씬 개선시켰다. 특히 심장 특화된 맞춤형 재활치료 및 운동요법은 생활의 질을 획기적으로 호전시켜 일상생활 복귀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심부전증증세가 심해질 경우에는 심장이식이 현재 유일한 치료이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도 심장이식 및 심폐이식 수술을 시행하여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의료기술의 발달로 심장이식수술의 대상이 되지 않거나, 이식될 심장을 구하기 어려운 말기 심부전증에서 인공심장(심실보조기구)을 이식 받고 일상으로의 완벽한 복귀를 하는 치료도 가능해졌다. 인공심장 이식은 국내 식약처의 승인이 아직 나지 않아 본격적으로 시행이 되고 있지 않지만 조만간 승인 후 도움을 받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치료 후에도 갑자기 사망에 이르는 부정맥

심근경색 환자에서 관상동맥성형술 등의 치료가 이루어져 심근 허혈이 적절하게 개선되었음에도 갑자기 사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급성심근경색 치료 후 퇴원한 환자 중 5~10% 정도가 퇴원 후 6개월에서 12개월 내에 사망하게 되며, 이중 절반이 허혈로 문제가 발생한 심실에서 생기는 부정맥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재관류요법 후 퇴원했더라도 지속적인 관찰과 약물 치료를 통해 이러한 치명적인 부정맥의 발생을 예측하고 적절한 예방적 치료를 하는 것이 심근경색의 장기적인 예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심근경색 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부정맥은 심실 조기수축으로 환자들이 심장이 덜컹거리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특별한 치료가 없지만 지속되고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 약물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심근경색 첫 24시간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 약물이나 전기 충격요법 등으로 안정화 되는 경우에는 장기적 예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지만 24시간 이후에 발생하는 심실빈맥과 심실세동은 주로 심근손상에 따른 이차성 부정맥이며, 이 경우 급사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치명적인 심실성빈맥의 발생 시에는 충분한 약물 치료와 함께 급사의 이차적 예방을 위하여 삽입형 제세동기의 이식을 고려하여야 한다.

심실성 부정맥 외에도 상심실성 부정맥 또한 심근경색 후에 자주 발생하게 된다. 다양한 양상으로 맥박이 빨라지는 빈맥들이 발생하는데 주로 교감신경의 과흥분과 심실기능 부전 등에 의해서 발생하고 이런 경우 베타 수용제차단체 등의 약물 치료를 고려한다. 이 중 맥박이 빠르면서 불규칙해지는 심방 세동의 경우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8~22%에서 발생하며 주로 고령이거나 심부전 및 고혈압을 동반한 환자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러한 상심실성 빈맥의 경우에도 혈압이 떨어지는 경우 전기 충격치료가 필요하며, 약물 치료를 지속한다.

심근경색 후 맥이 느려지는 서맥의 경우에는 심근경색 범위와 관계가 있다. 완전 방실 차단은 하벽 심근경색의 약 3.7%, 그리고 전벽·측벽 심근경색의 약 1%에서 동반되며, 다양한 정도의 방실 차단 및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심근경색 환자의 약 5~7%에서 관찰된다. 완전 방실 차단 등 방실 전도 장애가 심한 경우와 영구적 각차단은 각각 단기적, 장기적 예후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특히 전벽·측벽 심근경색에서 더 예후가 나쁘다. 성공적인 재관류 치료 후 충분한 관찰 후에도 회복되지 않으면 영구적 심박동기 삽입을 고려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관상동맥 폐쇄에 따른 심근 허혈 및 심근 손상뿐만 아니라 이로 인하여 이차적으로 다양한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 위치 및 정도에 따라 예후에 다양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퇴원 후에도 지속적으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추적 관찰 및 약물 치료를 유지하는 것이 예후에 중요하며, 심계항진, 흉부 불편감 또는 실신 등의 증상이 있을 때는 병원을 찾아 부정맥이나 심부전 등 심근경색 후의 합병증 때문이 아닌지 반드시 감별을 하여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도움말 /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최의영 교수,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김종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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