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보다는 외자제약사 타격 클 듯...수익성 개선 관건

20일 복지부가 단행한 약가 인하는 당초 우려보다는 악영향이 적어 약업경기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외자제약사의 거대품목들이 이번 인하에 많이 포함돼 국내 제약사보다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는 20일 980품목의 약가를 평균 2.8%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최저실거래가제가 1년간 한시적으로 실시된 이후 거래분에 대한 인하로 당초 예상보다 강도가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인하시기는 10월 1일로 이의신청과 조정기간이 길어져 예상보다 1개월 정도 늦어졌고, 품목수와 인하율도 1,100품목 5~6% 인하 방침에서 한발 물러서 980품목 2.8% 인하로 결정됐다.

대우증권 임진균 연구원은 이번 약가인하는 사상 처음으로 최저실거래가격을 적용한 약가인하로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안정되고 업계의 반발이 심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최저실거래가제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인하율은 예상보다 낮지만 한국화이자 노바스크, 한독약품 아마릴 등 외자계 제약사의 대형품목이 대거 포함됐다고 밝히고 그러나 가중평균가격제하에서는 외자계 제약사 품목은 거의 포함되지 않았으나 그 영향은 무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임 연구원은 최저실거래가격제를 적용한 약가인하의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크게 약화된 것은 단기적으로 제약사에 미치는 악영향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한국화이자, 한독약품, GSK 등 외자계 제약사의 경우 인하율은 낮으나 품목수가 많거나 거대품목이기 때문에 피해규모가 국내 제약사보다 클 것으로 예상했다.

임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보면 정부의 약제비 억제의지의 약화 조짐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건강보험 재정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고 제약사의 영업실적도 악화되었다는 점도 이를 더욱 뒷받침한다. 정부의 약제비 억제의지가 약화될 경우 약업경기 회복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약가인하는 법적으로 다소 문제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업계의 의견을 대거 수용했을 수도 있어 아직 단정지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신영증권 황상연 애널리스트는 "2003년 상반기까지 주요 제약사의 실적이 시사하듯 의약분업 특수 이후 누적된 의료기관의 유통재고 소진이 여전히 진행 중에 있으며 약국가 경기 침체에 따른 반품 압력이 만만치 않다는 점, 이번 인하 대상이 할인 거래에 크게 의존하지 않았던 간판 품목들에도 확대되었다는 측면에서는 이번 조치가 하반기 수익성 개선 속도를 저하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건강보험 재정이 2003년 들어 경기 둔화에 따른 경증 질환자의 내원 빈도 감소 영향으로 안정 국면을 찾고 있지만 재정 지출에 대한 절감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신제품 개발을 통한 실질 약가 방어가 개별 기업의 수익성 개선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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