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백제승교수팀 미세시술법 효과 미 학술지 발표



정관복원술에 한번 실패했다 하더라도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법으로 다시 복원술을 하는 것이 시험관아기 시술에 비해 성공률이 높을 뿐더러 경제성, 정서적인 면 등에서 훨씬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남성의학전공 백재승(白宰昇) 교수팀(김수웅, 손환철 교수)은 최근 비뇨기과 분야에서 가장 권위있는 학술지인 Journal of Urology(미국비뇨기과학회지)에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법으로 정관을 세겹으로 잇는 새 시술법의 뛰어난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백교수팀의 연구결과는 '한번 정관복원에 실패하면, 부고환관을 정관에 잇는 수술을 해야하는데, 시술의 어려움 때문에 시험관아기 시술을 권하는' 기존 남성불임 치료의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는 점에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흔히 '정관을 묶는다'는 정관절제술은 남성들이 가장 흔히 이용하는 영구 피임법. 그런데 이혼이 늘면서 재혼하는 사례 역시 증가하는 등 피임을 했던 남성들이 다시 아기를 갖기 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정관절제술을 받은 남성이 다시 아기를 가지려면 정관을 다시 이어주는 정관복원술을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재개통 가능성은, 백교수팀과 같이 숙련된 시술자가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미세수술법으로 시술할 경우 90%를 넘는다.
그런데, 1차 복원에 실패하면 재수술이 어려워 대개 개통률이 크게 낮아진다.
또, 수술부위 정관에서 정자가 발견되지 않는 경우 '부고환관이 막힌 것으로' 의심해 부고환관과 정관을 잇는 수술을 해야한다.

이 수술은 부고환관이 매우 가늘어서 정관에 연결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많은 의사들은 재수술을 포기하고 시험관 아기 시술을 권해 왔다. 그러나 시험관 아기 시술은 경제적인 면 뿐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크다.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는 부고환, 정관, 정낭, 사정관, 요도를 거쳐 몸 밖으로 나오게 된다.

백재승 교수팀은 다른 병원에서 1차 복원술에 실패한 62례를 대상으로, 정관과 정관을 세겹으로 이어주는 시술법으로 재복원을 시도했다.

세겹으로 잇는 것은 정관을 가장 확실하게 연결해주기 위한 것으로, 정관의 점막층, 근육층, 외층을 각각 연결했다. 이는 수술현미경을 사용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미세수술법으로, 백교수팀의 정교한 시술능력이 뒷받침되어 가능했던 것.

그 결과, 62례 중 57례(92%)에서 수술 후 정자가 발견됐으며, 이후 추적이 가능했던 42례 중 24례(57%)에서 임신했음을 확인했다.

특히 62례 중 29례에서는 정관에서 정자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기존에 알려진 '부고환관과 정관을 잇는' 방법을 택하지 않고 복원술을 시행한 결과여서 더욱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연구가 시사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첫째는 임상적인 면에서, 수술 성적이 선진 외국에서의 성공률에 비해 20-30% 이상 우수하고, 특히 시험관아기 성공률(30% 내외)에 비해 훨씬 우수하다는 것. 둘째는 학문적 성과로서, 재수술시 정관에서 정자가 발견되지 않으면 부고환관을 정관에 연결해야한다는 기존 학설을 정면으로 반박한 점.

백재승 교수는 "시험관아기는 경제적, 신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불임치료법으로 불가능한 경우에나 고려해야 한다."며 "한번 복원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술기를 갖춘 전문의에게 다시 한번 수술을 받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백교수는 국내 최고의 불임 관련 현미경수술의사로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 10년간 1천여례의 수술현미경을 이용한 미세 정관복원술을 집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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