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낙원 회장, "질병의 근원을 찾아 치료"

기능의학이라는 생이한 용어가 최근 주목을 끌고 있다.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돼 국내까지 소개된 기능의학은 질병의 원인을 찾아내 진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일테면 암에 걸린 환자가 수술 이후 혹은 약물 치료 이후 재발과 통증에 시달리는 상황을 미리 막기 위해 암의 근본적인 치료 원인을 분석하고, 환자에 맞는 생활습관과 생활방식 등을 코치해주는 방식이다.

환자 개인으로서는 종합병원에 누워 천편일률적으로 검진을 하는 체계에서 오로지 본인 중심의 진료가 진행돼 건강 회복도가 높아지고, 병에 대한 치료 의지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의사 또한 현대의학을 기본으로 한 다방면의 진료시스템 체계를 갖춰야 하고, 환자를 장시간 주의깊게 진료해야 하기에 진료 만족도와 성취도가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진료시스템은 환자가 많아야 병원이 유지되는 국내 의료체계에서는 쉽게 손을 대지 못하는 영역 중 하나다.

미병 상태의 기능적 이상을 잡다

성북성심병원 원장이자 지난 3일 대한기능의학회 초대 회장을 맡은  최낙원 회장은 '기능의학'을 이땅에 뿌리내기리 위해 노력하는 의료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3일 열리는 대한기능의학회 창립 학술대회가 한국 미래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대 사회는 사람들이 만성 스트레스와 걱정, 불안, 운동부족 등에 시달리게 만든다. 이런 환경에서 인간의 몸은 '불건강, 즉 미병'인 상태에 있는데 이로 인해 기능적 이상이 나타난다. 이것을 현대의학의 단편적인 접근으로 해결하려면 쉽지 않다. 환자가 각 과를 전전해야 하고, 의료진들도 환자의 병을 정확히 진단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런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기능의학이다."

현대 의학이 질병으로 인식하는 질환을 기능의학은 기능적 이상(불건강)과 구조적 이상(질환)으로 구분한다.

때문에 환자의 무너진 자연 치유력을 올바로 세우면서 질환의 원인을 찾아 치료하기에 환자의 완치율 또한 높다.

최낙원 회장은 "최선의 의료시술을 했음에도 호전되지 않는 환자, 우연치 않은 부작용으로 의료사고 논쟁을 야기하는 환자 등 현재 의료계를 무겁게 하는 힘든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나는 기능의학이 이 상황을 개선해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가 기능의학에 이토록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는 근본적인 원인 분석가 치료가 병행되기 때문이다.

"기능의학은 네비게이션 시스템이다. 길을 못찾아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생화학적 과정을 바로 잡고, 문제가 생긴 근본 원인과 메카니즘을 찾아 돌려놓는다"

현대의학은 증상을 억제하고 치료에 집중하다 보니 재발을 방지할 수 없는 약점이 있다. 그 근본 원인에는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여러 중금속 중독, 식생활, 공기와 자연 등이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배제돼 있다.

최 회장은 "어항의 금붕어에 비유한다면, 현대의학은 금붕어만 보지만, 기능의학은 어항의 물까지도 치료의 범위에 넣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진료가 가능해지고, 환자들이 완치를 경험하게 되면 의사는 자연히 명의가 된다"며 "문제는 우리나라 진료시스템에서 한 환자를 오랜 시간 동안 진료하고 다양한 검사가 가능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말했다.

대한기능의학회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븐 스코어'라는 진료 가이드라인을 세워뒀다. 이와함께 보험이 보장할 수 있는 검사들을 찾아내 평범한 검사들을 이용한 정밀분석 프로그램 메소드를 준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일단 기능의학의 검사시스템이 보급이 되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라며 "그 사이 심평원, 공단 등 관계기관과의 협조와 설득을 통해 의료비 증가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진료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인터뷰 중 불쑥 스스로를 '이기적인 사람'이라고 강조해 말했다.

"제가 왜 의사가 됐는지 아세요? 제 몸의 이상을 고치려고요. 한의사도 그래서 된 거예요. 근데 내 몸에 질병 원인을 알고 이걸 기능의학으로 잡다보니 가능성이 있겠다 싶더라고요. 그래서 미국의 기능의학도 공부해보고, 유럽도 보고 하니 답이 보이더군요. 그래서 기능의학을 시작하게 된 겁니다."

그렇게 한국의 뜻 있는 의사들이 모여 기능의학의 가능성을 확인했고, 발기인대회를 한 지 채 5년이 되지 않아 기능의학회가 설립됐다.대한신경외과학회 초대 회장이기도 한 그는 이달 3일 서울성모병원 마리아홀에서 열린 대한기능의학회에 대한 기대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창립 대회에는 문정림 국회의원, 노환규 의협회장을 비롯한 의료계 내외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창립 총회란 단어가 무색하게 첫 학회 참석 인원이 400명을 훌쩍 넘었다.

최 회장은 "기능의학은 확실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현대의학으로 이미 그 가능성을 확인한 의사들이 뜻을 같이하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라면서 "더 많은 의사들과 함께 학문을 발전시키고 싶다. 학회 내 그룹별 스터디를 더 세분화해 기능의학이 제대로 한국에서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