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의 노벨상에 비유...동양인으로는 처음

조두영 서울대 명예교수가 미주, 유럽 등지 이외의 나라 학자로는 처음으로, 정신분석학 분야의 노벨상이라는 불리는 '시고니상' 2002년도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90년 창설된 시고니賞은 미국의 여류 정신과 사회사업가인 Mary Sigourney 여사가 유언으로 남긴 기금에서 매년 정신분석에 공헌한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상으로,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수여하고 있다.

그동안에는 정신분석학이 융성한 북미, 남미, 유럽에서 각 한 사람(또는 단체)씩 총 3명을 시상해 왔는데, 올해 처음으로 나머지 지역에서 한 사람(또는 단체)을 선정한 것. 따라서 미주 유럽 지역 이외의 학자로는 처음으로 조두영 교수가 개인자격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시고니상의 수상자 선정기준은 지난 10년간 정신분석에 관한 학술활동이 활발했고, 정신분석분야에 공헌도가 뛰어난 개인이나 단체로서, 국제정신분석학회가 수여하는 여러 상 가운데 가장 권위가 있어, 정신분석학 분야의 노벨상에 비유된다.

지난해 8월 말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에서 정년퇴임한 조두영 교수는 정신분석학의 종가(宗家)라 할 수 있는 프로이드학파의 거두로 불린다. 그는 지난 1985년 국내 최초로 정신과학과 행동의학을 연계한 저서 '임상행동과학'을 발간하는 등 독창적인 저서들을 펴냈으며, 이상과 손창섭 등의 작품을 분석하는 등 정신분석학과 문학, 예술 등을 접목하는 독특한 논문을 다수 저술했다.

특히 1975년에 쓴 박사학위논문(논문명: 공자에 있어서의 효(孝)에 관한 정신분석학적 연구)에서 '공자가 강조한 효는 아버지에 대한 증오와 어머니에 대한 애증이라는 무의식이 의식으로 변형된 것'이라고 분석해 사회적으로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당시 국내에서는 항의가 쇄도했으나, 외국의 연구자들로 부터는 많은 격려편지를 받기도 했다.

조두영 교수는 "발전도상에 있는 우리나라에 정신분석을 조직적으로 소개하고, 정신분석을 공부하고자하는 사람들을 모아 처음으로 조직을 만들었으며, 자체적인 연수체계를 만드는데 지난 22년간 선배로서 앞장 섰던 것이 인정된 것 같다."며 또 "논문과 저서 대부분이 정신분석 이론을 바탕으로 한 연구와 소개지침서 성격을 강하게 띄었고, 따라서 정신의학계에 정신분석학의 전파를 용이하게 했으며, 어려운 환경에서 애쓰는 후학들을 격려하고 지도하는데 노력해왔다."고 수상자로 선정된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