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력 앞세워 오리지널약 시장 잠식 확산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에 대한 연구개발보다는 강력한 영업으로 시장을 주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약개발보다는 판매에만 급급해 외국약 들어오기는 물론 제살깍기식 경쟁으로 국내 제약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올해들어 국내 제약사들이 잇따라 다국적사의 신약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대웅제약, 동신제약 등 일부 업체들은 강력한 영업력을 무기로 외국약 도입에 앞장서고 있다.

마치 이러한 외국업체와 제휴가 당연시하고 있어 신약개발등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는 등한시한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은 미국 일라이릴리사의 항생제 '시클러', '로라비드', 항궤양제 '액시드'의 판매권을 인수한데 이어 항우울제 '프로작'에 대한 코마케팅 제휴를 맺었다.

동신제약은 최근 한국와이어스와 소염효소제 '바리다제 정', 경구용 광범위 항생제 '미노씬 캅셀' 등 10개 거대 품목에 대한 독점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외에 유유는 파마시아의 오리지널 항생제 '린코신'과 결핵약 '마이코부틴'에 대한 영구 자산인수 계약을 맺어 기존의 제휴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한올제약은 바이 엘코리아의 고혈압 치료제 '바이프레스'에 대한 국내 판매권을 확보했다.

관련업계는 다국적사와 제휴가 상호 우호적인 관계속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위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부업체는 역으로 국내에서 자리잡은 제품을 회수해 직접 판매하고 있다. 이는 손 안되고 코푸는 격이라며 결국에는 국내 시장에서 외국약의 입지만 키워준 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국적사들이 공동 마케팅을 통해 국내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으나 별다른 효과를 보이는 경우도 있다. 한일약품의 고지혈증 치료제 메바로친에 대해 한국BMS가 지역을 분할해 판매하고 있으나 매출이 오히려 독자판매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다국적사들은 국내에서 직접 영업에서 실패한 제품들을 떠넘기는 사례도 있다. 이는 이미 한물간 약으로 국내업체가 잘 팔면 이익이고 못 팔아도 좋다는 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제품들을 선뜻 받아 외국제약사와 제휴를 했다고 좋아라 하는 국내 업체들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사의 성장은 영업망과 연구개발에 의해 좌우된다. 과거 국내 제약사들은 대부분 영업망을 통한 성장에 의존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국내 시장에 별다른 공을 들이지 않았으며, 해외로부터의 신제품 도입이 쉬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며 "그러나, 다국적 제약사의 국내 진입 가속화로 최근 신제품 도입이 용이하지 않아지고 있어 이러한 제휴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외국제약사로부터 신제품 도입을 통한 성장을 도모하는 업체들이 폭증할 것을 암시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개발을 통한 성장은 대부분의 국내 기업에게는 생소한 부분이다. 과거와 같이 신제품의 도입이 쉬운 상황에서는 굳이 연구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할 필요가 없다는 의식이 존재하는 한 국내 제약산업의 미래는 어둡기만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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