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신입생 L양. 칙칙한 교복을 벗어 던지고 평소 입고 싶었던 짧은 미니 스커트로 한껏 멋을 냈다. 허리춤에 2~3권의책까지 들어 완벽한 대학 새내기의 모습을 갖췄지만, 아직 화장이라는 걸 해보지 않은 탓에 얼굴만큼은 고등학교 시절처럼 맨 얼굴로 외출 길에 나섰다.

L양은 건물과 건물을 오가며 수업을 들었고, 공강 시간에는 푸르른 잔디밭에서 선배들로부터 즐거운 학교생활에 필요한 유익한 정보들을 익히는 등 캠퍼스에서의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오후 5시쯤, 집으로 향하는 L양은 얼굴이 화끈거리는 것을 느꼈지만, 단순히, 열 기운이 있다고만 생각 하고 집에 와서는 씻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문제는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났다. 얼굴은 뜨거운걸 넘어 빨갛게 부어 있었고, 얼굴과 목 여기저기가 간지럽기까지 했다.

급한 마음에 찬물로 세수하고, 얼음 팩을 이용해 봤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 간지러움이 심해 얼굴을 톡톡 두드려주니 얼굴은 더욱 부어 오르는 듯 했고, 마침내 L양은 피부과로 향했다.

피부 건강 주의보를 울리는 '봄'이 찾아왔다.
흔히들 여름과 겨울, 자외선과 건조현상을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피부관리에 관심이 높지만, 날씨 좋은 봄만큼은 괜찮을 거라는 것이 대부분 사람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이건 철저한 오산이다. 위의 사례에서 처럼, 평소와 다를 바 없이 외출을 했다가 햇빛에 의한 피부 트러블을 겪는 사람들이 있는 등 실제 계절별로 피부과를 찾는 고객들을 살펴보면, 3월~5월 사이 방문객수가 유난히 높은 걸 알 수 있다.

이는 겨울내 적은 일조량과 두꺼운 옷으로 비교적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받던 피부가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됨으로 인해 위의 사례와 같이 일시적 '햇빛 알레르기' 등의 피부 트러블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봄에는 건조한 바람과 꽃가루, 황사현상 등에 의한 피부질환 발병률이 높고, 이러한 것들로 인해 알레르기성 피부발진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지함피부과 이화여대점 함익병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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