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한 초등학생이 제1군 법정전염병인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됐다. 감염균은 한때 전국에 비상사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O-157 대장균과 유사한 O-104 대장균으로 전염성이 아주 강하고 집단 발병의 가능성도 높아 관계 당국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9살의 초등학생은 지난 10일 설사와 배가 끊어질 듯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실려와 입원하였고, 대장균 독소가 온몸으로 퍼지면서 신장에 무리가 오는 용혈성 요독증까지 나타났었다. 보건당국에서 역학조사를 벌인 결과 며칠 전 먹은 돼지갈비가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0-157균은 오염된 고기 등을 통해 감염돼 설사나 혈변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2003년 52명에서 지난해에는 백18명으로 급증하고 있어 여름철 음식물에 의한 대규모 감염 등 많은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심한 경우에는 사망까지도 불러올 수 있는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에 대해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그 증상과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알아본다.

▲장출혈성 대장균 감염증

장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scherichia coli; EHEC) 감염에 의한 출혈성 장염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주요 원인균에는 O157:H7이 있으며, 그밖에 O17:H18, O26:H11, O11:H8, O104:H21 등이 있다. 원인균은 특징적인 장점막 부착성을 가지며, 내산성으로 pH 4에서 생존 가능하다. 그러나 70℃에서 2분이면 죽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장출혈성대장균 명명법 :

- O(Ohne hauch) → 균체항원으로 균체의 표면에 있는 세포벽의 성분인 당분자의 종류와 배열방법에 따라서 분류하되 현재까지 총 173종류가 있으며 157이란 15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의미임

- H(Hauch) → 편모항원으로 편모부분에 존재하는 아미노산의 조성과 배열방법에 따른 분류로서 총 60여종이 발견되었으며 7이란 7번째로 발견되었다는 의미임

※ O와 H의 조합에 의해서 총 2,000여종의 장출혈성대장균이 있음

▲전파양식

주된 원인은 오염된 갈은 고기(주로 소고기 햄버거)이다. 충분히 멸균되지 않은 우유, 쥬스나 오염된 야채, 샐러드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오염된 호수, 풀장에서의 수영이나 염소 소독이 충분하지 않은 물을 마셔 수인성 전파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사람간 전파도 쉽게 일어날 수 있는데, 특히 밀집된 환경에서 2차 감염이 잘 일어나므로 소아 집단 시설에서의 관리에 어려운 면이 있다.

균을 배출하는 병원소로는 소, 염소, 말 등이 있으며 인간도 기회 숙주가 될 수 있다. 3~8일의 잠복기를 거쳐서 발병하며 균 배설기간은 성인 1주, 소아는 1/3에서 약 3주일 정도 균 배출을 하게 된다.

▲증상 및 징후

발열을 동반하지 않는 급성 혈성 설사와 경련성 복통이 특징이다. 설사는 경증으로 혈액을 포함하지 않는 것에서부터 대부분 혈액만 나오는 상태까지 다양하다. 발열은 대개 없으며 출혈을 동반한 수양성 설사, 복통,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독소가 장점막이나 신장의 세포를 파괴하여 혈변 또는 신장기능 장애가 발생하며, 설사변에 백혈구가 없는 것이 다른 질환과 감별할 수 있는 특징이다.

일반 성인의 경우 대개 1주일이면 치유되나 장독소(Vero독소, Shiga독소)를 생산하는 균주에 감염되면 용혈성요독증이나 혈전성혈소판감소증 같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유아에서는 약 10%까지 합병되고 합병자 중에 2˜7%가 사망하며, 65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 용혈성 요독증후군의 사망률은 50%에 달한다. 용혈성요독증의 경우, 수혈이나 투석으로 치료하며 치유가 되더라도 1/3에서 신장기능 이상이 생기며 8% 정

▲진단 및 치료

선별검사로 sorbitol 발효능이 없는 것을 이용한 MacConkey sorbitol배지를 사용한다. 무색 투명의 집락을 형성하며 sorbitol 발효 음성인 대장균을 항 O157 혈청으로 동정하며, 이어서 H형을 동정한다. 최근에는 분변을 검체로 해서 직접 ELISA법으로 O항원이나 독소를 검출하는 방법이 실용화되고 있다. 그밖에 라텍스 응고법이나 DNA probe법으로 독소 유전자를 검출하는 방법 등이 있다.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에 합당한 임상적 특징을 나타내면서 검체(대변 등)에서 환자 병원체 감염이 확인된 자를 환자로 분류하며, 임상적 특징(설사 후에 용혈성 요독증후군이나 혈전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이 발생하는 경우 등) 및 역학적 연관성을 감안하여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임이 의심되나 검사방법에 의해 해당 병원체 감염이 확인되지 아니한 자를 의심환자로 본다.

환자는 격리치료 해야 하며, 설사로 인한 탈수를 보충하기 위해 적절한 수액요법을 실시한다. 항생제 투여의 의의가 명확하지 않고 일부는 용혈성 요독증 증후군 같은 합병증을 촉진한다고 알려져 있어 항생제 사용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환자뿐만 아니라 장내배설물 격리를 철저히 해야한다. 격리기간은 항생제 치료 종료 48시간 후부터 24시간 간격으로 2회 대변배양검사가 음성일 때까지 격리한다. 환자나 보균자의 배설물에 오염된 물품은 소독(크레졸 3%)한다.

▲예방

육류 제품은 충분히 익혀 섭취하고, 날 것으로 섭취하는 야채류는 염소 처리한 청결한 물로 잘 씻어 섭취해야 한다. 또한 환자의 피부를 피부나 손 등으로 접촉만해도 전염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외출 후 손발을 반드시 씻는 등 철저한 개인 위생 수칙의 준수가 필요하다.

주된 병원소인 소를 비롯한 가축 사육 목장에 대한 종합적 방역 감시와 도축장 및 육류 가공처리 과정에 대한 오염방지책을 수립하고 위험 식품에 대한 지속적 감시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소 등을 도살할 때에 위나 장 부위의 내용물 등이 육류와 접촉하지 않도록 폐쇄적으로 처리해야 하며, 우유나 유제품은 멸균 처리하고 70도에서 2분 정도면 균은 사멸하므로 쇠고기 조리 시 70도 이상 충분히 가열 조리해야 한다. 햄버거의 경우 속의 고기까지 잘 익도록 조리해야 한다.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서 도마, 조리기구를 음식의 원재료별로 분리하고 청결히 사용하며, 설사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조리

수영장 등에서도 염소소독을 철저히 실시하고 설사 환자는 수영을 하여서는 안되며, 어린이 등은 수영전 몸을 청결히 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는 “미국, 일본 등지에서 많은 발생이 있었으며, 매년 그 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개인위생과 음식물 조리시 각별한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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