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생식誌, '피임약 불임과 관계 없다'

먹는 피임약을 장기 복용한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오히려 빠른 기간 내에 임신에 성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한 여성들이 임신을 계획한 후 6개월 내에 임신에 성공하는 확률이 피임약을 전혀 복용한 적이 없는 여성보다 약 5% 높은 것으로 나타났

피임약은 높은 피임률을 자랑하는 피임법임에도 불구, 여성의 수태능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 때문에 지난 20년간 많은 여성들이 복용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는 지금까지의 산부인과 연구 결과가 피임약을 복용하던 여성들의 수태능력을 조사할 경우 피임약 복용을 멈춘 직후의 임신가능성을 위주로 이루어졌기 때문.

그러나 영국 브리스톨대와 브루넬대 공동연구팀이 8천497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산부인과 의학지인 '인간생식誌' 12월호에 실린 이번 조사에 의하면, 피임약을 장기 복용한 여성은 피임약 복용을 멈춘 후 6개월 내로 임신할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장기간의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조사 결과, 임신을 계획한 후 6개월내에 임신에 성공하는 확률은 조사에 참가한 전체 여성 중 74%였으며, 6개월에서 12개월 사이는 14%, 1년 후 임신에 성공하는 부부는 전체의 12%를 차지했다. 이 중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한 여성의 경우 75.4%가 6개월 내에 임신에 성공하는 반면, 피임약을 전혀 복용한 적 없는 여성군의 경우 70.5%만이 6개월 내에 임신에 성공했다.

또한, 피임약을 5년 이상 복용한 여성 중 89.%가 12개월 내에 임신에 성공했으며, 전혀 복용하지 않은 여성 중 85.4%가 12개월내에 임신에 성공해 피임약 장기 복용이 수태 능력을 오히려 향상시켜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연구에 따르면 피임약 장기 복용은 자궁내막 증식과 생리시 출혈을 최소화 함으로써 여성의 자궁을 보호하는 효과를 가져오며, 생리 주기가 일정치 않은 여성들에게 일어날 수 있는 자궁내막증을 예방하고, 배란을 억제하여 난포의 숫자를 보존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부속병원 산부인과 이임순 교수는 "그동안 먹는 피임약을 오래 복용하면 불임이 될 수 있지 않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도 보여주듯 먹는 피임약은 매우 안전하고 효율적인 피임 방법"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종류의 먹는 피임약이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피부개선효과가 있는 기능성 피임약도 시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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