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약품 안전성 논란

올해는 어느 때보다 의약품 안전성과 관련한 논란이 극심했다.

국내에서는 페닐프로판올아민(PPA) 성분 함유 감기약을 복용할 경우 출혈성 뇌졸중 발생가능성이 있다며 관련제품 판매를 전면 금지시켰다.

뿐만 아니라, 일부 심각한 부작용이 밝혀진 테르페나딘·설피린·페몰린·난드로론 등 4개 제제에 대해서도 지난 11월중으로 생산 및 수입, 출하 중단 조치가 내려졌다.

최근에는 국내산 독감백신에 함유된 방부제 '치메로살'에 인체에 치명적인 수은이 상당량 포함돼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수입산-국내산 독감백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머크의 관절염치료제 바이옥스가 심혈관계 부작용 문제로 시장에서 10월부터 전면퇴출됐다.

최근에는 바이옥스와 동일 계열의 약물인 화이자의 관절염 치료제 세레브렉스와 벡스트라도 심혈관계 질환 부작용 논란에 휩싸였다.

이외에도 로슈의 피부병치료제 Accutane, 애보트의 항비만약 Meridia,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지혈증치료제 Crestor, 화이자의 골관절염약 Bextra, 글락소 스미스클라인의 항천식약 Serevent 등도 시장에서 퇴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2. 국산 제네릭 의약품 약진

올해 국내 의약품 시장의 최대 화두는 제네릭 의약품이다.

시장매출 1위를 달리는 대표적인 항고혈압제 노바스크와 당뇨병치료제 아마릴의 특허만료로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 제네릭 출시 붐이 일고 있다.

노바스크와 동등한 약효를 입증한 한미약품의 아모디핀을 비롯해 SK제약, 종근당, 중외제약 등 15개 제약업체가 잇따라 암로디핀염을 개량한 신약을 출시, 올해부터 고혈압치료제시장은 본격적인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했다.

노바스크와 아마릴의 매출은 특허만료 이후 약 30-40% 이상 감소된 반면 국내 제약사들의 입지는 크게 높아졌으며 향후 이 같은 시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특허만료된 고지혈증 치료제 조코의 제네릭 버전은 국내 100개 이상의 제약들이 진출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국내 업체의 제네릭 활성화는 시장 확대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업체간 가격 경쟁 등 불공정경쟁이 우려된다.

3. 김근태 장관, 김정숙 청장 취임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가 제43대 보건복지부장관에 임명됐다.

최초의 정치장관이라는 점에서 김 장관은 올 한해 숱한 화제를 뿌렸다.

임명 직후 터진 만두파동, PPA함유 감기약 유통문제, 약대6년제 논란 등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지만 올 한해 큰 무리 없이 업무를 수행했다는 평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장에는 김정숙 한국한의학연구원 수석연구원이 임명됐다.

김 청장은 만두파동 이후 제기된 식품안전청 분리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지방식약청기능을 지자체에 이양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이양보다는 전문기능을 더 강화하는 방안을 제안해왔다.

4.의료기관평가 최초 실시

지난 8월31일 병원협회 주관으로 의료기관에 대한 평가가 최초로 실시됐다.

의료기관 평가기준은 전문인력서비스, 환자관리 및 지원서비스, 기능별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번 평가가 단순히 병원 전반에 대한 시설만을 평가, 실질적으로 국민들이 필요한 병원의 질적수준을 평가하지 못해 빈축만을 얻었다.

보건의료노조가 자체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대부분의 병원이 급작스런 시설 개·보수, 과다한 연장근무, 아르바이트 직원 동원, 가짜환자 동원 등 각종 편법을 동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평가결과는 내년 2월이나 3월경 발표될 예정이며 발표할 내용에 대해서는 각 병원에 미칠 파장을 우려, 수위를 조절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5.약사회 창립 50주년, 법인약국 공방

대한약사회 창립 50주년을 실시된 전국약사대회에 1만5000여명의 전국 약사들이 대거 참석해 약사회의 세를 과시했다.

전국약사대회에 김덕룡 한나라당 원내대표, 이부영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등 정치권의 비중있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약사회가 국내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간접적으로 보여줬다.

또 전국약사대회에 맞춰 각막기증운동, 난치병어린이 돕기 성금, 우리아이 지킴이 캠페인 등을 전개해 약사회가 지역사회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로 작용했다.

올해 약사 사회를 뜨겁게 달군 주제 중 하나가 약국법인의 허용이다.

아직까지 약국법인의 형태가 어떠한 형태로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결정되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약사사회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년에는 약국법인의 형태에 대해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6.약대 6년제 합의, 한약 분쟁

약계는 올해가 가장 뜻깊은 해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약계의 숙원사업으로 남아있던 약학대학의 6년제 학제개편 작업이 공식적으로 추진되는 쾌거를 이룬 해이기도 하다.

더욱이 6년제 학제개편 과정에서 한의사협회와 합의가 이뤄짐에 따라 의약계의 직종간 대립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약대 6년제 학제개편 과정에서 한약학과가 배제됨에 따라 한약학과 학생들의 수업거부와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심한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약학과 학생들은 집단 유급 상황에 처해지다가 막판에 수업에 복귀하기도 했으나 여전히 분란의 소지가 남아있어 내년에는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7.경제자유구역내 내국인 진료 허용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경제자유구역내 내국인 진료가 지난 11월16일 국무회의를 통과하면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의결됐다.

정부는 개정안 의결배경으로 국가의 중요 정책으로서 범정부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동북아 중심국가 구상과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조성을 위해서는 외국 유수병원의 유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내국인 진료 허용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민노당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강력 반발하며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재경위에 경제자유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계류중이다.

8.수가인상 최초 합의

그동안 파행만을 거듭한 수가계약이 지난 12월6일 올해 처음으로 건정심에서 가입자·공급자·공익 대표가 상호 대화와 협력을 통한 합의정신에 따라 내년도에 적용할 보험료, 의료수가, 보장성 강화 규모 등을 결정했다.

복지부는 비록 공단과 의료계의 계약에 의해 내년 환산지수가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 건정심에서의 환산지수는 당사자의 합의노력과 협력정신의 연장선상에서 결정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합의에 대해 의사협회 회원들의 반발이 커서 의료계 내부적으로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각 의사회와 일부 단체는 회원들의 실정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으며 김재정 회장과 집행부의 퇴진까지 요구하고 있다.

9. 황우석 교수, 줄기세포 배아복제 성공

올해 세계 최초로 서울대 황우석·문신용 교수팀이 국내에서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를 이용해 인간배아줄기세포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조만간 파킨슨씨병, 뇌졸중 및 치매 등 뇌신경질환, 뇌척수손상, 관절염 등 운동장애, 당뇨병 등 각종 난치성 질환의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관련 BT연구사업이 중흥기를 맞을 전망이다.

무분별한 인간세포복제에 대한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복지부는 200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생명윤리법'에 대한 제도적 보완을 위해 관련 TF팀을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10.마시는 비타민 음료시장 각축

웰빙열풍에 맞춰 마시는 비타민 시장이 비약적인 성장을 했다.

광동제약의 비타500을 필두로 동화약품 비타1000, CJ 제노비타 등 100여개 제약사에서 500여 품목이 판매되고 있어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다.

현재 비타민 시장은 1500억원대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 중 광동제약이 70% 정도의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동안 마시는 비타민 음료 시장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던 롯데칠성은 지난 3월 출시해 놓은 "비타 파워"를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TV광고를 시작했으며, 해태음료 역시'메가 비타'로 비타민 음료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러나 업체간 과열경쟁을 유사 제품들이 난립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무더기 징계를 받거나 상표분쟁까지 불거져 가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또 식품과 의약품의 경계가 없어져 제약사인지 식품회사인지 구별이 모호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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