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제생병원 채병국 신임 원장

“가장 먼저 분당제생병원 가족들이 행복하고 만족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병원, 우리 다같이 만들어 갑시다.”

제5대 채병국 분당제생병원장이 1일 공식 취임했다. 6년만에 새원장을 맞이하는 병원은 다소 아쉬움과 기대감이 감돌았다.

‘행복한 병원’이란 단어의 숨은 속뜻이 무엇인지, 채병국 신임 원장을 만나 직접 들어보았다.

"10년후에 문닫을지도 모른다"

"우리병원 10년후에 문닫는다는 말들이 많습니다. 갈수록 병원에 줄돈이 없다는 정부의 타겟이 바로 분당제생병원인 셈이지요.”

취임식장에서 웃는 얼굴로 ‘행복’을 강조하던 채 원장의 숨어있던 위기의식은 대단히 컸다.

"대학은 없고 종교단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규모만 키워놓았기 때문이지요. 대학 설립 추진에 있어서도 정치논리에 밀린데다, 종교단체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니 말입니다. 게다가 인근에 계속적으로 대형 병원들이 생겨나니 위기의식을 갖지 않을수가 없습니다.”

채 원장은 10년후 37%의 병원은 문닫는다는 설이 사실일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이같은 위기의식을 직원들이 함께 공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앞으로 1100명의 식구들이 함께 더 행복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부단히 준비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정형외과·소화기센터 특성화…연구에도 초점

“그렇다면 '행복한 병원'을 만들기 위한 그의 전략은 무엇일까.

채 원장은 가장 먼저 ‘특성화’를 꼽았다. 외과 중에서는 특히 환자가 많은 정형외과를, 내과 중에서는 소화기내과를 주축으로 센터화에 치중하겠다는 계획을 내비쳤다.

“다른 병원들도 다 하는 것이지만, 선택과 집중의 전략을 취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고 봅니다. 이제 더 이상 안정을 추구할 때는 아닙니다. 발전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점입니다.”

또한 대학병원이 아니기 때문에 그간 부족했던 ‘연구’에도 주력할 것임을 발표했다. 교육에도 보다 신경쓸 계획이다. 그간 숨가쁘게 진료에만 치우쳤던 것도 사실이었다.

“진료부장 재직 시설에도 연구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었습니다. 지난 6월 메콕스와 함께 바이오메디컬연구센터를 만든 것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여기에 아낌없는 지원을 할 것입니다.

전공의들에 대해서도 신경쓰려고 합니다. 제생병원에서 수련교육을 받았다는데 대해 비전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특히 얼마전 이비인후과 전공의가 전국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는데, 크게 칭찬해 사기를 북돋아 줄 예정입니다.“

"분당제생병원의 또다른 10년을 위해"

채 원장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긴 취임사를 준비했으나, 이른 아침 진료 준비에 바쁜데다 첫 대면 자리에서부터 위기의식을 강조하는 상황이고 싶진 않았다고.

아직 정리가 채 되지 않은 원장실을 나서다 보니, 다른병원들에는 전시되어 있는 전임 원장들이 사진 한 장 보이지 않는 것이 눈에 띄었다.

“어느덧 10년이 된 제생병원의 전통이 없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조만간 원장실에 4대까지 원장님들의 사진들을 걸어두려고 합니다. 제생병원의 또다른 10년의 발판이 되어야하는 지금은 정말 중요한 시점일테구요.”

작은키에 다부진 채병국 신임 원장, '칼 같아서 한다면 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평만큼이나 '행복한 병원'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그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채병국 원장은 1952년 서울 출생으로 고대 의과대학 졸업, 고대 의과대학 박사과정을 마쳤다. 고대 안암병원 마취과장·중환자실장, 제생병원 진료부장 역임했으며,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 대한마취과학회 고시위원, 대한의학교육학회 교육간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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