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모가지 비트는데 도낏날 사용한 격

재고약 반품문제를 놓고 “협상은 끝났다”며 항의거리집회를 가졌던 서울시약사회(회장 권태정)가 노보노디스크제약측의 제안을 전격 수용했다.

서울시약사회는 10일, 노보노디스크측에서 반품되는 재고약의 보상을 보험약가 기준 90% 현금으로 정산하고 개봉약도 이번에 한해 반품을 받아주기로 해 재고약 반품문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미 협상은 끝났다”며 70여명의 약사들이 서울 강남의 교보빌딩 소재 노보노디스크제약 앞으로 몰려가 항의집회(3일)를 가진지 7일만이다.

당시, 서울시약사회는 결의문을 통해 “불용재고약 해결을 위한 대책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전국 약국에 산재한 불용재고약을 정부청사에 풀어놓을 것”이라며 노보노디스크측을 압박했다.

이후 서울시약은 노보노디스크제약 에릭러츠 사장이 “10일 오전 11시에 서울시약사회 반품사업 추진위원회와 면담을 갖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6일 예정했던 집회를 취소했다.

그리고 이날 열린 양측간 협상에서 재고약 문제는 전격적으로 타결됐다.

이번 타협은 노보노디스크측이 서울시약사회측의 압박에 손을 들었기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하지만, 대다수 제약사들이 약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에 항복선언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쉽게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제약사측도 나름대로 결실은 있었다.

‘적어도 제약사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본때를 명백히 보여준 사건이었다.

일반인들에게 이름도 생소했던 노보노디스크측은 연일 언론에 거론되면서 유명세까지 얻었다.

결국 양자 사이의 힘겨루기 싸움에서 승자는 제약사가 된 셈이다.

반면, 서울시약사회측은 사상 처음으로 특정 제약사 앞에서 대규모 항의 집회를 갖는 등 닭모가지 비트는데 도낏날을 사용한 격이 됐다.

이쯤되면 최면이 말이 아니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법도 하다.

"한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제 업계의 관심은 여전히 버티기를 하고 있는 참제약이 언제쯤 항복선언을 할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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