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암센터 건립추진단장 박남철 교수


“서울에서도 지금 암센터 건립으로 난리도 아니지요? 병상수도 몇 백개씩 만들어놓고... 그러나 그거 아세요? 부산대병원 암센터는 돈 안되는 사업입니다. 병원에 이미 1081병상이나 있기 때문에 병상도 추가로 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암환자 1인당 1년간 부담하는 의료비가 1000만원을 호가하는 상황에서 부산대병원이 돈 좀 끌어 모으지 않겠느냐는 인터뷰 첫 질문에 부산지역 암센터 건립추진단장 박남철 교수(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과장·대한남성과학회 회장)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부산 사투리 섞인 말투로 말을 잇기 시작했다.

"지역암센터는 공공성과 비수익적 의료 사업을 추구합니다. 지역 암환자의 접근성 향상 및 사회 경제적 비용절감, 또 지역 특성에 따른 암 관리사업 및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국가암관리사업의 수행을 도우면서 지역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2004년에 경상대병원·전남대병원·전북대병원, 2005년에 부산대병원·경북대병원·충남대병원, 그리고 지난해 강원대병원·충북대병원·제주대병원 이렇게 총 9개 지역암센터가 지정받았다.

“부산은 부산, 울산, 마산, 창원 등을 포함한 동남권 1000만 인구를 대상으로 한다고 볼때, 9개 지역암센터 중에서도 가장 큰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라며 남다른 기대를 표현한 박남철 교수와 함께 암센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높은 암 사망률·간암 발생률…부산이 암센터 건립 최적지

서울 다음으로 암 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 어디일까. 인구가 많은 경기? 아니다. 다름아닌 ‘부산’이다.

2005년 집계결과, 1만8727명의 부산 지역 사망자중 5399명이 암으로 사망해 28.8%의 사망률을 기록, 서울의 29.3%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부산은 전체의 암중에서 ‘간암’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다. 전국 통계에 비해 부산 지역 간암 발생률이 남자 5%, 여자 4%정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 주민의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암 예방, 교육, 조기 암 검진 및 치료, 암 환자의 삶의 질 개선 등 국가 암 관리사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부산대병원이 발벗고 나선 것이다.

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100억원과 부산시로부터 40억을 지원받고, 병원 자체 예산의 60억을 부담해 지하 2층, 지상 9층, 총 3700여평의 규모의 암센터를 2008년 6월 완공 목표로 지난달 기공식을 가졌다.

진단-치료-관리…환자중심의 원스톱 진료시스템 구축

"암센터는 암예방 건강 증진센터 운영을 통한 암 조기검진을 활성화시키고 위·간·대장·유방·자궁 등 5대암을 포함한 12개 분야별 전문 클리닉을 통해 환자 중심의 원스톱 진료시스템을 구축합니다."

좀더 빠르고 편안한 진료를 진행하는데다 진단에서 치료, 완치후 건강관리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박 교수가 꼽은 암센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최신 의료장비를 도입해 암 오진률을 낮추고 암 진단율을 높일 수 있게 되며,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건강행태변화 및 생활습관까지 관심을 가진다. 따라서 2차암 발생 감소를 위한 관리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고령자와 거동불편자를 위한 이동차량을 이용한 무료진료사업을 추진하며 보건소와 연계한 재가암환자 관리사업, 말기암환자의 통증관리 및 호스피스, 종양심리상담실 운영을 통한 암환자 및 가족의 심리치료도 전개한다.

소아암 환자를 위해서는 병원학교를 운영하고, 세포은행과 정자은행을 통해 암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특히 국립암센터를 비롯한 전국 지역의 병원들과도 협진 및 암관리 네트워크를 형성해 수도권 못지 않은 암 치료 기술을 선보인다.

"지역암관리사업의 기획 및 통합조정으로 부산 지역의 암 발생률과 사망률 감소, 암완치자 및 암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부산대병원이 기여할 것입니다."

좋은 일 많이 하는 암센터에 지원 많이 주세요!

직원도 먹여 살려야 하고 병원도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에 박 교수는 앞으로 정부, 여러 단체 및 독지가들의 지원을 바란다는 목소리도 아끼지 않았다.

“비수익 사업을 많이 수행해야 하는 기본 업무를 고려할 때 암센터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정부의 예산지원이 절실합니다. 올해 약 3억원이 배정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암센터의 본격 가동과 함께 예산의 과감한 증액이 요구됩니다.

부산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데도 암센터 건립에 40억을 지원해 주신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긴 합니다만, 향후 지역민의 건강한 삶을 위해 추가 지원 바랍니다.

현재 여러 단체 및 독지가들로부터의 기부금이 약 1억2800만원에 이르고 있는데, 저소득층 환자의 진료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지원 부탁드립니다.(웃음)“의료중심도시 부산, 그 중심에 서있을 부산대병원

박 교수는 원자력의학원 및 지역의료계와 함께해 부산이 의료중심도시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장에 건립되는 원자력의학원은 원자력이나 방사선을 중심으로 한 암 치료를 담당함으로써 암센터와 상호보완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역 의료계 뿐만 아니라 원자력의학원과의 협진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향후 양산에 들어설 부산대 양산병원과 연계된다면 부산이 의료중심도시로 발돋움하는데 보다 상승효과가 있을 겁니다. 그 중심에 바로 부산대병원이 있는 겁니다.(웃음)"

민간 의료기관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것들을 부산대병원에서 제공해 신뢰할만한 암 관련 정보와 교육의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암 예방에 대한 부산 시민의 의식 제고와 함께 수준높은 암 관리 서비스가 가능하게 하는 것이 부산대병원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암환자 치료에 대한 지역 자체 충족률도 획기적으로 높일수 있구요. 장기적으로는 부산 지역의 예방 가능한 암 발생률을 감소시켜 암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동시,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전국 평균치 이하 수준으로 낮추어 지역 경제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끝으로 남기고 싶은 말을 주문하자, 박 교수는 암센터의 좌우명을 소개했다.

“암의 완전 예방은 시민의 성공, 암의 완전 관리는 센터의 성공입니다.
그리고 암의 완전 정복은 나라의 성공입니다.
암을 이기기 위한 국민 개개인과 보건의료직 모두의 노력과 협조가 필요합니다.“


출생부터 학창시절에 이어 현재까지 거주하고 있기때문에 부산에 대한 애착이 더욱 강하다는 '부산 토박이' 박남철 교수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암센터 성공 운영 의지를 엿볼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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