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성심병원 현인규 원장

한강성심병원=화상전문병원?

“수익성 향상에 화상센터가 많은 영향을 미치긴 했습니다. 병원 운영의 40~50%정도가 화상센터 덕분에 유지되고 있으니까요. 화상센터가 인력이나 시설적인 측면에서나, 지명도의 측면에서나 최고에 올라있다고 자부합니다.”

화상센터가 특화되어 있는 한강성심병원 현인규 원장[사진]과의 인터뷰 시작에서부터 화상센터의 자랑이 술술 쏟아진다.

“사실 처음에는 다른데서 아무도 안하니까 우리가 하기 시작했습니다. 화상센터는 소위 3D업종이라고 하지요. 고부가가치에 노동집약이라 돈은 돈대로 들고 인력도 많이 필요하고..

화상치료사가 30명이나 있지만, 매일 화상 환자를 소독해야 하는 등 강도 높은 업무 때문에 이직률도 높아요. 지난해 보건복지부로부터 화상전문응급센터로 지정받아 매년 2억씩 지원받긴 하지만, 따져보니 수익도 거의 안나더라구요.“

다만 그간 수차례의 분신사건으로 인해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언론 홍보가 많이 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환자들이 몰려 들었다. 따라서 화상센터의 초기 정착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고.

"얼마전에도 한미FTA를 반대하는 분신 사건으로 원장실에 와서 치료를 잘 해달라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어요. 반면,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한강성심병원이 화상만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응급실에 온 환자가 한강성심병원이 맹장 수술도 하냐면서 놀래시더라구요.(웃음)”

입원환자 500명중 화상이나 화상 후유증 환자가 150명에서 200명씩이나 되는데다, 화상외과, 성형, 정형외과 ,호흡기내과 등 연계시스템이 잘 되어있다면서 현 원장은 거듭 자랑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화상도, 진료수익도 현재는 위기의식

그러나 그 마저도 요즘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구로성심병원이나 베스티안병원 등 최근에는 중소병원도 화상 전문병원에 욕심을 내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 병원들과 연계해서 서로 회송 시스템을 구축해나가는 방법도 고려해 봐야할 것 같습니다.

특히, 선진화될수록 화상이 많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또하나의 위기라고 할수 있습니다. 개발이 한창이던 우리나라의 화상은 주로 작업 현장에서 많이 발생해 왔으니까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화상병원의 경우, 교통사고 환자 치료목적의 40병상밖에 되질 않습니다."

현 원장은 화상센터 뿐만 아니라, 병원 자체도 상당한 위기의식이 감돌고 있음을 드러냈다.

“현재 일평균 외래 환자가 900~1000명정도에 그치고 있어요. 보통 대학병원은 외래에서 수익이 많이 나는 상황에서 중대 용산병원과 저동 백병원과 함께 외래 환자수 제일 적은 3개병원중 하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물론 재작년에 18%성장했고 작년에도 조금 성장했지요. 그러나 순이익만 따지면 계속적인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의료수가 인상폭을 반영하면 이익도 상승하기 마련이지만, 오래된 병원일수록 인건비가 많이 들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센터 집중화통해 제2의 화상센터 만들기!

이런 위기의식을 반영하듯, 한강성심병원은 제2의 화상센터를 키우기 위해 다른 센터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었다.

“미용성형센터가 있는데 사실 그간 운영을 잘 안하고 있었습니다. 인근이 주거지가 아닌데다 교통이 불편해요. 여기까지 오는 마을버스가 단 한 대밖에 없고...그래서 미용성형이 아닌, 화상 부작용인 흉터를 치료하는 위주의 성형센터로 운영하려 하고 있습니다.

노인병센터 역시 실질적 운영은 많이 안하고 있었어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노인인구가 많아지기때문에 계속 활성화해 나갈 생각입니다. 요양병원과 연계해서 여기서 진료를 받고 요양병원으로 전원하게끔 하는 것이지요.

음... 그 추세에 맞춰서 국제척추센터는 인공관절센터로 운영해나갈 예정입니다. 관절질환은 아주 흔한 노인성 질환중 하나이지요.“

이것저것 센터 운영에 관한 계획을 가진 한강성심병원의 또하나 주목할만한 것은 얼마전 개소한 산업의학센터 내 근골격계 질환 특수센터.

“산업의학센터 오상용 소장이 2개월간 전국체신노조를 돌며 순회 진료를 했는데 테이핑 요법 등 대체의학과의 병행 치료로 반응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런 인연으로 전국체신노조와 진료협약을 맺으면서 집배원들에게 특히나 많은 직업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만들어진 센터지요.”

특히, 이들을 위해 금요일 저녁에 입원해 일요일 아침에 퇴원하는 주말집중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터에 매주말마다 전국 각지에서 40명가량의 치료가 필요한 집배원들이 몰려오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일반 직장인들에게도 문을 열고 싶지만, 직원들 때문에 걱정이라고.

"평일에 하루 쉬게 해도 주말에 일하게끔 하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거든요. 운영한지 한달밖에 안됐는데 벌써 직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없나요?(웃음)"내리막길 속에서도 잃지않는 꿈과 웃음

개원 35년을 맞은 한강성심병원은 개원당시 최고의 위상에서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을 현 원장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모두 실감하고 있는 상태다.

“이대목동병원이 생기면서 목동 일대 환자들을 다 뺏기고.. 세브란스병원이 생기면서 신촌쪽도 그렇고.. 우리는 항상 환자를 뺏기고 내리막길만 걸어왔던 것 같네요.

그래서 직원들이 사기가 굉장히 많이 저하되어 있는 상태에요. 희망, 감성경영을 통해 내부직원을 만족시키려고 노력했습니다. 작년에는 전 직원에게 생일카드 보내기를 시도해봤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았어요. 올해는 무언가 또 색다른 모습으로 다가서야겠지요.

또 환자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새로 짓고 있는 별관 옥상에는 환자들이 쉴수있는 하늘정원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모자란 시설도 더 확충하고요.

원장일을 하면서 1년에 이틀정도밖에 못쉬었던 것 같아요. 내년까지 남은 임기동안에도 직원들과 환자들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센터화에 집중하면서 좀더 고생해 봐야지요.(웃음)"

위기임을 솔직히 밝히며 그 위기를 극복해 나가기 위해 꿈과 웃음을 잃지 않는 현인규 원장의 모습을 보면서, 한강성심병원의 내일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을거란 예감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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