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매사추세스대 상실된 면역 기작 정상회복 가능 확인



에이즈 백신을 이용해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특이적인 면역 반응(immune response)을 유도하는 데 성공한 연구 결과가 학술지 “에이즈(AIDS)”, 5월 23일자(17권, 8호, 1121-1126)에 발표됐다.

미국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assachusetts General Hospital)의 과학자들이 일궈낸 이번 연구 성과는 만성 HIV 감염 환자로부터 면역 반응을 재유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연구 결과의 요지는 불활성태의 에이즈 바이러스를 기반으로 제조한 백신을 만성 HIV 감염 환자에게 투여할 경우 CD4 세포라는 T 보조 세포(T helper cells)의 증가를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CD4 세포는 HIV를 특이적인 표적으로 삼기 때문에 그 수가 증가할 경우 에이즈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확인된 내용이고, 원래 연구 목표가 백신이 HIV 감염 진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데 있지 않았기 때문에 후속 보강 연구를 통한 재확인 과제가 남아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몸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면역계(immune system)가 반응하면서 특이적인 T 보조 세포의 증가가 유도된다. 생성된 T 세포는 서로 다른 바이러스들을 특이적으로 인식해 이를 공격할 발판을 마련한다. 세포 독성 T 임파구 세포(cytotoxic T lymphocytes)라는 T 살세포(killer cells)의 활성을 유도해 바이러스를 본격적으로 공격하는 기작이 뒤를 잇기 때문이다.

그러나 침투한 바이러스가 HIV인 경우에는 T 보조 세포 자체가 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기 때문에 다른 바이러스에서 관찰되는 이 같은 일반적인 면역 기작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그런데 백신을 이용해 HIV에 의해 상실된 면역 기작을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리뮨(Remune)이란 백신은 HIV의 단백질 외피(protein envelope)를 제거해 활성을 없앤 바이러스 입자를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특징은 일반적인 백신처럼 예방 차원에서 사용되기보다는 치료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이전에도 이 백신에 대한 다른 연구가 시도되었지만 여러 가지 약물을 혼용하는 항바이러스 치료법이 각광을 받으면서 중도에서 연구가 중단됐었다고 한다. 그나마 얻어진 결과들도 실험 설계에 대한 일부 문제점들이 밝혀지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이 같은 선행 연구의 문제점들을 고려해 백신의 효능을 평가하는 과학적인 실험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다. 10명의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삼았다는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한 임상 연구로 평가된다.

(KISTI 해외기술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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