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정 안해도 질병 옮길 수 있어

종족을 보존하는 원래의 목적 말고도 성(性)의 쾌감과 성을 통한 미묘한 남녀관계를 즐길 줄 아는 것은 인간만의 특권이라고 한다.

몇몇 종교에서는 무분별하게 성을 탐닉하는 것을 금기시하기도 하고, 반대로 성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경우도 있다.

어떤 방식으로 접근을 하든 여러 사람과 성을 즐기다보면 자칫 동반하기 쉬운 고민이 바로 ‘성병(성인성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성에 대해 말을 꺼내기가 쉽지 않았던 유교문화와 젊은이들의 당황스러울 정도로 빠른 개방풍조가 뒤섞여 성에 대한 태도가 극과 극을 달리지만, 성병에 대해서는 누구나 똑같이 부끄러워하고 인정하기 싫어한다.

다시 말하면, 성에 제아무리 개방적인 젊은 남녀라도 일단 평소와 다른 증상이 생기면, 무섭고 두려운 마음에 병원가기를 꺼려하고 막연한 두려움으로 가까운 약국에서 해결해 보려는 경향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다른 문제는 사소한 불편에도 병원을 쉽게 찾지만 성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부끄러워한다는 사실읻가. 문제가 생기면 조속히 대처해서 초기에 해결하는 것이 현명하다.

성병은 하나의 이름으로 합쳐서 부르는 것이 불합리하게 느껴질 정도로 매우 다양하다.

질병을 하나씩 알아보는 것은 차후로 미루고 일반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대부분 성관계 중에 체액교환이나 접촉을 통해 감염되는데, 이 단계에서 감염을 줄여주는 좋은 방법은 역시 ‘콘돔’이다.

흔히 마지막 단계의 사정만 하지 않으면 감염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앞서 말한 대로 접촉과 체액이 닿으면 옮을 수 있다. 성관계 시작부터 철저하게 콘돔으로 보호해야 성병도 막고 피임의 효과도 볼 수 있다.

물론 그래도 100% 막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성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니 아무리 술이 취해도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최근 국내에도 성관계를 통한 에이즈의 전파가 상대적으로 늘고 있어 여러 단체에서 경각심을 일으키는 홍보운동을 하고 있다.

해외출장이나 여행의 기회는 많아졌는데 성병의 걱정은 더 위협적이다 보니, 검사도 해 보기 전에 자신이 환자일거라고 믿는 ‘에이즈포비아(에이즈공포증)’환자도 부쩍 늘어났다.

걱정이 되니 익명이 보장되는 인터넷이나 전화로 매일 문의는 하면서도 정작 검사받기가 두려워 집에서 고민한 한다.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어렵고 나날이 수척해져 가면서도 정작 병원가기를 꺼려하기도 하고, 용기를 내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고 이상 없다는 판정을 받아도 검사결과를 믿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고민할 짓을 왜 했을까 자책만 하지 말고, 고민하는 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고, 병원 문을 두드리시길 바란다.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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