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현대의학과 한방에 거침없이 산업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현대의학은 ‘의학 발전’보다 ‘현재의 제도 정비’를 요구하는 산업화, 한방은 ‘소비자의 믿음을 살 수 있는’ 산업화에 대한 갈망이 뜨겁다.


 


하지만 여론은 의료계의 산업화 열망에 대해 ‘레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중은 의료산업화를 목 높여 울부짖는 의료진들에게 ‘가진 자들이 더 가지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비난을 쏟아 냈다. 대한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이 “미국 소는 안전합니다”라고 외치며 미국 쇠고기를 시식하는 장면은 국민에게 큰 반감만 심어 줬다. 국민들은 “정부 편에 서서 미국처럼 의료진들만 이윤을 남기

 


한방의 산업화는 세계의 흐름이 너무 뒤쳐진다는 지적이다. 이미 일본과 중국은 한약 성분을 활용한 바이오헬스 산업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지각생으로 뛰어들어, 국내와 해외에 인정받으려면 더 이상 꾸물거리면 안 된다는 주문이다.


 


현대의학과 한방 모두 ‘의료의 산업화’의 첫 단추를 완벽하게 끼어야 한다. 열심히 첫 단추를 끼워 왔지만 다시 풀었던 기억이 너무 많다. 이번엔 ‘제대로’ 의료의 산업화를 이뤄내기 위해, 의료계가 간과했던 기본을 살펴보자.


 


최혁용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 대표원장 겸 주식회사 함소아제약 대표이사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로 나누는 ‘편 가르기’ 논쟁이 의료계의 산업화를 더디게 하고 있다”며 “정부, 국민들과 의료의 공공성과 산업화를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천편일률적인 태도


 


시민단체들은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분명히 의료의 접근성이 떨어져 공공성이 파괴될 것이다. 또 영리법인 허용 등 의료산업화가 진행되면 치료비가 올라 국민에게 부담이 될 것이다”고 주장해 왔다. 여기에 의료계는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더라도 대부분 의사들은 당연지정제를 유지할 것이고, 영리의료법인은 의료의 공공성을 저해하지 않는다”고 반박해 왔다.


 


최혁용 원장은 “이런 의료계 반론이 자본주의가 최고라는 특정 이념 주의 옹호로 비춰질 수 있다”며 “(사회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시민단체들의 주장 중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리법인 허용은 의료의 공공성을 저해합니다. 예전에는 모든 병원에 갈 수 있지만,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비용이 비싸 갈 수 없는 병원이 생기니까요. 의료산업화가 될수록 의료비용이 더 들어가고 저소득층 의료공공성도 저해 받는 점을 인정해야죠. 바꿔 말하면 의료산업화의 단점을 간과하지 말고 코스트 이펙티브(cost effective), 비용 대비 부가가치를 창조한다는 논리로 대응해야 합니다.”


 


즉 의료산업화를 정부와 시민단체 등과 논의할 때 우리는 ‘자본주의’, 너희는 ‘사회주의’로 이념을 내세워 양분하지 말자는 것이다.


 



“현실적인 의료산업화의 대안은 공공성 강화와 산업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입니다. 저소득층이나 중증 환자도 충분히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고, 바이오헬스 산업 발전에 따른 고용창출 등의 경제적인 효과도 누리는 거죠. 우리가 정부와 시민단체를 설득할 때, ‘공공성과 산업화를 다 잡으려면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야 합니다.”


 


그는 “정부가 재정을 투자해 효과를 볼 수 있다면 얼마든지 투자할 것”이라며 “의료가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는 경쟁이 없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의료계가 ‘광우병 의심 소’에 대해 소극적인 것도 “의료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짓”이라고 비판했다. 의료는 공공성와 산업화,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함께 포괄하지만, 산업화와 자본주의만 주장하는 ‘친(親) 정부적 태도’는 문제가 있다고 분석했다.


 


시민단체에 대해서도 “의료계의 산업화에 대한 실상을 모른다. 명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서 일방의 편을 든다”며 쓴 소리를 냈다.


 


“결국 의료법 개정이 계속 미뤄지는 악순환이 생기게 되죠. ▲정부 ▲시민단체 ▲의료계 ▲보험회사 모두가 다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해관계에 첨예하게 대립해 차라리 바꾸지 말자고 하는 겁니다.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서로 대치만 해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거죠.”


 


그는 “미국과 네덜란드, 유럽 등 아직 우리나라가 건강보험의 모델로 삼을 만한 국가가 없다”며 “특히 우리나라는 산업화 속도가 빠른 중국과 이미 산업화를 이룬 미국의 사이에 끼어 있어, 내부적으로 의료산업화를 미룬다고 해서 미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료산업화의 기본, 집안 살림 단속부터


 


최혁용 원장은 “의료산업화의 기본은 현 수가체계를 뜯어 고쳐,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들이 약을 좋아하고 감기, 당뇨병 질환의 수가가 낮은 상태에서는 백혈병, 뇌성마비, 뇌졸중 환자의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건강보험의 특성에 맞게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감기 수가를 2~3만원으로 올려야 합니다. 현 수가로는 (항생제만 투여해야 하기 때문에) 감기 치료가 제대로 될 수 없습니다.”


 


한방의 산업화, 첫 걸음에서의 각오


 


‘과연 한약은 안전한가’라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최혁용 원장은 ‘주식회사 함소아제약 대표이사’ 자리를 마련했다. 환자의 신뢰를 얻어 한방 치료를 많이 받도록 하는 것이 ‘한방의 산업화’의 기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중국이나 일본은 한약재를 ▲알약 ▲주사제 ▲링겔 ▲과립제 형태로 만들어 신뢰도를 높였습니다. 이제 우리도 한약재의 유효성분을 세계적으로 안전한 기준으로 추출해, 다양한 형태의 바이오헬스 산업에 활용할 때가 됐습니다. 한방 의료기기 개발도 함께 가야 합니다.”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함소아제약 공장
그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심혈관 질환 환자에게 ‘단상주사액’을, 감염으로 인한 발열 환자에게 ‘쌍혼열주사액’을 처방한다. 그는 “이처럼 다양한 한방 바이오헬스 산업을 이끄는 것이 목

 


“한약재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오랜 기간 임상 결과를 모아 국민들을 설득해야겠지요. 한방이 안전하다는 논리를 확보한다면, 반드시 시장은 커질 것입니다. 탕전, 보약을 제약산업화를 통해 발전시켜 소비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그는 “제약회사들이 한의계의 노력과 한약시장 창출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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