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바로 앞두고 있는 초여름. 기온이 높아져 각종 세균의 증식 여건이 좋아짐에 따라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전염력이 강해 집단 발병하거나 치사율이 높은 질환들이 발생할 소지가 많아 이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필요하다.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에게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레지오넬라병을 비롯하여 비브리오패혈증, 콜레라, 장티브스 등의 발생원인, 치료 및 예방 등에 대해 알아보고 올해에도 건강한 여름나기를 준비해보자.

◆ 레지오넬라병
레지오넬라균은 호기성 그람음성균으로 토양, 그 중에서도 물이 있는 환경에서 발견된다. 따라서 도시환경에서는 냉각탑, 저수조 등에 주로 분포한다. 병원, 호텔 등지에서 집단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대기를 통해 전염된다. 사람 대 사람으로의 전염은 문제가 안 된다.

이 질환은 나이 든 노인이나 면역저하자 등에서 발생하며 집단적으로 발생한다. 증상은 가벼운 독감 같은 증세(고열, 오한 두통, 기침 등)부터 치명적인 폐렴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레지오넬라 폐렴은 2-10일의 잠복기를 거친 후 고열, 기침, 흉통을 거쳐 객담, 객혈이 발생하고, 치사율은 5-20%, 면역저하자는 50%정도까지 높다. 따라서 조기발견을 통한 항생제 치료가 최선이다.

◆ 비브리오 패혈증
패혈증균인 비브리오 블리니피쿠스(V. vulnificus)에 의해 여름철 해안지역에서 발병하는 질환이다. 해안에서 조개껍질이나 생선 지느러미 등에 의해 생긴 창상으로 해수에 있던 균이 침입했을 때는 창상 부위에 부종과 홍반이 발생하여 급격히 진행되어 대부분의 경우 수포성 괴사가 생긴다. 잠복기는 12시간이며, 대부분 기존 질환이 없는 청장년에서 발생하며, 항생제 및 외과적 치료에 의해 회복한다.

또 기존 간 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오염된 해산물을 생식한 뒤 발생하는 원발성 패혈증은 갑작스런 발열, 오한, 전신 쇠약감 등으로 시작하여 때로는 구토와 설사도 동반한다. 잠복기는 16-24시간이며, 발병 30여 시간 전후에 대부분의 환자에서 피부병소가 사지, 특히 하지에서 부종, 발적, 반상출혈, 수포형성, 궤양, 괴사 등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치명률이 40-50%로 매우 높다.

이 질환에는 감수성 있는 항생제를 투여하고, 피부병변은 상황에 따라 절제, 배농, 절개 등 외과적 처치를 시행한다. 예방을 위해 어패류를 56도 이상의 열로 가열하여 충분히 조리한 후 섭취해야 하며, 특히 음주를 많이 하고, 간에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생선회를 먹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여름철 해변에 갈 때 피부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하며, 상처가 났을 때는 맑은 물에 씻고 소독을 한다.

◆ 콜레라
한 개의 편모가 있어서 운동성이 활발한 그람 음성 간균으로 현재 분리된 콜레라균의 생물학적형에는 인도지방 등에서 발생 유래한 진성콜레라균과 이의 생물학적 변이형인 엘토르(El Tor)형이 있다. 산도 6.0이하이거나 56도에서 15분 가온하면 균이 죽는다. 끓는 물에서는 순간적으로 죽으며, 실온에서는 약2주, 물에서는 수일간, 그리고 하천과 해수에서는 오래 산다.

콜레라균은 주로 오염된 식수나 음식물, 과일, 채소 특히 연안에서 잡히는 어패류를 통해 경구 감염된다.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 속에 배설된 콜레라균이 경구적으로 감염된다. 비행기 여행객이나 외항선원들을 통한 유입감염과 토착보균자에 의한 감염이 있다.

6시간에서 길게는 5일까지의 잠복기를 거치며, 대개 24시간 내외에 발생한다. 환자의 균 배출기간은 약 2-3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유행의 전파에 큰 구실을 하지 못하지만, 보균자는 10-20일 정도 균을 배출하여 전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형적인 증세는 잠복기가 지난 후 과다한 물설사가 갑자기 시작되며 복통은 없다. 심한 경우 쌀뜨물 같은 설사와 함께 구토, 발열, 복부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극심한 설사로 심한 탈수현상을 초래하기 때문에 사망할 수도 있다. 또한 무증상 감염자나 만성보균자가 존재할 수 있다.

콜레라 환자는 반드시 격리 치료해야 하며, 탈수정도를 파악하여 손실된 수분 및 전해질을 신속히 보충해 주고, 항생제를 사용하여 치료한다. 콜레라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오염된 음식물이나 식수의 섭취를 금한다. 물은 반드시 끓여 먹고,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익혀서 먹어야 한다. 특히 음식물을 취급하기 전과 배변 뒤에 손을 씻어야 한다. 백신에 의한 예방접종이 가능하지만 예방접종은 면역효과가 불충분하고, 비용효과가 낮다.

◆ 장티푸스
길이가 2~3㎛, 직경이 0.6㎛ 정도의 그람 음성간균에 의한 질환이다. 인체 외에서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은 대변에서는 60시간 내외, 물에서는 5~15일, 얼음에서는 3개월 내외이며, 아이스크림에서는 2년, 고여 있는 물에서는 6개월, 우유에서는 2~3일, 육류에서는 8주, 과일에서는 6일 등이다. 생존기간이 비교적 길고 추위에도 강해서 위생상태가 나쁜 지역에서는 유행이 계속된다.

주로 환자나 보균자의 대, 소변에 오염된 음식물과 물로 전파된다. 잠복기는 1~3주이며, 보통 발병 1주 후부터 회복기 내내 대,소변으로 균을 배출하므로 전염가능하며, 회복기 이후부터는 일정하지 않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 약 10%의 환자는 발병 후 3개월까지 균을 배출하고 2~5%는 영구보균자가 된다. 잠복기는 3일에서 60일까지 다양하며, 전형적인 증상은 지속적인 고열, 상대적인 서맥, 백혈구감소증이 있다.장천공, 장출혈, 독성 뇌병증, 뇌혈전증 등의 합병증이 가능하다.

치료는 수액요법과 항생제를 사용하며 장천공이나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에 유의하여야 한다. 장티푸스환자는 격리해서 치료, 관리한다. 예방접종 백신으로 비경구용 아단위백신과 경구용 약독화생백신이 있다. 전국민이 예방접종을 받을 필요는 없고,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나, 장티푸스에 걸려 타인에게 전염시킬 위험이 높은 사람(식품위생업소 종사자, 집단급식소 종사자, 급수시설 관리자, 어부· 어패류 취급자 등)만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전염병 예방수칙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는 "여름철 전염병은 전염율이 높고, 치사율도 높은 질환이 대부분"이라며,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개인 및 집단의 철저한 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유교수는 구체적 방법으로 ▲손을 자주 씻는 생활습관을 들인다 ▲물은 끊여서 먹는다 ▲집안 위생과 소독에 신경을 쓴다 ▲병에 걸린 사람과 접촉을 피한다 ▲음식은 익혀서 먹는다 ▲항상 음식물 보관에 주의를 기울인다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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