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비록 햇병아리로 대학 강의를 하고 있지만 사실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앉아 있다는 것이 얼마나 괴롭고 부질없는 짓인 줄 잘 안다.

더구나 교육이란 것이 그렇고 그런 것으로 늘 들어왔던 내용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 또 누구든 교육이라는 그 자체가 피곤하고 싫다는데 있다.

나 역시 그 같은 과정을 거쳐왔기 때문에 그런 심정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모든 것을 다 알면서도 행함에 있어서는 실천을 못하고 있다.

그런 연유에서 우리에게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고 계속해서 똑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들을 수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스스로를 변화시키며 성숙해 가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람들이란 언제나 외로울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젊은 사람이건, 늙은 사람이건, 또 여자가 되었건, 남자가 되었건 언제나 고독한 존재다.

하루를 시작할 때도 혼자이지만 헤어져 가정으로 돌아갈 때 역시 혼자가 되는 것이다.

한낮에는 그렇게도 많은 사람들이 주위에서 법석이지만 어둠이 찾아들 때면 결국 자신만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우리 인생도 그와 마찬가지다.

처음 이 세상에 태어날 때도 혼자 왔지만 이 세상을 떠나는 날도 역시 혼자 가야만 한다. 언제인가는 함께 하던 이들과 헤어져야 할 운명을 지니고 있는 존재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서로를 비방하거나 다툼을 벌이며 아까운 시간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다.

배가 부르면 혈전(血戰)을 벌이지 않는 야생동물만도 못한 행위를 버젓이 하고 있는 것들이 바로 우리네 인간들의 모습인 것 같다.

이 세상을 떠날 때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다는 뜻으로 손을 펴고 또 수의(壽衣) 조차 주머니가 없다는 사실을 안다면 그렇게 과욕을 부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 떠날 때나 떠나보내는 이들은 마지막 날에 죽음앞에서 삶의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사람들은 망각을 하며 잊고 산다.

간혹 상가(喪家)를 찾아 자기를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갖고 삶의 소중함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항상 '오늘' 하루를 생각하며 '오늘' 만큼은 선하고 진실되게 나누고 베푸는 마음으로 살고자 노력해야 한다.

오늘이 처음이자 마지막 날이라 생각한다면 '오늘'을 함부로 보내거나 악한 마음으로 살지는 않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거리의 소음소리를 들으며 밝은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이 되자. 그런 마음으로 아침을 열면 그 날의 하루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을 아낄 줄 알아야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은 우리의 생명을 잠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고갯길, 내리막길, 구부러진 길처럼 인생의 여정도 그렇다. 또, 우리 인생에도 자연처럼 사계절이 있다. 가을은 우리 인생에서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다.

수확이 끝난 들녘에 혼자 서 있을 허수아비를 생각해 보자. 계절을 또다시 돌아오지만 우리의 인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흔히 사람들은 죽음 뒤의 천당, 지옥을 찾기도 한다. 살아있는 동안에도 찾지 못한 천당과 지옥을 죽어서 찾는다는 건 모순이다.

살아있는 동안 내 안에 잠재해 있는 천당과 지옥을 선택하자. 내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따라 천당이 될 수도 있고, 지옥도 될 수 있다.

아울러 천국이 될 수 있는 이 땅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은 이 땅을 우리 스스로가 지옥으로 만들지는 말아야 한다.

천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 마음에 언제나 풍족하게 만들어지는 사랑의 나눔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같은 세상에서는 더욱 더 그런 것 같다.

아무리 가진 것 없고 배운 것 없다해도 사람에게 있어서는 언제나 무궁무진하고 풍부한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우리 마음속 깊이 차고 넘치는 사랑이란 것이다.

끝으로 잊고 있던 자기 이름을 한번 크게 불러보자. 남의 이름을 부르면서도 우리는 자신의 이름은 의식하지 못하고 살고 있다.

공연히 자기 이름을 부르려면 제대로 나오지도 않고 쑥스러워진다. 어쩜 이름을 못부르는 자체는 자기 스스로가 자기를 인정치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쉬울 것 같지만 어려운 자기 이름 부르기. 오늘만큼은 한번 크게 불러보자.

논설위원 안호원(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장,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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