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24번째를 맞는 ‘세계 결핵의 날’이다.

정부는 이날 한국언론재단 국제회의장에서 유시민 장관 등 보건의료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행사를 갖는다.

이날 행사는 전형적인 후진국병인 결핵퇴치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슬로건도 ‘결핵에서 자유로운 세상을 위하여’로 정했다.

결핵이 후진국병으로 불리는 이유는 영양이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면역력이 아주 떨어진 경우에 주로 발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눈부신 경제발전을 이루었다는 한국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결핵 발생 1위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지난해 보건 당국에 신고된 신규 환자만 3만5269명(인구 10만명 당 73명)에 달했다. 이는 2004년(3만1503명)보다 11.6%가 늘어난 것이다.

전체 결핵환자수는 15만5000명으로 국민 311명당 1명 꼴이다.

이같은 발생률은 일본보다 2.8배, 미국보다 17.4배가 높은 것이고 사망률은 일본보다 2.5배, 미국보다 100배 이상이 높은 수치다.

또 하나의 아이러니는 결핵환자의 대다수가 젊은층이라는 사실이다. 65세 이상 노인은 24.4%를 차지했지만, 생산연령층인 15~64세 사이의 환자가 74.3%에 이른다.

이유는 간단하다. PC방, 노래방 등 밀폐된 장소를 주로 이용하는 계층이 이들인 까닭이다.

결핵은 환자의 침 등을 통해 주로 전염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게되면 면역력이 약해져 옮긴다는 설도 있다.

이렇게 전염된 결핵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질환이다. 2004년
의 경우 20~50대 경제활동인구의 사망원인 중 9위를 차지했고 사망자는 2948명이나 됐다.

이같은 사망률은 작년말을 기준으로 국내 에이즈 사망자(721명)와 비교해 4배나 많은 숫자다.

그럼에도 결핵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나 인지도는 매우 낮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 역시, 매년 이맘때가 되면 결핵 퇴치 행사를 벌이고 있지만, 결핵예방에 사용하는 예산은 고작 80억원이다. 이웃나라 일본이 연간 1조원 가량의 예산을 결핵예방에 투입하는 것과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에이즈 사망률의 4배 이르는 결핵퇴치를 위해서는 결핵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선행돼야한다고 말한다.

정부는 이날 개그맨 박준형, 정종철, 오지헌씨와 탤런트 선우용녀씨를 결핵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것은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우리나라엔 결핵이 없노라’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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