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대 정광회 교수팀 신약개발 기대

한국산 뱀독으로부터 암 전이 억제 신물질 분리하는데 성공, 새로운 항암제의 개발이 기대된다.

연세의대 정광회(심혈관연구소) 부교수팀은 한국산 칠점사 독으로부터 암 전이 억제활성이 매우 탁월한 신규 펩타이드인 삭사틸린을 분리하고, 독을 분비하는 조직으로부터 이 유전자를 확보하는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삭사틸린의 항암효과와 독성을 생체에서 조사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시료가 필요하지만 유전공학기술으로 삭사틸린 유전자를 효모의 일종인 Pichia pastoris에 삽입시킨 후 대량배양시켜 30ℓ배양액으로부터 약 5g의 순수한 삭사틸린을 제조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살아 있는 칠점사로부터 분리하려면 약 10만 마리에 해당하는 엄청난 양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재조합 삭사틸린이 폐암, 대장암, 흑생종양의 전이를 강력하게 억제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 하버드대학팀이 발표한 안지오스타틴보다 적어도 10배의 강한 활성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진들은 삭사틸린의 3차구조를 NMR(핵자기공명장치)을 이용해 암 전이과정에서 암세포가 혈관내피세포에의 결합과 암세포가 성장하기 위해 만드는 신생혈관의 형성을 강력하게 억제함으로써 암 전이를 막는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특히, 삭사틸린이 기존 보고된 암전이 억제물질인 안지오스타틴과 달리 상처치유 과정 등 정상 신생혈관 형성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암조직에서의 신생혈관형성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한다는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반면, 뱀독에서 분리된 물질이면서도 독성은 매우 낮아 향후 신약으로의 개발가능성을 보였다. 독성시험에서 삭사틸린의 50% 치사량 (LD50값)은 체중 1kg당 600mg으로써 50% 암 전이 억제량의 약 3,000배 이상으로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부 G7 신기능생물소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98년부터 올해 8월까지 4년간 15억8,000만원을 투입해 추진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국내 특허 1건을 비롯 8개국에 3건의 특허출원을 마쳤다.

연구팀은 국내 암전이 억제 신약으로 실용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만성독성시험, 임상시험과 국제적인 제약기업과의 라이센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항암제이외 안과, 심혈관, 류마티스 등 다른 치료제 분야로 확대를 위한 연구를 지속할 방안이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암으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조그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대표적인 신약으로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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