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의 역사가 세운 유산균 기술의 총아

메디팜스투데이의 <이슈브랜드> 코너가 새롭게 변신합니다. 각 제약사별 대표 OTC 제품을 '의인화'하여 제품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는 다양한 이야기를 편안하고도 자연스럽게 인터뷰 하는 형식으로 진행합니다. [편집자주]


기자는 이슈브랜드를 취재하면서 우리 주변에 의외로 많은 의약품들이 소비자의 건강을 위해 존재가치를 부각시키지 않고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음을 목도한다.

참 고마운, 그러나 부각되면 될 수록 그 가치가 퇴색돼 버리는 의약품의 존재는 '필요할 때 찾게 되는' 존재로 그 무게를 증명한다.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품목들이 하나 같이 자기역할에 충실했다는 겸손을 잊지 않는 이유는 '누구에게나 필요하고, 또 사용되어야 하는, 그런 이유로 만들어진' 의약품의 생태적 기반에서 출발하고 있음을 깨닫는다.

같은 이유로 필자에게도 그 존재감을 주지 못했던 '비오비타'는 50년이 넘는 시간동안 대한민국 아기들의 장을 지켜낸 우리시대의 명약이다.

지난해 50돌을 맞은 비오비타는 대한민국 최초의 활성유산균제로, 50대를 넘긴 할아버지와 그 아들, 그 아들의 손자까지 복용하는 '세대를 아우른 의약품'으로 대한민국 아기들의 장건강을 챙기고 있다.

비오비타의 초기모델
-정말 오래간만에 뵙네요. 벌써 만나뵌지 30년이 훌쩍 넘었는데 그동안 안녕하셨는지요.

그러네요. 아기 때 만나고는 처음이네요.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반가워요. 시절이 지나가니 제 모습도 많이 변했죠? 사람들은 나이를 먹어가면 주름도 늘고 하는데 저는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외모가 좋아지네요.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네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출시가 50년이 넘었기 때문에 패키지 변경은 당연한 것이고요, 패키지는 시대상도 담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원하는 스타일로 해줘야 하니까.

그리고 50년 전 과립이 뭉치는 걸 개선해 나가면서 포장 재질도 바꾸고 했지요. 6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유산균을 활성 유포자성 유산균(락토바실루스 스포로게네스)으로 개선하면서 일대 혁신이 찾아왔고 그 이후로 본인도 먹고 자랐던 비오비타가 된 거죠.

이후에는 비타민과 무기질 등의 성분을 보강했고, 복용과 보관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서 포장 개선을 지속적으로 했죠.

-말씀 중에 과립이 엉겨 붙었다는 표현을 쓰셨는데요.

개발 초기엔 그것 때문에 고생이 많았지. 과립이 떡처럼 엉겨 붙는 거야.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지. 나를 개발하신 일동제약 고 창립주 윤용구 회장님이 나랑 많은 밤을 새며 연구를 했어. 그땐 고생 참 많이 했지. 사람들이 유산균이라는 걸 몰랐을 때니까 홍보도 잘 안됐고, 개발도 힘들었지.

일단 유산균을 대량으로 생산해야 하는데, 그게 어디 쉽나. 그때가 50년대인데 자제나 장비도 부족했고,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도 만만치 않았지.

시설이 부족하다보니 윤용구 회장님이 직접 사택 뒤뜰에 지금으로 말하자면 초소형 연구소인데, 그걸 만들어서 거기서 연구를 했어. 유산균 증식에 대한 기초 연구가 끝나서 배양은 서울약대와 중앙공업연구소에 부탁해서 시설을 빌리는 조건으로 진행했었지.

2년이란 시간을 그렇게 매진하다 보니 유산균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술을 획득하게 됐지. 정확히 1959년에 특허를 등록했고 바로 10월에 제품 판매에 들어갔지. 2년 동안 참 고생했어.
비오비타의 1970년대 신문광고.

-50년이나 된 장수 제품이라 재미난 에피소드가 참 많을 것 같은데요.

그럼. 내가 우리나라 의약품 중에서 육가정보를 제공한 최초의 사례로 남아있지. 당시엔 먹고 살기 힘든 때였거든. 근데 비오비타가 나와서 육아 정보를 제공해주는 거야. 그때 육아시리즈를 만들어 내보냈는데, 이게 참 인기였지.

여성잡지에도 육아일기 공모 행사를 진행했는데 이게 또 인기가 좋았지. 가족에 대한 끈끈한 유대의식도 불러일으켰고, 아기를 통해서 말이야.

당시에는 회사에 광고를 보고 감동받은 고객들의 감사 편지가 너무 많아서 팬관리가 안될 정도였어(웃음). 그때 아이들 발육에 고민이 많았던 어머니들이 고맙다고 참기름도 싸주시고, 떡도 보내주시고...그때는 그랬어.

아, 그리고 6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베이비콘테스트도 진행했었다고. 그게 그 시대엔 생소한 풍경이었는데 말이야. 아빠가 아기를 안고 나오는 모습이……. 이런 게 방송을 타면서 핵가족으로 변모해가는 시대상황을 잘 대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었지.

-장수 제품들이 의뢰 광고 없이도 입소문을 통해 꽤 많은 매출을 올리는 것 같은데요, 비오비타는 성적이 어떤가요?

유산균시장이 참 큰데, 의약품 시장은 500억 밖에 안 돼요. 그 중에 유아정장제 시장이 또 80억 정도의 규모이니까 사리 그리 큰 시장은 아니지. 그래도 내 매출이 연간 5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니까 정확히 내 영역에서는 탑을 유지하고 있는 거지.

-요즘은 저출산문제로 시장 규모가 더 작아지고 있는데 대안은 있으세요?
일동제약이 주최한 건강한 아기 컨테스트의 한 장면.

저출산은 그만큼 아기에게 부모들의 관심이 더 집중된다는 이야기잖아. 그러니 제품력으로 승부를 볼 밖에.

그리고 회사에서도 유산균시장의 선도제품이자 파워브랜드로 자리 잡은 나에 대해 마케팅을 따로 진행하고 있어요.

또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니까 포장도 다양화하고, 규격도 바꾸고, 초유 성분을 강화해 다양한 세대의 고객이 함께 복용할 수 있도록 신제품 개발도 하고 있지.

아…….최근에는 말이야 신세대 엄마들을 초점으로 한 자우림 싱어 김윤아를 모델로 CF도 찍었지.

-그 CF신선하던데요.

그렇지! 그런 이야기 참 많이 들었어요. 이래봬도 50년 된 제품이니까 뭔가 신선한 기운이 필요했거든요. 이미지 개선을 하면서 정장제라는 인식을 '장을 위한 영양제'로 확대시키는데 신경쓰고 있어요. 그런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됐으면 하고요.

김윤아씨는 가수인데도 아이를 낳아서 잘 키우면서 활동도 활발히 하고 있어 요즘 엄마들을 대표하는 것 같아 선정했어요.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 요즘 엄마들의 이미지를 잘 반영했다고 하더라고.

-요즘 해외진출이 대세인데?

나는 진작부터 수출되고 있었어요. 기자양반이 정보가 부족하구만. 내가 지난 2005년도에 78억원 했고, 수출과 내수 포함해서 말이야. 지난해에는 80억원대를 유지했는데 앞으로 더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해야지요.

내가 이래봬도 지금까지 7000만병이 팔렸다고. 이걸 길게 늘어놓으면 서울에서 파리까지 갈 수 있는 길이예요. 대단하지 않나요?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에서도 일동제약이 만든 유산균 원료를 수입해 가요. 이게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락토바실루스 스포로게네스, 바실루스 서브틸리스, 스트렙토코커스 페칼리스라고 불리는 유산균 3종이 매년 일본으로 건너가고 있지요.

베트남 쪽은 완제품을 수출하고 있는데, 거기서는 비오베이비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어요. 지금까지 550만달러가 팔렸으니까 앞으로 더 확대될 거라고 생각해요.

비오비타의 패키지 변천사. 정장제에서 이제는 유아소아영양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수출로 이어지는 것 같네요.

그럼. 그렇지. 일동제약 중앙연구소에는 유산균 개발팀이 따로 있어요.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인데. 우리 회사가 다른 회사에도 유산균원료를 제공하고 있어요.

우리 연구소에는 유산균 라이브러리를 바탕으로 고기능성 유산균 개발을 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딴 특허만 해도 콜레스테롤 저하 유산균,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저해 유산균, 면역 활성 유산균 등이 있어요.

개발된 유산균들은 의약품뿐 아니라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에도 활용되고 있고요. 앞으로는 면역력 강화나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는 기능성 유산균주와 건강기능식품 원료개발을 하려고 해요.

회사 설명을 들어보니까 바이오 기술을 이용한 기능성 발효물질 연구, 분자생물학적 방법을 이용한 우수 유산균주 개발 및 특성 연구와 고품질의 원료 생산을 위한 발효 기술 연구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니까 앞으로 유산균 하면 일동제약, 일동제약하면 유산균 하는 날도 멀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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