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골 중년부인이 갑자기 배가 아파 응급실에 왔다. 검사결과 쓸개주머니(담낭)에 돌(담석)이 있어 복통이 일어난 것으로 확인되었다. 복통의 원인이 '돌이 생겨서'라고 설명하자 보호자인 남편이 얼굴을 찌프리며 한다는 말이 걸작이었다. "거봐요. 밥할 때 내가 그렇게 돌을 잘 골라내라고 해도 말을 안 듣더니 결국 그 돌들이 쓸개주머니로 들어가고 말았구먼~"

우리 몸 안에는 여러 장기에 돌이 생길 수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담석을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주로 담낭이나 간 내외 담도에서 생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콩팥에 생기는 경우를 신 결석 또는 요로 결석이라 하고, 췌장에 생기는 것을 췌석이라 하며, 그 외에도 위, 전립선, 치아, 눈의 안검 그리고 침샘 등에도 돌이 생겨 말썽을 일으키곤 한다. 이 가운데 담석의 원인, 증상, 치료, 예방 등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을 들어본다.

- 담석
담석이란 외부에서 들어간 돌이 담낭으로 들어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간에서 생성되는 담즙이 담낭이나 간 담도에서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해 딱딱한 성분으로 굳어져서 생기는 것이다. 간에서는 하루에 약 800ml 정도의 담즙을 만들어 담관으로 배출한다. 이 담즙은 담낭에서 약 8배로 농축되게 된다.
우리가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 담낭이 수축하여 담즙이 한꺼번에 많이 십이지장으로 나와 지방질의 소화에 관여한다. 담석은 이 담즙성분의 일부가 굳어져 생기는 것이며, 구성성분에 따라 콜레스테롤 담석과 색소 담석으로 분류된다.

- 콜레스테롤 담석
콜레스테롤 담석은 주로 담낭에서 생기는데 콜레스테롤은 원래 기름으로 물에 녹지 않지만 담즙 내에서는 담즙산과 인지질이라는 성분에 둘러싸여 담즙에 용해되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비누가 기름을 녹이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담석증 환자에서는 과식을 한다든지 혈중의 콜레스테롤 성분이 높든지 또는 비만인 경우 등에는 담즙 내 콜레스테롤 성분이 증가하여 녹지 않은 상태로 남아

정상인의 담즙은 콜레스테롤 불포화상태로 총 담즙지질의 7% 이하이지만 담석증이 있는 환자는 9% 이상의 과포화담즙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간 내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이 증가하거나 혈중에서 유래한 콜레스테롤의 담즙내 배설이 증가한 경우나 간장에서 담즙산의 생성이 감소되면 담석이 생기기 쉽게 된다.
장 수술을 받아 장이 짧은 사람이나 소장에 염증이 생긴 경우에는 담즙산의 흡수가 장애를 받아 담즙산의 양이 감소하여 상대적으로 콜레스테롤의 비중이 높아져 담석형성이 잘된다.

- 색소담석
색소담석은 적혈구의 노폐물인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담관에 감염된 세균에서 분비하거나 담도 자체에서 나오는 효소에 의해 잘 녹지 않는 상태로 변화되고, 여기에 칼슘이 부착되어 딱딱한 돌이 형성된다. 담즙 중에는 이 효소의 작용을 저지하는 글루카로락톤이라는 물질이 있어 담석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고 있는데 영양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이 성분이 적어 색소성 담석이 잘 생길 수 있다.

- 담석의 발생요인
담석이 생기기 쉬운 여건을 보면 염증 등에 의해 담도가 좁아졌거나 담도내 감염, 담즙성분의 이상, 특히 식생활에서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과식하고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면 담즙 흐름의 리듬이 깨어져 담석이 생기기 쉬우며, 또한 스트레스가 극심한 생활을 강요당하면 담즙의 흐름의 방해를 받아 담석이 생기기 쉽다. 단백질에 비해 탄수화물 섭취비율이 높은 사람에서는 색소성 담석이 많다. 따라서고령자나 농촌주민에서 담도 내 색소 담석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담석발생을 억제 시키는 것으로는 섬유류, 저 콜레스테롤식이, 비타민C, E 그리고 채식 등이며, 갑작스런 체중감소도 담석형성을 촉진한다. 담석이 잘 동반되는 질환으로는 간경변증, 용혈성 빈혈, 당뇨병, 미주신경 절제, 위 절제. 급성 췌장염, 회장 병변 등으로 이차적으로 담낭기능이상이나 담즙형성에 변화를 일으켜 그 결과 담석이 잘 생긴

- 담석의 증상
담석은 있어도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때로는 상복부나 우측늑골 하부에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며 어깨절림, 오심, 구토, 오한, 발열 그리고 황달 등의 증상을 일으키며 담낭염과 담도염 그리고 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다. 발작 전에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식욕부진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담석의 진단은 초음파로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으나 때로는 MRI나 내시경을 이용하여 진단한다.

- 담석의 치료 및 예방
치료는 담석이 어디에 있으며, 크기는 얼마이며, 주변 염증 상태는 어떠냐에 따라서 약물, 내시경적 치료, 그리고 수술적으로 제거한다. 드물게 전기충격술을 이용하고 있으나 요로결석에서처럼 효과적이지는 않다. 최근에는 가급적 내시경적 수술로 담석을 제거하고 있으나 때로는 수술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다.

담석이 발생하지 않도록 담즙 산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습관이 중요하다. 지방질이 많은 식품은 혈중 콜레스테롤의 상승을 가져오며, 담낭수축을 강하게 유발하여 발작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동물성 기름은 가급적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은 제한해야 하며, 저단백질 식사는 담석생성을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급성 발작기를 제외하고는 충분히 섭취해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는 “음식의 섭취가 담석의 예방과 치료를 좌우하는 관건”이라며, “담석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생활과 과식 및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정신적 스트레스를 잘 조절하고 적당한 운동과 균형 있는 식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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