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극적인 것을 찾지 마라

“저... 이걸로는 안 되겠는데요.”
“서양애들 꺼는 너무 많이 봐서... 동양인꺼 없나요?”
“전 일반 남녀로는 잘 안 서구요, 혹시 자위하는 거나, 동성애는?”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비뇨기과의 검사실에서 요즘 묘한 요구사항들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발기기능을 검사하기 위해 시청각 자극을 주고 발기반응을 보는 검사가 있는데,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너무 많은 동영상, 포르노에 노출되다보니 많은 남성들이 웬만한 성자극에는 끄덕도 하지 않고 있다.

5년 전만 해도 칭찬들을 하던 검사자료가 이제는 너무 고루한 것처럼 불평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는 어린아이들이 나오는 ‘로리타’니, 단체로 모여 하는 ‘그룹 섹스’, 심지어 파트너를 바꾸는 ‘스와핑’까지 다양한 기호를 맞춰줘야 정확한 검사가 되지 않겠느냐고 따지는 환자도 있다.

수련의 시절 한 목사님이 이혼문제에 휘말려 자신의 성기능을 검사 받으러 대학병원을 오신 적이 있다. 다른 검사들은 연세에 비해 성기능이 비교적 건강하게 나타나는데, 시청각자극 검사만은 너무 조용하길래 ‘심리적인 억압요소’가 있는가 보다 추측하면서 직접 면담을 했는데, 원인은 간단했다.

“난, 저런 영화에 혐오감을 느낍니다. 상당히 불쾌해서 억지로 딴 생각을 했습니다.”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기호가 있으며, 성에 있어서는 이러한 취향이 더욱 다양하다. 노란 머리, 검은 머리, 대머리를 따지기도 하고, 마른 체형, 통통한 체형, 키 큰 여자, 작은 여자 등등 저마다 좋아하는 자신만의 이상형이 있다.

특히 성관계 방식에 대한 기호는 더욱 다양해져서, 인터넷을 보다 보면 모든 공공장소에서, 어떠한 상황설정에서도 상식을 초월한 장면들이 연출되고, 거기에서 짜릿한 쾌감을 느끼려는 경향이 지배적인 것 같다.

그런데 간접적인 성경험이 너무 많다보니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고, 정작 직접적인 성관계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혼적령기가 되었는데도 나서서 데이트를 하려하진 않고, 사무실이나 방에 틀어박혀 모니터만 뚫어져라 바라본다면, 신체적으로는 점점 약해져 가면서도 정신적인 기대치만 높아져 결국 비현실의 세계에 방황하는 남성이 되기 십상이다. 절대 눈으로만 만족하지 말고, 직접 나서서 행동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다.

[명동이윤수비뇨기과 원장·비뇨기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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