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제3회 골다공증연수강좌서 중점 논의

‘골밀도(BMD)’로 대표되어 왔던 골다공증의 정의가 ‘골강도(Bone Strength)’로 수정돼야 한다는 의료계의 논의가 활발하다.

대한골다공증학회(회장 김정구)는 지난 20일 그랜드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원의와 전공의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골다공증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는 주제의 연수강좌에서 골다공증의 새로운 개념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동안 골다공증은 골밀도(BMD)가 낮아져 발생하는 질병으로 정의되어 골밀도를 높이는 것이 최상의 치료법으로 알려져 왔었다. 이는 1993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골다공증을 골밀도를 바탕으로 정의한 이래 별다른 이의 없이 받아들여져 왔던 의료계의 정설이었다.

그러나 최근 골밀도가 증가한 만큼 골절을 예방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고, 지난2000년 미 국립보건원(NIH)이 “골다공증이란 골강도가 약해져 골절이 일어나기 쉬운 상태가 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전신적 골격질환”으로 정의하면서 ‘골강도’와 ‘골의 질’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다.

이날 연자로 나선 한양의대 내과 최웅환 교수는 “단순히 골밀도만을 기준으로 골다공증 유무를 판단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골밀도 이외에 골의 구조, 골교체율, 미네랄화 등 ‘골의 질’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골강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적 에스트로젠 수용체 작용물질(SERM)이 골의 질적 변화에 도움을 되는가’에 대해 발표한 서울의대 내과 신찬수 교수는 “대표적인 SERM 계열약제인 에비스타(성분명:랄록시펜)는 지나치지 않은 골교체율의 감소 등을 통해 골의 질을 개선함으로서 골밀도를 충분히 증가 시키지 않으면서도 여타 강력한 골흡수 억제제와 비슷한 정도의 골절 예방능력을 지니고 있음이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이날은 ‘골다공증의 패러다임 변화’와 더불어 부작용 문제로 논란이 되어 왔던 폐경여성의 호르몬대체요법(HRT)에 대해서도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다.

토론에 참여한 의료진들은 현재 호르몬대체요법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단기간, 저용량을 사용할 경우 부작용의 위험부담을 줄이면서도 안면홍조 등 폐경기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는 의견들을 제시했다.

고신의대 산부인과 김흥열 교수는 폐경기 증상 치료에 에스트로겐을 사용할 수 없을 경우에는 클로니딘, 프로프라놀롤 등의 비호르몬 약물요법을 제안했으며, 비약물요법으로는 대기온도 조절, 비타민E와 미네랄 공급, 식이요법 등 대체요법을 제안해 흥미를 끌기도 했다.

비교적 장기간 호르몬 투여가 필요한 골다공증 환자들에 대해서는 호르몬대체요법의 부작용을 최소화한 에비스타와 같은 선택적 에스트로젠 수용체 작용물질(SERM)류의 골다공증 치료제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편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전자 설문조사에서 ‘지난해 WHI 보고 이후 처방패턴을 변경했는가’라는 질문에 34.4%가 ‘처방을 중단했다’고 답해 그동안 의료진의 호르몬대체요법에 대한 처방패턴에 많은 변화가 있음을 보여주었다.

또 지난 4월 1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린 ‘호르몬대체요법에 대한 보험제한 조치에 대해 알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70%가 ‘모르고 있다’고 응답해 향후 진료비 삭감 문제를 놓고 심평원과 의료진 간의 갈등이 예상된다.

건강심사평가원은 호르몬대체요법이 폐경기 증후군의 증상완화에 사용될 경우 매 6개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예방 및 치료에 사용될 경우 매 12개월 마다 재평가를 받아야 하며, 호르몬대체요법 적정투여기간을 5년 이내로 규정하고 그 이상 투여 시에는 연장 사용의 필요성 등을 재 평가하도록 했다.

한편 이번 강좌는 그 동안 강사가 일방적으로 청중에게 강의를 전달하는 방식에서 탈피하여 참석자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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