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야 한다는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마음과 인격이 아름답고 맑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우선 배움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하는 모습 자체가 깨끗하고 맑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는 것이 힘이다. 배워야 산다.’ 라는 말을 수없이 듣고 자란 필자로서는 본인은 물론 모든 사람들이 평생을 배우며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배움을 갈망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마음이 아름답고 경건하며 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높을 것으로 확신한다.

엄밀히 따진다면 배움에는 남녀노소 구분 없고 나이도 필요 없고 끝이 없다. 따라서 배움은 흔히 말하는 대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계속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성경말씀에도 하나님은 배움을 갈망하고 행하는 자와 함께 하신다고 기록되어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또 나를 좋아하는 후배 기자가 있는데 지금은 인터넷신문사 대표로 있다. 그 후배의 경우 필자를 소개할 때마다 항상 '공부를 많이 했다'라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많이 다녔다'고 인사를 시킨다.

얼핏 들으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 말의 의미를 꼼꼼히 생각해보면 참으로 가슴 찔리게 하는 말이다.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묻지는 않았지만 분명 그것은 공부를 한 만큼 가방 끈이 긴 만큼의 성과가 없다는 뜻일 것이다.

다시 말해 빛 좋은 개살구로 가방 끈만 길고 요란했지 실속이 없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는 말이다. 허기 사 그런 상황이 되다보니 지난해의 경우 부산과 강릉에서 학사, 석사출신 환경미화원이 탄생했다고 마치 고시에 패스한 만큼 시끌벅적 하며 신문에 기사가 대문짝만하게 날 정도였다.

예전 같으면 학사, 석사출신이 감히 생각이나 해볼 직업이었던가. 격세지감을 느끼는 시대이다.

결국 취업문은 바늘구멍만큼이나 작고 실직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방황하는 판국이니 환경미화원을 마다 할 리가 없다.

오죽했으면 과거에는 지원자가 없을 정도인 환경미화원에 응시자가 그토록 많고 또 대졸이상의 고학력자가 20여%를 차지한다는 말엔 다소 울적한 기분이 든다. 허기 사 요즘 같아서는 석·박사출신의 시간 강사보다는 훨씬 좋은 대우를 받는 환경미화원이 더 실속이 있는 것 같다.

허울 좋게 교수소리를 듣는 시간 강사들의 경우 시간제로 되다보니 강사료도 적을뿐더러 보너스도 없고 특히 방학 때는 완전 백수가 되지만 환경미화원의 경우는 국가공무원으로 신분보장도 받고 자녀 학자금도 나오지 않는가 말이다.

환경미화원을 격하시키려는 의도는 전혀 아니지만 단순 노동에 불과한 직무에 고학력자가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그 개인이나 국가적인 측면에서 볼 때 상당한 손실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동안 배움에 대한 시간과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그렇고 본인이나 가족들의 기대가 무너지는 그 허탈감은 무엇으로 메운다는 말인가.

그들과 가족들은 환경미화원이 되기 위해 그 많은 시간과 금전을 투자하며 가방 끈을 길게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본인에게 있겠지만 결국 많이 배우지 못한 지도자를 만난 불행으로 그 여파가 국민들에게까지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아무래도 좋은 지도자가 되려면 가방 끈은 차지하고라도 아는 것이 많아야 할 것 같다. 그래야 힘이 넘치게 되고 국민들도 밝고 맑은 모습으로 활기를 띄우게 될 것이다.

많이 배워 나름대로 전문영역에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일터가 마련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아무나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오직 자족을 배우고 인생을 배운 자 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가방 끈의 길고 짧음을 염두에 두지 말고 모든 것을 끈임 없이 배워 학식을 쌓아야만 한다.

도적질과 정치인들의 행태만 배우지 말고 모든 것을 다 배워야 한다. ‘아는 것이 힘이다’ 뼈저리게 느껴지는 이 말이 근래 들어 더욱 실감나는 것 같다. 모쪼록 배움을 알게 하는 자, 배움을 이끌어주는 사람이 더 많아지는, 그래서 아름다운 이 땅에 사람들이 되었으면 한다.

논설위원 안 호 원 (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장.서울정보기능대학겸임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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