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적으로 사람들은 무슨 일이 안될 경우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에 앞서 남을 탓하며 원망을 한다. 네 탓, 세상 탓, 조상 탓, 심지어는 날씨 탓을 하면서도 잘못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않으려고 한다.

오죽했으면 이런 탓이 너무 난무하다보니 천주교에서 ‘내 탓이오’라는 운동을 전개하며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했을까. 문제는 내 탓이던 네 탓이던 탓을 하는 그 자체가 긍정이 아니라 부정과 부인의 심리에서 작용되고 있다는 데 있다.

2006년 병술년 개띠 해가 벌써 40여일 남짓 지나 구정 설까지 보내는 가운데 우리는 만복을 기원하는 덕담을 나누면서도 여전히 일상(日常)에서는 이것 저것 탓을 들면서 과거의 악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 경제침체, 불안한 정치 부재 등등은 어찌 보면 남의 탓만 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유산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은 이미 고인이 된 모 재벌 그룹의 총수는 어린시절을 아주 가난하게 보낸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 그는 가난을 탓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같은 가난 덕분에 자신이 평생을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게 되었고 그런 정신이 있었기에 사업에도 성공 할 수 있었다”며 “가난은 자신을 재벌로 만든 교사였다”고 회고 한 적이 있다.

그는 겨우 초등공민학교를 나온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는 ‘학벌’ 때문에 ‘배우지 못한 탓에’ 라는 이유와 탓을 하며 좌절하거나 비관하지도 않았다. 배우지 못한 ‘덕분’에 배운 사람보다 학벌이 있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일 하고 더 열심히 세상을 배우며 열정적인 삶, 긍정적인 삶을 살면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재벌 총수가 된 것이다.

말년에 그가 한 말이 있다. 그는 비록 자신은 제대로 배우지 못했지만 지금은 자기보다 학벌이 더 좋고 심지어는 박사출신들까지 자기가 지시를 하는 위치에 있다며 이는 남들보다 배우지 못한 덕분에 남들보다 더 배우고 한자라도 더 배우려고 노력하며 현실에 충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결국 그가 똑같이 주어진 환경에서 재벌 그룹 총수가 될 정도로 성공 할 수 있었던 것은 ‘가난’을 세상 탓, 조상 탓으로 돌리지 않고 오히려 그 같은 환경 ‘덕분’에 가난을 이겨낼 수 있는 긍정적인 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들어 학벌을 더욱 중시하며 그 학벌에 따라 더 많은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는 시대로 변화된 것 같다. 그러나 이 세상을 살다보면 꼭 학벌이 좋다고 잘 되고 성공하는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지금 미국 전역에서 방송을 타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젊은 목사 한 분이 있다. 그는 조엘 오스틴이라 불리는 43세의 젊은 목사다. 그런 그의 설교가 텔레비전을 통해 미국 안방을 점령하는 가운데 전 세계 150여 개국까지 송출되고 있다고 한다.

그 뿐만 아니라 그가 담임을 맡고 있는 교회에 성도들이 대거 몰리다보니 급기야는 인근 체육관에 있는 실내 농구장을 임대해 예배를 볼 정도가 되었다.

이처럼 유명해진 목사의 학력은 지방대학 1년 중퇴가 전부다. 신학공부를 해본 적도 전혀 없는 분이다.

다만 목회를 하는 부친을 도와 17년간 설교로 방송하는 프로듀서 생활을 한 것이 고작이다. 부친의 유언에 따라 부친이 담임하고 있던 교회를 맡아 설교를 하게 됐다. 다행이라 할까 그 교회는 어느 교단에도 속하지 않은 무교단 교회였기에 그의 설교가 가능했던 것이다.

그런 그가 학벌 좋은 다른 목사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의 사고를 심어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외적으로는 네 탓, 조상 탓하면서도 내면에는 긍정의 가치, 긍정의 힘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든 일을 시작 할 때 긍정에 앞서 부정적인 면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바로 이 같은 사고에서부터 모든 것이 바뀌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떤 관점에서 사물을 보느냐에 따라 꼬이기도 하고 실타래 풀리듯 풀려나가는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창조주 하나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이 땅에서 사는 동안 ‘누구 때문에’ 라는 탓을 하기 전 ‘누구 덕분에’ 라는 밝은 마음을 갖고 긍정적인 삶을 살도록 우리의 생각을 바꿔보자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칭찬하고 내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기뻐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되어보자. 그런 마음 자세를 갖게 되면 정신도 건강해질뿐더러 정치, 경제가 꼬일 때로 꼬이고 얽히고 설킨 이 사회가 밝고 맑은 사회가 되면서 아름다운 지상 낙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믿는다.

아울러 그 ‘덕분에’ 남을 탓하기 바쁜 사람들의 나쁜 습성도 고쳐지고 정신까지도 맑아지는 나라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안호원(한국 심성교육개발연구원장.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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