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추워지면서 자연스럽게 실내 생활이 늘어나는 시기다. 몸은 점점 움츠러들어서 운동량이 줄고 움직임이 적어질수록 우리 몸의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밀폐된 실내에는 미세한 먼지나 오염물질로 차게 되고, 감기 바이러스를 가진 사람이 그 공간으로 들어올 경우 전파를 쉽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점점 건조해지는 환경은 호흡기의 일차 방어막인 코 점막과 기관지 점막을 마르게 하여 바이러스나 먼지 등에 대한 방어 능력을 급격하게 떨어뜨린다. 추위로 인해 떨어진 면역능력에, 건조함으로 인한 일차 방어벽의 허술함, 그리고 밀폐된 공간으로 인한 전파의 효율성 등은 바이러스 전염에 안성맞춤인 환경인 것이다.

겨울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감염과 그 예방책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로부터 들어보자.

▶내 침 속에 1억 마리의 세균이? 상처난 아이에 호호 불어주지마세요
인간의 침에는 1억 마리 정도의 세균이 살고 있다. 때문에 침을 통해 각종 질병의 원인균이 전달될 수 있는데, 특히 코를 풀거나 재채기, 기침을 할 때는 침이나 콧속 분비물이 수많은 작은 방울로 주변에 튀면서 다른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 동료나 친구들끼리 술잔을 돌리거나 담배를 돌려 피우는 것, 어린아이의 입에 뽀뽀를 하는 것 또한 좋지 않은 습관이다. 어린이라면 충치균에 전염될 수 있고, 가장 쉽

특히 어둡고 환기가 어려운 노래방에서는 담배연기와 먼지까지 가세해 기관지염이나 호흡기 질환 등에 걸리기 쉽다. 노래방 업주는 마이크를 자주 소독하여 세균이 없도록 유지할 필요가 있으며 사용할 때마다 1회용 종이커버를 씌워야 한다. 상처 난 사람을 돌봐준다고 입으로 호호 불어대는 것도 좋지 않다. 입김을 통하여 입안의 세균들이 상처로 침범하게 되면 오히려 상처가 덧날 위험이 있다. 이는 모기에 물렸을 때도 마찬가지인데, 물론 침에는 약간의 항균성분에 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

▶애완동물 아무리 귀여워도 뽀뽀는...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들 중에는 동물들과 입맞춤을 하는 이들도 있는데 침을 통해서 각종 병균이나 기생충에 감염될 수 있다. 회충이나 촌충, 십이지장충과 같은 기생충이 전염될 수 있고 피부기생충, 곰팡이성 피부병도 옮길 수 있다. 특히 고양이에게 많은 톡소플라즈마라는 기생충은 심장근육에 염증을 일으키는 심근염을 비롯해 뇌염이나 폐렴 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 밖에도 애

게다가 개나 고양이의 털은 가볍고 미세해 공기 중에 날아다니다가 사람 입에 들어가기 쉽다. 이럴 경우 알레르기성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애완동물로부터 병이 옮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청결한 관리가 기본이다. 입맞춤을 하거나 함께 음식을 먹는 일은 절대 금물이며 배설물은 즉시 치워야 한다. 배설물을 처리할 때 반드시 소독제를 사용해야 한다. 또 진공청소기로 집안에 날리는 털

▶가족과 함께 쓰는 욕실용품, 병균도 함께?
가족들 사이에 질환을 옮기는 매개체로 가장 흔한 것은 수건이다. 공동으로 사용하는 수건을 통해 감기, 눈병, 전염성 피부병 등이 전염될 수 있는데, 이때 질병부위가 아닌 손만 닦았다 하더라도 병균이 전염될 수 있다. 또한 면도기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도 좋지 않다. 면도를 하다보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미세한 상처가 날 수 있고, 잘못하면 피가 날 정도로 베일 수도 있다. 그런 상처를 통해 균이 전염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전기면도기를 공동 사용한 경우에도 B형 간염에 감염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온 바 있다. 가족이 함께 쓰는 손톱깎이나 욕실매트도 위험하다. 발톱을 통해 어른들의 무좀균이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기본이고, 너무 짧게 깎다가 흘린 피가 손톱깎이에 묻어 간염 등의 전염병이 옮을 수도 있다.
무좀에 걸린 사람과 발매트를 함께 사용하는 것도 무좀균을 옮겨오는 지름길이다. 때문에 공중목욕탕에 다녀온 후에는 집에서 발을 다시 한번 씻는 것이 좋다. 특히 면역력이 약해 무좀에 걸리기 쉬운 당뇨환자 등 만성질환자를 둔 가족들은 발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키보드에도, 책장에도, 돈에도 세균이 득실?
사무실에서 매일 만지는 키보드, 마우스에는 세균과 타인의 손에 있던 다양한 병원균들이 묻어나와 증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뭔가를 먹게 되고 여기서 나온 음식부스러기가 자판 틈을 통해 빛이 잘 닿지 않는 곳에 떨어져 있다가 습기 등과 결합하면 균들이 서식할 수 있는 최적의 서식지로 변하는 것이다. 사무실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전화나 공중전화 등에도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세균이 서식하고 있다.

오래된 책과 돈은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환경으로 복통의 원인인 살모넬라, 쉬겔라 등의 식중독균 등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책장을 넘기거나 돈을 셀 때는 절대로 손가락에 침을 묻혀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은 표지나 책장에 묻어 있는 수많은 병균들을 입 속으로 넣는 것이나 다름없다. 독서한 후나 돈을 센 후에는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다.

▶적절한 환기와 가습, 손씻기가 감염 예방의 열쇠!
겨울철 실내 생활을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는 첫째, 적당한 난방과 함께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의 사용도 도움이 되지만, 공기 청정기는 일부 가벼운 먼지 입자는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하나 무거운 항원들은 제거하지 못하고 게다가 필터의 청소를 게을리 할 경우는 오히려 환경오염을 악화시키거나 바이러스를 확대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둘째, 실내의 습도를 적절하게 유지시킴으

을지대학병원 감염내과 윤희정 교수는 “감기를 전염시키는 가장 큰 매개체가 사실은 자신의 손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며, “대부분의 감기 바이러스는 감기에 이환된 사람의 손에서 책상이나 문의 손잡이 등에 옮겨져 있다가 그걸 만진 사람의 손으로 옮아가고, 그 손에 의해 다시 코나 입 등의 점막으로 전해져서 감염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그러나 아무리 기침을 심하게 하는 사람의 바로 옆에 있어도 손만 잘 씻는다면 이환될 가능성이 많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하루 8차례 이상, 30초 이상씩 비누를 사용해서 꼼꼼하게 손을 씻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손을 잘 씻는 데도 요령이 있다. 우선 식사 및 간식 전, 음식물 조리 전, 화장실 이용 후에는 꼭 손을 씻는 버릇을 들인다. 손을 씻을 때에는 충분히 비누를 발라 거품을 낸 후 30초 이상 손가락과 손가락 사이, 손톱 밑, 손목 등을 잘 문지른 후 물로 깨끗하게 씻어낸다. 그 다음 에어타월이나 일회용 타월 등을 이용해 물기를 완전하게 닦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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