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C 신약 속속 허가…국내 제약바이오 움직임도 활발

한미·셀트·종근당·삼진·안국 등 가세…삼성·롯데도 진출 선언 엔허투·트로델비 국내 도입…기존 항암요법 대비 효과 주목

2023-05-10     조정희 기자

다이이찌산쿄의 '엔허투'에 이어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트로델비' 등 항체-약물접합체(ADC) 신약이 속속 국내 허가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ADC 개발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길리어드는 지난 9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 '트로델비(성분명 사시투주맙고비테칸)'를 국내 허가받았다.

이 약물은 길리어드 자회사인 이뉴모메딕스(Immunomedics)가 개발한 최초의 Trop2(종양관련 칼슘신호변환자2) 표적 ADC 약물이다.

앞서 지난해 9월에는 최초의 HER2(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2) 표적 유방암 치료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가 국내 허가됐다. 엔허투는 신속한 도입을 위해 국민청원까지 동원되는 등 국내 환자들의 관심을 반영했다. 현재 암질환심의위원회를 통과해 급여등재 절차에 들어갔다.

ADC는 단일 클론 항체의 특이성과 세포독성 약물의 효능을 결합한 표적 암치료법으로, 기존 화학요법에 비해 효과가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2019~2022년 사이 8개의 ADC가 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2022년에는 57개의 새로운 ADC가 임상 1상 시험에 진입해 전년에 비해 90% 증가했다.

현재 ADC 개발을 위해 시험 중인 두 가지 주요 암 표적은 HER2와 TROP2이며, 이는 임상 개발에서 모든 ADC 프로그램의 20%를 차지한다.

국내사들도 기술이전이나 도입, 공동개발 등을 통해 ADC 개발이 한창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21년 7월 북경한미약품,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와 이중항체 플랫폼 ‘펜텀바디’를 적용한 ADC 공동연구 및 개발협약을 체결했다. 

북경한미약품이 보유한 서로 다른 2개의 항원에 결합하는 이중항체 물질에 레고켐바이오가 보유한 ADC 링커-톡신 플랫폼을 적용해 차세대 이중항체 ADC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한미약품은 이를 기반으로 신속한 글로벌 상용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내용이다.

셀트리온도 2022년 10월 국내  바이오기업인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해 피노바이오가 보유한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피놋-ADC(PINOT-ADC)'를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올해는 더욱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지난 1월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롯데바이오로직스 등 대기업 계열사들이 ADC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BMS로부터 인수한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북미 최고의 ADC 위탁생산 센터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2024년 생산을 목표로, ADC CDMO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달 삼진제약은 항체 신약개발 기업 노벨티노빌리티와 ADC 신약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고, 종근당은 2월 네덜란드 ADC 개발 전문 바이오기업 시나픽스와 ADC 플랫폼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 암젠과 1조 6000억원 규모의 플랫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3월 중국 포순제약에 기술이전한 LCB14로 첫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안국약품도 지난 4월 피노바이오와 전략적 투자(SI) 계약을 체결했다. 안국약품은 지난해 12월 ADC 항암제 개발기업인 피노바이오와 '차세대 ADC 항암제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