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지원 등 구체화 안돼…현실 반영할 수 있도록 목소리 내야

2012년은 국내 제약산업에 호재와 악재가 동반된 해이다. 제약산업육성 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정부의 각종 지원정책이 예고되면서 향후 제약산업에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했다. 반면 정부의 약가제도 개편으로 인한 경 영악화를 동시에 겪었다. 제약산업육성 특별법이 시행되기는 했으나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은 상황이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제시하기는 했으나 아직 구체화된 것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제약 업계에서는 정부 정책을 체감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대세다. [편집자 주]

제약산업육성특별법 장미빛?
제약산업육성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때만 해도 제약업계에서는 큰 기대를 했다. 정부가 제약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과감한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제약업계의 기대와 달리 현재까지 진행된 상황을 보면 혁신형 제약기업을 인증한 것 이외에는 특별한 것이 없다. 해외진출을 위한 컨설팅 지원 등은 이미 '제약산업 비전 2020' 등에서 발표한 내용들이다.

제약업계에서는 체감할수 있는 세제지원, 신약에 대한 가치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세제지원은 관련 부처와 협상이 필요한 상황으로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고 있다.

신약에 대한 가치 인정은 정부가 동의하면서도 막상 신약개발 후 약가협상에선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제약업계의 견해다.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 문제와 결부되면서 약가는 최근 몇년간 지속적으로 인하됐을 뿐이다.

신약에 대한 적절한 가치 인정은 이제 다국적 제약사만의 목소리가 아니다. 국내 제약산업이 제네릭 위주로 구성됐을 때는 신약의 가치 인정에 대한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이 적었으나 이제는 국산 신약이 매년 몇개씩 나오면서 이 부문을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신약에 대한 가치 인정은 국내 제약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신약 출시를 통해 얻어진 이익금을 R&D에 투자하는 구조가 형성되지 않으면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보건복지부는 현재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5개년 계획에 어떠한 내용이 담기게 될지 여부는 아직까지 발표되지 않았으나 제약업계는 막연한 기대심리만 부추기는 것에서 벗어나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제시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조헌제 실장은 "5개년 계획의 주된 골자는 R&D, 인프라 구축, 제도개선, 수출지원 등이 될 것"이라며 "제약업계에서 정부가 현실을 반영할수 있는 정책을 수립할수 있도록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 다국적 기업 진출 확대  
제약업계는 지난 4월 약가일괄인하 이후 국내 제약산업의 경영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됐다고 말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 악화된 경영상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단행될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보다는 국내 시장 위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정부 정책이 우호적일때는 몰라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치게 될 경우 곧바로 불황의 늪에 빠져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어느정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으나 아직까지는 내수시장의 비중이 매우 크다. 해외시장의 비중을 절반 가까이 끌어올리지 않을 경우 현재와 같은 구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정부도 국내 제약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제약사가 내수시장을 독점하던 시대는 이미 지나간 상황이다. 현재도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의약품 시장의 25% 가량을 점유하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의 점유율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국내 의약품 시장에 대해 관망하던 다국적 제약사들의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다국적 제네릭 기업들의 국내 진출은 국내 제약사들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에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제네릭 시장 진출에 이어 제네릭 전문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진출은 국내 제약사의 입지를 그만큼 위축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화이자제약은 제네릭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후 항암제와 중추신경계 약물을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아직은 국내 제약사와 겹치는 영역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조만간 경계선이 허물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제약산업의 현 상황을 일본 제약사들이 해외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시기와 비슷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일본 제약사들은 내수시장의 성장이 정체기에 들면서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돌려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제약업계도 현재 상황을 탈피하기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을 서둘러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다만 내수시장의 뒷받침이 없으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거대한 자본력을 갖추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와 경쟁하기에는 국내 제약사들의 규모가 영세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조헌제 실장은 "다국적사들이 한국시장을 강화할 것이다"며 "화이자도 제네릭을 강화한다고 하고 있으며 중국, 인도, 남미, 동유럽 등의 제네릭 제약사의 국내 침투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산업 육성 5개년 계획의 지원대책을 기업이 체감할수 있는 현실적인 것으로 채워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업계가 현실을 반영할수 있도록 진정성을 담아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