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재주가 뛰어난 사람일지라도 성실성이 없다면 아무데도 쓰일 때가 없다. 살아가는 동안 일시적인 잔재주의 눈가림으로 남을 속이려들면 결국 피해는 스스로에게 돌아온다. 정직하고 성실하면 그 순간엔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보답이 돌아온다. 이것이 내가 지금까지믿고 있는 인간의 순리요 내 경영의 신앙이다” 일동제약의 창립자인 송파 윤용구 회장의 글이다.

이미 고인이 된 그는 또 ‘용장’ 밑에 ‘졸장’ 이 없다는 말로 성실한 기업주 밑에 불성실한 종업원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며 기업주의 성실성을 우선했다. 또 정직하고 성실하면 그 순간엔 몰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좋은 결과가 온다는 것을 경영의 신앙으로 삼았던 그는 특히 무리보다는 순리를 소중히 여겨온 경영인이다.

그런 성품이기에 사원들에게는 스스로 일을 찾아 능력을 발휘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나갔고 관여보다는 자율에 맡김으로서 국민건강을 지키는 오늘의 일동제약을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아울러 그는 기업은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인화와 믿음 그 이상 좋은 경영 전략은 없다고 말한다. 또한 사원의 탈선은 결국 경영주가 만든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라며 인간의 순리를 강조하기도 했다.

일동제약 사옥에 있는 윤회장의 흉상 밑에 새겨진 이 글을 읽으면서 그 당시 직원들이 이런 철학을 갖고 있는 경영자 때문에 일신상 힘이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기업주의 횡포가 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지금보다는 행복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아무튼 그런 기업정신을 갖고 숱한 역경을 거듭하면서도 기업주와 임직원들이 하나가 되어 인내와 끈기, 그리고 성실함으로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제약회사로 성장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같은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정치권의 정책부재 등으로 인해 국가가 경제위기에 직면하는 가운데 노조간의 불화로 산업이 점차 침체되면서 전(全)국민을 우울하게 만든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한 때 경제적 여유로 선진국 대열에서 호황을 누린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우리가 그런 감상에 젖어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은 경제, 교육, 정치 등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사회의 일원이기도 한 우리가 자기자리를 부정하거나 자기기준에서 남의 찬란함에 시선을 두고 산다면 자기 인생은 물론 더불어 사는 삶 또한 망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우리는 물가에 비친 떡이 더 커 보이는 탓에 결국 자기 떡 마저 물에 빠트리고 마는 돌다리 위의 어리석은 개처럼, 정작 수맥은 찾지 않고 여기저기 땅만 파다 인생을 허망하게 흘려보내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지 못하고 이리저리 흔들리며 방황하는 원인도 마찬가지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에 대해 투정부리고 시기하거나 불평하기에 앞서 밭에 씨를 뿌리듯 주어진 것을 정성을 다해 가꾸는 데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때다.

자기의 자리를 알자. 준비되지 않은 자리는 설령 우연하게 주어진다 해도 오래 가지도 않고 버거울 뿐이다. 따라서 주어지지 않은 것을 억지로 끌어당기려 하기보다는 주어진 것을 성숙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동냥을 다닐 수 있는 것도 하나님의 축복” 이라던 어느 걸인의 말이 생각난다. 사회인의 한 사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산 교훈인 것 같다. 이 세상에서 인간이 만족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돌이켜보면 누구나 지나온 삶은 성공과 실패로 얽혀진 인생 그 자체다. 가엾게도 사람들은 끝없는 욕망 때문에 성실함과 순리보다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의(不義)한 일들을 서슴지 않으며 자멸을 한다.

이제는 성공의 단맛은 단맛대로, 실패의 쓴맛은 쓴맛대로 그 모든 것들을 가슴에 새겨두자. 그리고 먼 훗날 실패마저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싶다면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어떤 환경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바로 하나님의 뜻이다. 희망이 있는 한 인간은 미래의 꿈을 잃지 않고 기다린다. 일터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경제를 살려야만 한다. 그래서 함께 나누며 사는 따뜻한 이 사회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은 시기엔 윤 회장 같이 사원을 존중하는 기업인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램 이다. 아울러 일동제약 윤 회장의 신앙이기도 한 인간의 순리대로 살며 무리한 탐욕을 부리지는 말자. 그래서 자식들에게 후회 없는 삶, 만족한 삶을 살다간 사람으로 기억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지난 연말, 오래 전 퇴직하고 소일거리가 없어 배회하는 지우(志友) 몇 분에게 새해에는 새 지갑에 빳빳한 새돈을 잔뜩 넣고 따뜻한 손이 되어달라는 의미에서 지갑과 장갑을 선물했다.


논설위원 안호원(한국심성교육개발연구원장.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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