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줄이기 보다 적절한 투자 마인드 필요

제약업체들의 마케팅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무조건 비용을 줄이기보다는 늘어나는 마케팅 비용에 걸맞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기업의 전략적 투자 마인드로 새롭게 무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미국의 한 컨설팅사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소비재 산업의 광고, 중간상 판촉, 고객 판촉 등 마케팅 관련 비용이 전체 매출액의 약 25%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20년 전에 비해 약 10% 정도 늘어난 수치라고 한다.

제약업체들이 해마다 마케팅 비용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듦에 따라 경쟁의 양상이 더욱 치열해진 것이 주요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들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환경의 변화도 마케팅 비용 증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의 확산이다. 인터넷을 필두로 한 고객과의 접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은 증가하는 고객 접점을 커버하기 위해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제약 영업의 특성상 사람과 사람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거래가 이루어졌으나 현재는 굳이 만나지 않더라도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마케팅을 전개할 수 있게됐다. 이에 따라 기업은 더욱 빨라진 전파력에 대응하기 위해 모니터링 및 불만 제거 활동을 적극 전개하게 되고, 이에 따른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게 된다.

또 최근 들어 의사잡기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형태가 등장했다. 다국적제약사를 중심으로 소규모 세미나, 학회·학술활동 지원 등이 늘어났다. 당연히 고객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 위해 마케팅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기업은 마케팅 비용을 단순히 제품을 팔기 위한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R&D 나 생산 공정에 투입되는 비용과 같이 기업의 미래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다는 전략적인 마인드가 필요하다.

주먹구구식으로 A 브랜드에 얼마, B 브랜드에 얼마 하는 식으로 배분하는 것은 공정성도 떨어질 뿐더러 내부 논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좋지 않고 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면 기업은 매출 목표를 다시 조정하고, 비용 절감 노력을 기울인다. 이 경우 일반적으로 생산 부서는 최저 원가에 근접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비용 절감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 외 스태프 부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별로 크지 않기 때문에 결국 마케팅과 R&D 부서의 비용이 제일 많이 줄어들게 된다.

이처럼 눈에 보이는 비용 절감 효과 이외에 마케팅 비용 삭감을 이끄는 또 다른 원인은 경영진의 마인드에 있다. 경영진은 브랜드라는 것은 오직 마케팅 부서에서만 담당하는 것이고, 마케팅 부서가 돈은 많이 쓰는 데 비해 그 성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불황기라고 해서 무턱대고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생각해보면 경쟁 기업이 마케팅 비용을 삭감하고 브랜드 구축에 대한 투자를 일제히 줄일 때가 오히려 역공을 취하기 좋은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기업은 불황기에 당연히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현명한 기업이라면 무엇을 줄일 수 있는 가에 골몰하기보다는 무엇을 중심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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