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나리, 벚꽃 등이 만발하는 계절이다. 주말이면 시외로 나가는 도로들이 산과 들을 찾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는다. 또한 중·고등학교와 유치원·유아원 아동들의 소풍, 수학여행, 운동회 등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처럼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온 들과 산에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활기찬 계절에도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은 있다. 바로 식중독이다.

아이들의 행사는 물론 야외활동을 할 때마다 빠지지 않는 김밥을 비롯해 봄철 풍성해진 먹거리들이 자칫 ‘아직 이르다’는 이유로 방심하다간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또한 학생들의 단체급식과 수학여행, 결혼식피로연 등으로 인한 단체발병의 위험도 증가하고 있다.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는 식중독에 대해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고 철저히 예방하도록 하자.

■식중독
식중독은 인류가 음식물을 섭취하면서 발생하기 시작한 것으로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 섭취에 의해 일어나는 인체의 기능적 장애인 두드러기, 발열(두통),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주증상으로 하는 위장계, 신경계 등의 전신증세를 나타내는 질병을 말한다. 식품위생법 제67조에 의하면 식중독환자라 함은 "식품, 식품첨가물, 기구 또는 용기, 포장으로 인하여 중독을 일으킨 환자 또는 그 의심이 있는자"로 규정하고 있다.

식중독 증상은 섭취된 균량, 균독소량, 화학물질량, 개개인의 생리적조건 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같은 음식을 섭취했다고 해도 반드시 모두에게서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2명 이상에서 식중독 증상을 보이면 식중독으로 간주한다.

식중독의 종류로는 원인에 따라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는 비세균성 식중독과 약 80%를 차지하는 세균성 식중독으로 구분되고, 비세균성 식중독에는 화학물질에 의한 화학성 식중독과 동물이나 식물자체에 있는 독소에 의한 자연성 식중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균성 식중독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의한 발생이 가장 많으며, 다음으로는 포도상구균, 장염비브리오균, 자연독 순으로 나타난다.

특히 세균성 식중독은 과거에는 주로 5~9월의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였지만 최근에는 계절에 상관없이 연중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식중독의 위험에 항상 대비해야 하며, 요즘처럼 날씨가 따뜻해지면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되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자연성 식중독
유난히 행락객들의 발걸음이 분주한 봄철에는 자연성 식중독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봄나물과 혼동하여 독이 있는 식물을 먹기도 하고, 관광지의 해산물을 의심 없이 먹다가 탈이 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동물성 식중독으로는 인체에 대한 독성이 강한 복어독(주로 복어의 간.알에 존재)과 봄철 마비성 패독을 분비하는 홍합.조개류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대표적인 식물성 식중독으로는 가을철 야산에서 잘못 채취하여 섭취하는 독버섯 및 발아한 감자의 싹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자연성 식중독의 증상은 주로 신경계 이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설사 등의 소화기계 이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자연독에 의한 식중독은 개인적으로 채취하여 섭취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주변에서 꾸준히 식중독을 일으켜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경남 마산시 난포리 앞바다 등 남해안 일부에서 잡은 홍합에서 기준치를 넘는 패류독소가 나왔다. 패류독소는 많이 식중독이나 호흡기관 마비, 전신마비 등을 가져온다. 따라서 해양부는 패류독소 확산을 막기 위해 경남도, 수협과 공동으로 합동감시반을 구성해 행락객에 대한 현장 지도에 나서고 있다.

■세균성 식중독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따뜻한 계절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세균성 식중독(bacterial food poisoning)은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서 발생한다. 해마다 수없이 많은 식중독이 발생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병인 물질이 판명된 것의 80~90%는 세균에 의한 것이다. 아직까지 식중독사건의 15~20%는 병인 물질이 불분명하지만 그들 역시 역학적으로 볼 때 대부분은 세균에 기인하는 것으로 생각되므로 식중독에 있어서 세균이 점하는 비중은 대단히 크다.

세균성 식중독은 세균이 음식물 중에서 증식할 때 생기는 독소에 의해 병이 유발되는 독소형과 음식과 함께 섭취된 세균이 몸 안에서 증식하면서 일어나는 감염형, 그리고 이들이 혼합된 혼합형이 있다. 식중독은 그 경과 및 증세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크게 나눠지지만 급성의 경우가 대부분이고, 독소형의 경우에는 잠복기가 평균 4~6시간으로 감염형의 14~16시간보다 매우 짧다.

▶ 살모넬라 식중독(Salmonella) : 임상증상 : 잠복기는 12~24시간이며, 증상의 특징은 38~40℃의 발열을 동반한 급성위장염이다. 환자의 나이, 건강상태, 섭취량 등에 의해 증상은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메슭거림, 구토, 설사, 복통, 발열에 의한 전신권태 등에 증상이 나타난다.이러한증상은 급격히 시작되나 보통 4~5일이면 열이 내리며 회복된다.
살모넬라는 쥐, 가축, 곤충류, 파충류, 양생류 등 광범위한 동물을 숙주로 넓게 분포되어 있고, 또 사람도 보균자가 되어 옮기므로 감염원이 광범위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 감염원으로부터 대부분의 경우 식품을 매개로 해서 사람에게 감염된다. 살모넬라 식중독의 원인식품으로서 육류 및 난류, 그 가공품이 제일 많으며, 식육을 생식하는 습관은 점차 감소되고 있지는 않다고 생각되기 때문에 도살 후에 보
이 균은 60℃에서 20분의 가열로 사멸되므로 식품을 가열 조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또 10℃이하에서는 거의 발육하지 않으므로 식품을 저온으로 보존해야 한다.

▶ 장염비브리오 식중독(Vibrio) : 주로 생선 어패류가 원인식품이 되어 6~10월에 걸쳐서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식중독 가운데 제일 많이 발생하는 식중독이다. 장염비브리오의 발육 최적온도는 37℃정도로 최적조건 하에서는 약 10분에 1회의 속도로 분열하여 빠른 속도로 발병량에 도달한다.
잠복기간은 8~15시간으로 살모넬라균보다 짧고, 증상은 상복부의 격심한 통증으로 시작하여 구토, 설사, 발열(37~38℃)등이 일어난다. 설사는 반드시 나타나며 묽은변이 많다. 중증일 때는 점액변, 점혈변이 보이므로 이질로 착각할 수도 있다. 보통 1~3일 정도면 심한 증상은 줄어들며 약 1주일 정도면 회복된다.
장염비브리오는 열에 약해서 60℃에서 5분, 55℃에서 10분의 가열로 사멸되므로 가열조리한 식품은 안전하다. 0~2℃에서 보존하면 생선에 붙어있던 균은 1~2일이면 사멸하므로 냉동식품도 안전하다. 이균은 담수에 대해 저항력이 약하므로 잘 씻으면 상당한 예방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 포도상구균 식중독 (Staphylococcus) : 황색 포도상구균이 식품 중에서 증식하여 enterotoxin을 생산했을 때 이를 함유한 식품을 섭취하여 발생하는 독소형 식중독이다. 황색포도상구균은 사람과 동물의 화농성 질환의 원인균의 하나로, 각종 병소에 존재할 뿐 아니라 건강한 사람과 동물의 비공, 인공, 피부 등에도 상존하며 토양, 진애(티끌·먼지), 하수 등 넓게 자연계에 분포하기 때문에, 식품이 이들에 의해 오염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실제로 식중독 발생시에 감염원의 정확한 확인이 어려운 것도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식중독의 특징은 장티프스 다음으로 발생상황이 많다는 것과 잠복기가 극히 짧다는 것이다. 또한 한번 식품에서 생산되면 예방이 곤란하다.
잠복기간은 매우 짧아 1~6시간, 평균 3시간정도이다. 발병은 급격하며 경부압박감, 타액분비의 한진, 메스꺼움, 구토, 복통, 수양설사가 일어난다. 구토는 반드시 나타나는 증상이며, 경증에서는 설사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발열은 거의 없고, 있다고 해도 미열정도이다. 경과는 빠르면 수 시간에서 1~2일 정도면 회복한다.
식품 중에서 enterotoxin의 생산을 방지하면 예방은 가능하다. 따라서, enterotoxin 생산균의 식품오염방지를 의해 조리자에게 마스크, 위생복을 착용케 하고, 화농성 질환이 있는 자의 식품 취급 금지, 식품제조용 분유류의 가열살균 등을 실시한다. 또, 식품을 6℃이하로 보존하면 균의 증식을 억제할 수 있다.

▶ 보툴리누스균 식중독(botulism) : 보툴리누스균이 식품 중에서 혐기성 상태로 증식하여 생산한 독소의 경구섭취에 의해 일어나는 독소형 식중독이다. 세균성 식중독 가운데 가장 치명율이 높다.
잠복기는 12~24시간이나 늦을 때에는 2~3일 후에 발증하기도 한다. 초기증상은 구토, 변비 등의 장애를 나타내며 이어서 신경마비증상이 나타난다. 즉 복시, 시력저하, 동공확대, 타액분비저하, 언어장애, 호흡곤란, 연하곤란 등의 증상을 보인다. 치명율은 30~40%로 매우 높다.
보툴리누스 독소는 열에 약하여 80℃에서 15분, 100℃에서 2~3분 가열하면 파괴되므로, 식품을 섭취하기 전에 충분히 가열하면 식중독을 일으키지 않는다.

이밖에도 위장염증상을 주 증상으로 하는 클로스트리디움 식중독(Clostridium), 밥이나 떡 등의 전분질이 주원인이 되는 세레우스균 식중독(Bacillus cereus), 저 연령층일수록 감수성이 높은 여시니아 식중독(Yersinia enterocolitica), 잠복기가 다른 식중독보다 긴 켐필로박터균 식중독(Campylobacter jejuni/coli), 최근 전세계적으로 새롭게 대두된 병원성 대장균 식중독(Pathogenic Escherichia coli), 장관출혈성 대장균(enterohemorrhagic E.coli. EHEC), 리스테리아균 식중독(Listeria monocytogenes) 등이

■식중독 발생의 증가 이유
최근 전 세계적으로 세균에 의한 식중독 사례가 증가되고 있는 실정이며, 그 원인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식품의 국제간 교류 확대 : 식품의 수출입이 자유화되고 수송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식중독 세균의 전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 Life style의 변화 : 단체 급식, 냉장, 냉동 식품 등 즉석식품의 소비증가 등으로 인해 동시에 많은 인원이 식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 암, 당뇨, 에이즈 등 만성질환자 및 노인 증가 : 일반인에 비해 면역기능이 저하된 위험군(high risk group)의 수가 증가됨에 따라 식중독 세균에 감염시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식중독의 치료 및 예방
식중독의 치료는 설사에 의한 수분 및 전해질을 보충하는 대증요법이 주가 되며, 항생제는 의사의 처방이 있기 전에는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설사가 있다고 해서 지사제를 먹게 되면 장 속에 있는 세균이나 독소를 배출하지 못하고 병을 더 오래 끌 수 있기 때문에 지사제를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환자는 수분이 모자라므로 물을 조금씩 여러번 주도록 하고, 끓인 물이나 보리차에 소량의 설탕과 소

이러한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품의 재료 , 취급 및 보관, 해동 등 생산에서부터 유통, 조리, 저장, 섭취 등에 이르는 각 단계에서 식중독 세균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대부분의 식중독의 원인식품인 식육의 경우 도살 전 또는 도살 중에 식육 내로 세균의 침입 또는 한 도체로부터 다른 도체로의 세균의 이행 등을 가능한 한 줄여야 한다. 가공 현장과 취사장에서도 마찬가

◈ 식중독 예방요령 및 음식물 보관
○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가장 중요(손 씻기, 물 끓여 먹기 등)
○ 식품은 충분히 익혀 먹고, 모든 음식은 먹기 전에 충분히 높은 온도에서 충분한 시간으로 조리, 조리가 이미 끝난 음식물에 다시 날 음식을 넣지 말 것
○ 부패가능한 음식물은 냉장 보관하고, 가능하면 오래 보관하지 말 것
○ 부패 가능한 식품은 미리 조리하여 보관하지말고 가능하면 먹기 바로 전에 조리할 것
○ 조리시 사용한 주방기구들은 깨끗이 씻고, 안전한 식수를 사용할 것.

◈ 행락객 식중독 위험 사례
○ 많은 양의 김밥을 만들기 위해 계란말이, 게맛살, 시금치, 단무지 등 김밥 속을 전날에 미리 만들어 놓고 아침에 김밥을 만들 때
○ 김밥 또는 백반 도시락을 버스 등 차량의 공기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 3~4시간 보관한 후 먹을 때
○ 이동 중이나 휴식 중 간식으로 제공되는 우유와 크림 빵·팥 빵의 속이 변질되었을 때
○ 관광지 매점,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판매하는 우동, 어묵 등을 완전히 끓는 물에 익히지 않고 더운물에 살짝 데칠 경우
○ 관광지의 좌판 등에서 판매하는 소라, 고동 등을 완전히 익혀지지 않는 상태에서 먹을 때
○ 여행지역의 식당 등 접객업소에서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일용 보조자가 음식을 취급할 때
○ 관광지나 음식점에서 안전하지 않은 물을 마셨을 때
○ 숙박업소의 식사나 허드렛 물이 장티푸스 등 병원균에 오염되어 있을 때(일부 여행지역에서 는 계곡 물, 지하수 등을 세수 등 허드렛물로 사용)
○ 야영지에서 냉장되었던 햄, 소세지 등의 식품을 완전히 익히지 않고 먹을 때


<건양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최용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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