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질환자의 20%대에 이를 전망

최근 음주 인구 및 음주량의 증가로 인해 알코올성 간 질환의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이정일교수는 최근 15년간 간질환 환자를 조사해 본 결과, △86년부터 90년까지 6천230명 △91-95년까지 8천225명 △96-2000년까지 1만240명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이 가운데 알코올성 간질환은 △86년∼90년 404명(6.5%) △91∼95년 851명(10.3%) △96∼ 2000 1천566명(15.3%)으로 그 수와 비율이 급격히 증가, 조만간 2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2000년대 초반인 현재의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원인별 구성이 B형간염 바이러스, 알코올, C형간염 바이러스 순으로 바뀌었다.

이와 같은 현상은 '80년대 중반부터 B형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접종이 보편화되면서 우리나라 전 국민에서의 B형 바이러스 보유율이 10%에서 6%로 줄어들었고, 특히 어려서부터 예방접종이 잘된 20세 이하에서는 1%대로 감소해있기 때문에 앞으로 이삼십년 후면 최대 간염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바이러스성 간질환은 급격히 줄어들고, 알코올성 간질환이 우리나라 만성 간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국에는 이미 보편화된 현상으로 국민 소득이 증가하고 개인 및 공공위생 관념이 개선됨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과 같은 전염성 질환은 줄고 상대적으로 알코올성 간질환이 증가되면서 알코올성 간질환이 만성 간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에서도 알코올성 간질환의 급격한 증가추세는 소득증대로 인하여 손쉽게 술을 구입할 수 있고 복잡한 사회구조와 경쟁 속에서 상대적 약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이 술로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잘못된 음주문화와 음주와 그에 따르는 행동에 대해서 비교적 관대한 전통적인 음주문화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알코올중독과 이에 동반된 질병은 의료비의 지출뿐만 아니라 가정의 붕괴, 붕괴된 가정에서 자라나는 청소년 문제, 교통사고 등 제반 사고에 의한 손실 등 국가적 지출이 막대하므로 이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대책이 요망된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이정일 교수는 "지금 자라나는 10∼20대에서는 B형 바이러스 보유율이 1% 이하로 선진국 수준에 이르고 있어서, 앞으로 20∼30년만 경과하면 우리나라 질병 사망원인에 있어서 간경변증이나 간암에 의한 사망이 현저히 줄어든 반면 술에 의한 간손상 환자는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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