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일과 함께 수많은 환난과 역경을 겪게 된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은 인생의 좌절을 느끼는 가운데 두려움 속에 깊이 빠지며 인생을 직면하지 못한 채 현실을 잊고 멀리 도피해 버리고 싶은 충동마저 느낀다.

아울러 꿈과 비전을 상실한 채 의욕을 잃고 경우에 따라서는 하나밖에 없는 고귀한 삶을 포기하고 싶어한다.

흔히 이들은 어떻게 하던 역경을 이겨내겠다기보다는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생기느냐고 불평하며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반면, 또다른 사람들은 인생의 고난과 역경을 접할 때마다 그 같은 고난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직시한다.

그들은 왜 내게 이런 일이 닥쳤느냐고 원망하지도 않는다. 단지 지금 자신 앞에 다가온 고난과 역경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한다.

이와 함께 실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찾아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실패를 실패가 아닌 성공을 위한 역량과 전략을 위한 재충전의 기회로 삼는 사람들이다.

결국 이들의 경우 문제를 극복하면서 승리의 기쁨과 인생의 즐거움을 함께 맛보게 되는 것이다.

논어에 보면 성인 공자가 인생의 즐거움에 대해 두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첫째는 '유익한 즐거움'이고, 또 하나는 '유익하지 못한, 해로운 즐거움'이라고 했다.

'유익한 즐거움'이란 '음악을 즐기는 것'이며 '남을 칭찬하는 즐거움'이라고 했다. 또한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고 그런 친구와 함께 즐거움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반면 '유익하지 못한, 해로운 즐거움'은 '제멋대로 하며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과 '게으름을 피우는 것' 그리고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것'인데 이런 즐거움을 즐기는 사람은 불행한 사람이라고 했다.

유익한 즐거움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은 자신의 안일과 행복만을 추구하지 않으며 어려운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따뜻한 마음으로 끌어안는 정(情)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인생은 결코 험난하지만은 않다며 살만하고 보람있는 것이라고 노래하면서 함께 걸어가자고 구원의 손길을 펼칠 줄도 안다.

반면 '만날 사람이 없다' 거나 '누구에게도 전화를 걸 사람이 없다' 거나 '할 일이 없어 하루를 소일한다' 거나 하는 경우 불행한 삶을 사는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사람으로 태어나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좀 심한 표현 같지만 할 일이 없어 쓸모가 없어졌다는 건 살(生) 이유가 없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다. 이게 바로 많은 사람들을 슬프게 만드는 거다.

조기퇴출, 정치부재, 경제악화, 노사분규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힘들고 살기 싫은 세상이 되어 버렸다. IMF 이후 파산자들도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이런 환경일수록 이 세상은 유익한 즐거움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

이런 사람들이 많을수록 모두가 유익한 즐거움을 느끼며 이 세상이 행복한 삶을 사는 밝은 사회, 따뜻한 사랑이 넘쳐나는 아름다운 세상, 살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주위에 있는 지우(知友)들이 필자를 생각하고 많은 걱정과 함께 격려의 문자들을 보내온다. 지난 말복(末伏) 때도 안부를 묻는 몇 개의 문자 메시지, 그리고 또 몇 분의 지인(知人)들로부터 '삼계탕'이나 먹자는 전화가 왔다. 즐거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아직도 나를 기억하고 찾아주는 친구들이 많고 여전히 핸드폰이 울린다. 내 또래의 어떤 퇴직자는 퇴직을 하고 나니 찾는 이도 없고 갈 데도 없고 핸드폰도 울리지 않아 하루를 무료하게 소일한다고 하소연한다.

많은 친구가 곁에 있고 갈 곳도 많은 필자야말로 유익한 즐거움으로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원고지를 구기거나 찢어 쓰레기통에 던지며 돈주고도 맛볼 수 없는 희열을 느끼면서도 우선 생각이 건전하고 정신과 영혼이 강건하며 매사에 감사함으로 긍정적이고 창조적인 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이다.

흔히 인간은 자연과 환경에 지배를 받는 동물이라고 한다. 그러나 인간은 유일하게 그 자연과 환경을 극복하는 지혜를 갖고 있는 동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학의 발달로 문명의 혜택을 누리는 우리지만 혜택을 누리는 만큼 여러 가지로 스트레스도 많이 쌓이는 삶을 살고 있는 우리다.

해로운 즐거움으로 불행한 삶을 살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베풂과 섬김의 삶을 사는 우리가 되어야 한다.

가장 낮은 자로서 마음을 비우고 나눔과 섬김의 삶을 사는 사람만이 유익한 즐거움을 누리며 행복한 삶을 사는 사람이 될 수 있다.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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