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류마티스관절염을 앓고 있는 이씨는 올해도 가을에 접어들면서 잠잠하던 무릎과 손목의 통증이 심해졌다. 이처럼 관절염 환자들은 가을이 반갑지만은 않은 계절이다. 찬바람이 관절 부위의 통증을 악화시킨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이 류마티스관절염을 불치병으로 알고 고통을 인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문적인 치료와 함께 꾸준히 노력하면 만족스런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며 완치도 가능하다. 건양대병원 정청일 교수의 도움말로 류마티스관절염이란 무엇이며, 관절염의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류마티스관절염이란?
류마티스관절염이란 여러 관절염 중 대표적인 질환으로 관절내 활막이라는 조직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이다.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인체 면역체계의 기능 이상에 의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즉 인체의 면역체계가 자신의 건강한 조직을 병이 있는 것으로 인식, 그것을 공격하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부분 만성적인 양상을 나타내며 전신의 여러 관절에 염증을 일으켜 결국은 연골, 뼈, 인대 등을 상하게 한다. 그 원인은 아직 확실치 않으나 상당히 흔한 질환으로 심한 경우에는 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관절 뿐만 아니라 그 주변조직까지 파괴, 관절의 기능을 잃어버리게 되어 일상생활 및 업무의 장애를 초래하기도 한다.

이는 남녀 모두에게서 발생할 수 있으나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3-5배정도 많이 발생하며, 발생 연령은 주로 30대와 40대에서 발병하지만 어느 연령층에서도 발생할 수 있고 최근에는 젊은층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3배 가량 발병의 위험이 크고, 비만 등 환경적 요인도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는 전 인구의 1%인 40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 류마티스관절염의 증상
주로 손 및 손가락 관절, 손목, 팔꿈치, 발관절, 발목, 무릎, 고관절(히프), 어깨, 목 및 턱관절 등을 침범하며, 드물게는 심장과 폐를 싸고 있는 막에 염증이 생겨 심낭염, 늑막염이 생길 수도 있으며 폐렴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류머티스성 관절염이 다른 관절염과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손과 발의 작은 관절에 좌우 대칭적으로 발생한다는 것. 예를 들어 오른 손목이 아프다면 며칠 뒤에는 왼쪽 손목의 같은 부위도아픈 경우가 일반적이다.

대표적인 증세들을 다시 정리해보면 ▲특정 관절에서의 대칭적인 통증 및 부종 ▲관절의 뻣뻣한 증세로 주로 아침에 심함 ▲원인불명의 피로와 쇠약감, ▲발열 혹은 체중감소 등이다. 이 같은 증세가 나타나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한 병이 얼마나 진행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혈액검사, 관절액검사, 방사선검사 등을 하게 된다.

특히, 요즘같이 일교차가 심해 감기에 걸리기 쉬운 계절에는 더욱 괴롭다. 감기가 관절염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감기가 걸리거나 바이러스성 감염이 생길 때 이에 저항하기 위한 면역반응이 더 심해져 관절염 증상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감기조차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환자의 절반 가량은 염증으로 관절이 이미 망가진 뒤 병원을 찾는 등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발병 2년 이내에 관절손상이 시작되므로 발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받아야 관절 손상을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손가락이나 손목이 아프면서 붓는 경우엔 류마티스관절염을 한번쯤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먼저 치료의 목적은 통증을 없애고 염증을 가라앉히면서 관절의 손상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다. 또한 관절의 기능을 호전시켜 환자가 편안하고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게 된다. 여기에 사용되는 약물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 부신피질호르몬제, 항류마티스제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증세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하게 사용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류마티스관절염의 치료

실제로 대부분의 소염진통제, 혹은 일부 약제가 위에 상당히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오래 전에 개발된 일부 약물들은 위궤양을 일으킬 수 있지만, 최근에 개발된 제제들은 거의 위에 영향이 없으며, 혹시 위장 증세가 나타난다면 식사 도중에 약을 먹거나 위장약을 함께 복용하면 된다. 고관절이나 무릎관절과 같은 큰 관절이 심하게 손상된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해야 하는 경

그러나 문제는 류마티스관절염은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환자들의 견해이다. 진단시기, 관절염 상태에 따라 다양한 치료제를 사용해 증세를 호전시키고 관절염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5~10%에 해당하는 환자는 완치도 가능하며 완치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빨리 발견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한다면 완치될 확률은 더욱 높아진다. 비록 완치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환자들도 투약을 계속하면 증상 없이 지낼 수 있으며, 증세가 좋아지면 약의 용량과 약의 종류를 줄일 수 있고 재발하지 않으면 투약을 중지할 수도 있다.

끝으로 관절에 좋다고 하는 여러 음식이나 민간요법들이 수없이 회자되고 있지만 어느 하나도 과학적으로 증명된 바가 없다. 오히려 민간요법에 의존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쳐 영구적인 관절의 변형이나 관절이 굳어버린 후에 병원을 찾아와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되는 분들은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류마티스관절염도 환자와 의사가 함께 꾸준히 노력할 때 생산적이고 만족스런 생활을 누릴 수 있음을 확신한다.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의 생활수칙
▶류마티스관절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병이 아닌 불편한 질병이라는 생각
▶노력하는 만큼 생활의 질이 올라간다는 신념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우수한 약제들이 계속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희망을 갖는다.
▶정해진 날과 시간에 처방받은 용량의 약을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좋아졌다고 임의로 복용약을 줄이거나 중지하는 일이 없도록 한다.
▶가볍게 걷는 등의 적절한 신체활동은 환자들의 만족스런 생활을 누리는데 필수적이다.
▶무리한 운동은 관절염을 악화시키고 관절 내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자제한다.

<건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청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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