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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보다 더 즐겁고 재미있는 병원학교!"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 유일영 교장
2007년 03월 06일 (화) 06:21:00 임솔 기자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소아과 유철주 교수와 함께 레지던트 회의실 하나만 빌려쓰겠다고 부탁한 것이 어린이병원학교의 시작입니다.

예산 확보가 어렵던 당시,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세브란스 어린이병원학교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유일영 교장(연세대 간호대 교수·사진)이 개교 당시를 회상하며, 입가에 미소를 가득 담은채 말을 이어갔다.

어린이병원학교는 2000년 6월 소아암, 심장병 등 만성질환 환아를 대상으로 6개의 과목을 개설해 시범운영을 시작, 보수 공사를 끝낸 그해 12월 11일 정식 개교해 어느덧 6주년을 훌쩍 넘기게 됐다.

"환아 및 부모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병원측에서 6인실 병상을 하나 내주게 됐지요. 병상 하나당 1년에 10억 가까이 포기한다는 것인데... 병원으로서는 전폭적인 지원이었던 셈이지요."

이후 지난해 어린이병원이 신축되면서 한국맥도날드의 후원에 의해 한학급이 더 증설되어 일반 환아들에게도 공개하기 시작했으며, 컴퓨터, 도서 등의 시설도 갖추게 됐다.

게다가 수학, 한자, 일본어, 영어 등 기초적인 학습을 할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미술 치료, 음악 치료 등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성취감을 느끼게 했다. 직접 만들기를 해보거나 예쁜 동화를 듣는 등 24가지의 다양한 과목들로 늘어나게 됐다.

월평균 60여명…누적 이용 환아 2000명

누구나 참여가능한 병원학교의 활짝 열린 문으로 인해 월평균 60여명의 환아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개교이래 병원학교를 거쳐간 수만 해도 2000명에 달한다.

유 교장은 수치의 증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이용한 환아들과 함께 부모님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퇴원을 하고 나서도 일반학교보다 병원학교가 훨씬 재미있다고 병원으로 다시 오고 싶어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일본어 같은 수업은 엄마들이 더 좋아할 정도구요."

그래서일까. 기부와 후원으로 운영자금을 의존하고 있는 병원학교의 후원자나 서적, 비품 등을 기부한 이들의 상당수가 환아의 어머니 또는 아버지의 이름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비를 털어서까지 병원학교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맨땅에 헤딩하다시피 했던것 같아요. 100여명이 넘는 자원봉사자 선생님들과 특별히 도와주신 간호대학, 또 후원해 주신 많은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봅니다."어린이병원학교, 왜 필요한가?

유 교장은 소아암 등의 만성질환은 치료기술의 발달로 완치율이 높아진 상태지만, 긴 입원생활 끝에 학교에 복귀하는 과정에서 환아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병원학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아들은 장기적인 질병 치료과정과 힘든 투병과정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따라서 우울증이나 불안, 공격적 성향, 위축 등 성격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며, 인지기능이나 집중력, 기억력 등이 떨어지는 후유증도 낳을 수 있습니다.

병원학교는 그런 어려움을 어느정도 해소시켜 학교복귀를 정상적으로 할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병원학교에 출석함으로 인해 아픈 것도 잠시 잊고, 또래와의 관계도 즐기면서 다양한 학습활동을 하는 것이지요.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면서 정상적인 성장발달을 하도록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이같은 장점을 반영하듯, 찾아간 병원학교 샘물반에는 많은 환아와 부모들, 또 기웃기웃거리는 또다른 환아와 부모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환아들의 학교복귀 및 적응까지 신경쓰겠다!

병원학교는 지난해 서울시 서부교육청과 협약을 맺어 만성질환을 가진 아동이 하루 1~2시간가량의 개별 수업을 통해 학교 출석 인정을 할수 있게 됐다. 잦은 입원으로 출석일수가 미달되어 유급되는 사례를 감소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같은 프로그램은 수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유 교장은 학교복귀 및 적응을 위해 해당 환아, 부모님, 선생님, 학급 친구들에까지 폭넓게 교육시키는 '소아암 아동의 학교복귀 및 적응을 위한 통합 프로그램'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을 펼치기 시작했다.

거기에 한국맥도날드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르게 되면서, 추진에 있어 보다 가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

"보통 소아암 환자들은 외모변화, 피로, 면역 저하 등에 대한 사회적 몰이해로 급우들에게 놀림을 당하거나 집단 따돌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학교는 병원과 긴밀한 의사소통을 하고, 열린 마음으로 아이를 보듬어야 합니다."

퇴원으로 인해 더이상 병원과 병원학교를 찾지 않는다 해도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것이다.

학교와 선생님의 적극적 협조가 중요

그렇다면 어떻게 학교복귀 및 적응을 돕는다는 것일까. 유 교장은 가장 먼저 학교 담임선생님의 역할을 강조했다.

"소아암 아동이 학교를 복귀할때 선생님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소아암에 대해서 잘 모르시거나, 이런 아동을 대해본 경험이 없는 선생님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도 잘 모르시지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아암의 개념과 치료과정 전반, 성공적인 치료를 끝낸 아동의 일상을 그린 교사용 책자, 영상물을 제작해 배포할 계획이다.

개별적인 도움이 필요한 아동을 위해서는 3월말경 학교에 직접 찾아가 선생님과 같은 학급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강연에 나서기도 할 예정이라고.

"2년간 준비과정이 있었기때문에 어려움은 특별히 없습니다. 다만 학교와의 연계가 대단히 중요한만큼 학교측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지금으로선 관건입니다. 또 환아의 교사를 일일히 찾아가기 힘든 어려움이 존재하기도 하기때문에, 앞으로는 예비 선생님이 될 교대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특강도 펼칠 것입니다."다른 병원에도 확대…마음의 건강까지!

유 교수는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을 세브란스 뿐만 아니라 다른 18개 어린이병원학교에 알리고 싶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우선은 세브란스어린이병원에서 치료받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겠지만, 프로그램이 어느 정도 정착되면 다른 병원의 아이들에게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물론 그 전에 어떤 도움이나 자문을 요청한다면 충분히 제공할 의지는 있구요."

병원학교의 성공적 운영과 함께 의욕적인 활동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자, 유 교장은 손사래를 치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어린이병원에 오는 환아들이 다른 병원들보다 많기 때문에 병원학교 이용수가 좀더 많다고 봅니다. 특별하게 잘하고 있다거나, 감히 다른 병원들에 조언을 할 단계는 아닌것 같습니다. 다만 이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과 한국맥도날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유일영 교장의 모습과 닮아 웃음이 끊이지 않는 병원학교 수업장면을 잠시 바라보면서, 환아들의 쾌유와 함께 마음의 건강까지 함께하길 기원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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