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병>

문명이 발달하고 인간이 환경을 마음대로 조작하게 되면서 때아닌 여름철에 냉방병이라는 말을 흔히 듣게 된다.

냉방병은 냉방된 실내와 실외의 온도차에 인체가 적절히 적응하지 못할 때 생긴다.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은 해가 쨍쨍 쬐는 낮 동안 열을 받아 두었다가 밤이 되면 다시 밖으로 방출하게 되어 더욱 덥게 느껴진다. 이쯤 되면 사무실, 은행, 호텔이나 승용차 안은 계속 에어컨을 틀어 온도가 20도 까지 내려가기 쉽고 외부와의 기온 차가 커진다.

여름에 일어나는 냉방병은 추운데서 지내기 때문에 일어나는 병이 아니라 더운 여름환경에 적응되어 있는 우리 몸이 갑자기 더운 곳에서 추운 곳으로 추운 곳에서 더운 곳으로 이동하여 생기는 생리적 부조화가 원인이 된다. 인체는 외부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독립적인 내부 항상성을 유지하고 생존해 나갈 수 있다. 인체가 외부 온도의 변화에 생리적으로 적응하는 데에는

찬 공기에 계속 노출되면 열의 발산을 억제하기 위해서 말초혈관이 수축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손발이나 얼굴이 붓기 쉽다. 또한 추위로 인해 손실되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서 몸 안에서 계속 열을 생산해야 하므로 피로가 쉽게 오고 권태감, 졸음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실내에서 에어컨을 계속 틀면 공기를 냉각시키는 과정에서 실내수분을 응결시켜 습도를 낮춤으로써 호흡기의 점막을 건조시켜 인후염

장기간 계속되면 여성들은 생리불순을 일으키는 경우가 생기고 노인들은 근육마비 증세를 일으키기도 한다. 또한 피부의 온도가 내려가면 근육이 경직되어 섬세한 운동에 지장을 받게 되고 능률도 떨어진다. 이러한 증상은 여름철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

냉방병에 걸리기 쉬운 사람은 여름철에 냉방장치를 한 버스나 택시의 기사, 가정에서 오랫동안 선풍기나 에어컨을 사용하는 가정주부나 어린이, 잠을 줄이면서 공부에 몰두하는 수험생, 노인들, 병약자들이다. 특히 어린이, 노약자, 몸이 마른 여성, 만성피로를 느끼는 사람들은 생리적으로 신체의 향상성 상태를 유지하는 예비능력이 적기 때문에 냉방병에 이환되기 쉽고 다른 이차감염에 대한 위험이 가

특히 밤 동안에도 섭씨 25도 이상 지속되는 열대야가 되면 에어콘을 켜두고 잠들기 쉽다. 잠자는 동안 찬바람에 노출되면 냉방병에 의한 감기증상이 나타나기 쉬우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에어콘을 틀고 수면을 취하기 보다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 찬물로 목욕을 한 후 시원한 감각을 느낄 때 잠들어 숙면을 취할 수 있으면 쉽게 열대야를 극복할 수 있다. 무더운 시기에는 중요한 업무 이외에는 가급적 스케줄

냉방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냉방에의 노출시간을 줄이고 실내외의 온도차이를 섭씨 5~8도 내외로 유지하도록 한다. 실내온도를 23~25도로 유지하며 한시간 마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이 건강을 위해 좋다. 개인적으로는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고 꼭 아침 식사를 하도록 하고 가능한 한 비타민이 많은 과일을 자주 먹도록 하며 근무시간에 따뜻한 물이나 차를 마셔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도

대부분의 시간을 지내는 환경이 지나치게 냉방에 노출된다면 소매가 긴 내의나 스웨터를 준비하여 실내에서 입도록 하고 심하게 추위를 느끼면 얇은 담요를 준비하여 무릎 위를 보온하는 방법도 좋을 것이다. 가능한 냉방노출시간을 줄이고 실외로 나가 바깥 공기를 쐬면서 가벼운 운동을 하면 좋다. 그러나 개인적 방법보다는 건물 안의 환경조절의 기준을 설정하고 외부 기온에 빠른 유연성 있는 조절

<여름철 불면증(열대야)>

밤 기온이 섭씨25도 이상을 넘어서는 열대야(熱帶夜)현상 및 무더위는 수면부족을 초래해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기 십상이다. 낮시간에 수시로 졸음을 겪다 밤이 되면 또 다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절제된 일상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 잠자기 전 :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 샤워가 육체적인 긴장감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허기가 느껴질 때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또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술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하며 각성성분이 있는 담배 역시 멀리하는 것이 좋다.

* 선풍기 및 에어컨 사용 요령 : 실내 온도는 항상 섭씨 26~28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 및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 및 질식사를 예방해야 하며 기관지 천식을 비롯한 만성 폐질환 환자나 어린이 노약자 등은 선풍기 바람을 직접 쐬지 않도록 해야 한다.

* 운동 및 영양 섭취 :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간 자전거타기, 산책 등의 운동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되나 습도 및 온도가 높을 때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더위에 지쳐 식사를 거르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좋으며 보양식품보다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식을 즐거운 마음으로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영양섭취에 효과적일 수 있다. 또 수분을 지나치게 섭취하는 것은 식욕 부진의

* 낮잠 : 점심 식사후 20~30분간의 낮잠은 밤시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30분 이상의 낮잠은 밤 시간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유준현 성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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