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한 암은 여성에게는 자궁경부암, 남성에게는 방광암이다. 두 암의 공통점은 촉진(觸診)이 가능하고 세포검사나 내시경검사 등에 의해 조기 발견할 확률이 높고 치료법도 많이 발전했다.

방광암은 국내 비뇨생식암 가운데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악성종양이며, 전체 남성암 중에서도 5번째로 많이 발생한다. 인구 10만 명 당 남자는 7.76명, 여자는 1.19명이 발생한다.

방광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이런 혈뇨 증상은 특히 40세 이후의 남성에게서 아무런 증상도 없이 배뇨 후 내려다보다가 변기가 붉게 물들었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이런 종류의 무통성, 무증상 혈뇨는 신장이나 방광의 종양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방광암의 확진은 방광경검사를 통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조직검사를 하면서 이루어진다. 이밖에 보조적인 수단으로 배설성요로조영술이나 요세포검사 등도 시행할 수 있다. 일단 진단이 되면 내시경 치료와 함께 종양 조직 검사를 통해 종양의 악성도 및 근육성 침범여부를 파악해 병기(病期)에 대한 정보를 얻는다.

방광암의 병기는 1~4기로 나누어져 일반적인 암병기 분류와 유사하나 임상적으로는 방광암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한다. 즉 방광암의 뿌리가 방광점막에만 국한돼 있는 표재성 방광암, 방광의 근육층까지 방광암이 진행된 경우는 근침윤성 방광암, 암이 방광 내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주변조직이나 다른 장기까지 침범한 경우에는 전이성 방광암이라고 한다. 이렇게 나누는 이유는 각각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

표재성 방광암은 1차적 내시경수술을 통해 암의 진행정도가 방광점막에 국한돼 있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런 경우 방광내 결핵균 주입 등의 치료를 시행하거나 정기적인 검진으로 추적 관찰을 하는 것이 보통이며 예후가 상당히 좋다.

만일 방광암이 방광점막을 지나 근육층까지 침범한 근침윤성 방광암인 경우 컴퓨터 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가슴 X선 검사, 전신골주사 등을 통해 병기를 결정하고 치료계획을 세운다. 이런 침윤성 방광암의 경우 다행히 방광내에만 국한돼 있는 경우라면 방광절제술이나 최근 대두되고 있는 방광보존요법을시행하며 예후는 표재성 방광암보다는 조금 떨어져 60% 정도의 환자가 5년간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일 다른 장기나 임파절에 퍼져 있다면 대개 수술이외의 항암치료를 시행하는데 여러 가지 치료를 병용하여도 치료결과는 앞의 두 경우에 비해 상당히 떨어진다.

방광암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광염과 방광결석, 흡연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젊은 연령층에서 방광암 발생 빈도가 높아지는 것은 흡연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천준 교수팀이 1986년부터 12년간 방광암 진단을 받은 환자 464명 중 추적이 가능했던 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흡연자는 94명, 비흡연자는 29명을 각각 나타났다. 이는 흡연자의 방광암 발생률이 비흡연자보다 3.2배나 된다는 뜻이다.
현대의학의 발전은 치료시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해 삶의 질을 높이면서 최대한의 치료효과를 얻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에 따라 방광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오래 전부터 선별적으로 시도돼 왔으며 최근 항암화학제와 방사선치료의 괄목할 만한 발전으로 종래의 근치적 방광절제술 대신 제한된 경우에 한해 방광을 절제하지 않고 보존하는 치료가 시행돼 좋은 결과를 보고 있다.

이는 방광암을 내시경수술과 항암화학제 및 방사선치료를 병용해 악성도가 높지 않고, 방광 내에 국한된 종양의 경우 시행하는 것으로 근치적 방광절제술의 경우와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는 치료법이다.

이밖에 최소침윤수술기법이 시도되고 있는데 복강경수술이 어려운 후복막강장기 수술을 비약적으로 발전시킨 방법으로 최소한의 피부절개로 종래의 종양수술을 시행하는 최첨단방법이다. 이같이 앞으로는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이고 최대한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치료법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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