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성과주의 조직 질서 저해 우려

최근 들어 의약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제약업계에도 구조상의 변혁이 도래했다. 이에 따라 적재적소에 필요한 인재 확보를 위해서는 경영진과 직원들의 욕구를 만족할 수 있는 Win-Win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경영환경도 성과보상주의로 전환됨에 따라 연공서열제가 급속히 파괴되고 있다. 이로 인한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경영진과 직원간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침체로 인해 국내기업들도 사업부제 등으로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또한 외국에서 MBA 과정을 거친 2, 3세들이 경영권을 승계함으로써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지나친 성과위주의 경영은 사내조직간의 위화감만 조성해 오히려 회사 발전에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이는 국내 실정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사내 인력의 효율적 활용이 중요해지고 있다. 구성원들의 시장 가치 제고의 요구도 점차 커지고 있다. 경력 개발 제도는 이러한 상황에서 구성원과 회사의 니즈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Win-win의 지혜"라고 주장했다.

경력 개발 제도는 구성원들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함으로써 개인의 역량을 개발하고 동시에 회사의 성과도 높일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인재 활용 수단.

이 관계자는 "과거 평생 직장과 종신 고용 하에서는 경력 개발이란 회사가 개인에게 반강제적으로 제공하는 사내 성장 경로라는 의미가 강했다. 그러나 최근 평생 직업, 고용 가능성의 개념이 중요해지면서 개인의 비전과 회사의 비전을 결합시키는 활동으로써 경력 개발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경력 개발은 개인이 과거보다 훨씬 자유롭게 경력 경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배가시키는 방향

이러한 방향으로 경력 개발 제도가 적절히 구축된다면, 회사와 개인 모두에게 상호 이익을 가져다 주는 Win-win의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성과주의 경영을 도입한 일부 다국적 제약사에서는 지나치게 실적위주의 경영으로 인해 노사간의 불협화음이 표출되고 있다.

한국화이자도 DM 공모와 관련, 내부승진이 아닌 외부 영입이나 경영진의 입맛에 따라 승진시키고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또 신입사원을 대거 석사출신들로 선발하는 등 갈수록 기존 사원들의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또 화이자와 합병한 파마시아의 경우도 간부급 직원들이 대부분 옷을 벗었다.

한국로슈도 파업타결 이후 직원들간 위화감이 조성되고 있다. 노조 상급자들이 파업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으나 현재 파업으로 인해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회사에 적극 협조한 직원은 고속 승진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반면 파업에 적극 가담한 직원은 승진에서 밀리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반면 국내업체들은 경영진과 직원들간 화합을 우선시 한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될 수 있으면 전체를 아우르는 분위기다. 그러나 최근 경영권이 젊은 2, 3세들로 넘어가면서 서구화 분위기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 최대 제약사인 A사도 최근 부서별 책임제 등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회사 관계자는 품목에 따라 실적이 좋고 나쁨이 분명한데 책임제는 품목간 형평성에서 어긋난다며 불만이다.

또 회사가 무조건 잘안되는 품목은 마케팅비용을 줄이라고 하는데 그 동안 회사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해온 관행은 의미가 없다며 안되는 품목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누가 안 팔리는 제품을 맡겠는가고 반문했다. 이 경우 핵심제품 담당 이외는 목표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제약업계 한 CEO는 "불황기에는 유휴 인력이 많아지고, 신규 인력 유입의 저하로 내부 인력의 구조도 고령화, 고직급화된다. 또한 승진이나 이동할 수 있는 포스트도 부족해진다. 따라서 사람 관리의 주요한 기능도 외부 인력의 채용보다는 내부 인력의 전력화와 효율적 활용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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