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란 성균관 의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개요

인플루엔자는 1918년과 1919년 사이에 소위 스페인 독감이 발생하여 세계적으로 2천만명이 사망하면서 그 중요성이 인식되었다. 이후에 이와 비슷한 대유행은 10년에서 20년 주기로 발생하고 있고, 이보다 작은 유행은 매년 발생하고 있다.

독감의 원인이 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보통 A, B, C형 등 세 종류로 나눈다. 흔히 큰 유행을 일으키는 주범은 A형이다. B형은 지역적인 작은 유행을 일으키고 C형은 드문 편이다. 보통은 몇 년을 주기로 독감의 유행이 생겨나지만 10~40년을 주기로 전 세계적인 대유행이 발생하기도 한다.

증상

독감의 증상은 환자와 접촉한 후 1~4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 갑자기 38℃ 이상의 고열과 함께 등과 팔다리 관절이 몹시 아픈 중상이 나타나고, 얼굴이 달아오르며, 코가 충혈이 되기도 한다. 눈의 결막이 충혈되며 때로는 가래는 없는 마른기침이 심하게 나타난다. 증상이 보통 감기와 비슷하지만 그 정도가 훨씬 심하다.

열은 40℃까지도 오르는데 보통 3~5일 지나면 열이 떨어지면서 다른 전신증상도 함께 없어진다. 일반적으로는 전신증상이 소실돼도 기침과 콧물이 나고 목이 쉬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2주 정도는 지속된다.

소아에서는 구토와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전신증상은 3 일 정도 지속하다 소실된다. 이때쯤 기침, 코막힘,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3~4일 간 지속하다 사라지며, 기침은 더 지속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독감이 감기보다 증상이 심하고 전염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력이 저하된 사람에게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독감의 흔한 합병증으로 급성 기관지염, 급성 부비동염, 기관지 과민반응, 심근염, 라이증후군 등이 있으며 이중 문제가 되는 것은 이차적 세균감염에 의한 폐렴이다.

독감에 걸렸을 때 심신 허약자나 어린이, 65세 이상의 노인, 심장질환 및 만성 폐질환, 당뇨병 등의 만성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합병증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감염경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생기는 작은 침방울(비말)에 묻어서 인체 외부로 나오고, 이 비말이 다른 사람의 호흡기에 들어가 전염된다.

따라서 같은 공간 내에서 생활하는 가족이나, 학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빨리 전파된다. 유행시기에는 인구의 10~20%가 감염되는데, 대유행 시기에는 40%까지도 감염된다. 학교에 다니는 어린이가 많이 걸리고 입원도 많이 하게 된다.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데, 이 바이러스는 그 항원이 자주 바뀌는 것으로 유명하다. 항원이 바뀌면 인체의 면역체계가 이들에 대한 저항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에, 예전에 인플루엔자를 앓았어도 또 다시 걸리게 되는 것이다. 항원의 변이는 크게 소(小)변이와 대(大)변이가 있는데, 소변이는 매년 일어나고 대변이는 오랜 기간이 경과하여 발생하는데, 대변이가 일어나면 세계적인 대유행이 생기게 된다. 인플루엔자는 그 해의 12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의 겨울동안에 대부분 발생한다.

치료

치료는 보통 보존요법으로 치료된다. 안정과 휴식을 취하고 진통 해열제를 복용하며, 탈수를 막기위해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항바이러스제인 아만타딘 (amantadine), 리만타딘 (rimantadine), 타미플루, 리렌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인플루엔자가 자연적으로 치유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는 노약자에서 사용한다. 치료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증상 발생 후 48시간 이내에 투약해

그러나 인플루엔자는 건강한 사람에서는 대부분 문제없이 치료되지만, 노인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면역이 결핍된 환자 등에서는 합병증을 자주 일으키고 사망을 초래하기도 한다.
합병증으로는 바이러스성 폐렴, 이차적인 세균감염, 근육염, 심근염, 중추신경염 등이 있다. 소아도 별 합병증 없이 잘 치료되지만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소아에게는 "라이 증후군 (Reye's syndrome)" 이라는 심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예방

예방접종을 하면 70~90%가 예방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다. 예방접종을 반드시 해야 하는 대상은 크게 두부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50세 이상의 노인, 심장질환, 만성 폐질환, 만성 신장질환, 당뇨, 간경화, 악성종양, 혈액종양 환자, 면역억제제를 투여하는 환자 및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소아 등이다. 이들에서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면 합병증이 많이 동반되고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인과 만성질환 등을 앓는 환자는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뿐 아니라 폐렴구균에 대한 예방접종도 하는 것이 좋다.

두번째는 이들 환자에게 인플루엔자를 옮길 수 있는 사람, 즉 가족이나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인들은 예방접종을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많이 시행하는데, 이는 이해득실을 잘 따져서 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는 대부분 합병증 없이 자연적으로 잘 치유되므로 예방접종으로 이득을 얻을 것이 별로 없다.

또한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다른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에는 효과가 없으므로 모든 감기를 예방하는 것은 아니다. 6개월 이하 어린이에게는 인플루엔자 백신을 놓지 않는다. 건강한 성인도 꼭 예방접종을 하여야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정상인에 예방접종을 한 경우 인플루엔자로 인해 입원을 하거나 결근을 하는 경우가 적어졌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중요한 업무를 지속해야 하는 등의 이유가 있는

예방접종의 효과는 주사를 맞은 후 1~2주 후에 나타나므로 그 해의 11월까지 접종하여야 한다. 매년 그 해에 유행할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항원을 예측을 하여 새로이 백신을 제조하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대부분 9월 이후부터 시행한다. 즉 10월부터 11월말까지가 예방접종 기간이다. 성인은 매년 0.5 ml 씩 근육주사로 맞는다.

8세 이하 어린이는 첫 해에는 한 달 이상의 간격을 두고 2회 접종을 하고(6-35 개월 소아에선 용량이 0.25 ml) 이후부터는 매년 한 번씩 접종한다. 예방접종에 의한 부작용은 거의 없으나, 백신이 부화란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므로, 계란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접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예방접종 시기를 놓쳤거나 할 수 없는 사람은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하여 예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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