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덥고 춥고 아프고 슬픔과 기쁨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생명이 살아있을 때이다. 그런 삶속에서 가장 귀하고 값진 것이 있다면 어쩜 친절과 따뜻한 몇 마디의 말, 그리고 조건 없이 주는 사랑인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끼는 것은 바로 그 행복을 목표로 지나친 과욕을 부리기 때문일 것이다. 진정한 행복이란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쓸모가 있다고 할 때 비로소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모든 행복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즉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마음을 지니고 쓰느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생각하기엔 인간의 행복을 가로막는 가장 큰 원인은 “탐욕” 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행복은 사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평가를 하느냐에 달렸다. 흔히 컵에 담긴 반컵의 물을 놓고 ‘아직도’ 와 ‘벌써’ 라는 시각에서 ‘희망’ 과 ‘절망’ 으로 갈리며 운명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그 반 컵의 물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살아있는 자체가 즐거울 수도, 괴로울 수도 있다. 진정한 행복은 먼 훗날에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행복은 바로 이 순간 존재하는 것이다.

철학자나 종교인이 아니드라도 인간은 때론 혼자가 되어 자신이 누구인지 또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를 생각하며 외로움과 허무함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고독을 느끼는 가운데 인생의 의미, 삶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솔직히 우리의 삶에 대한 현실은 마음과는 달리 언제나 많은 난관과 시련을 겪게 마련이고 또 비극적인 결말밖에 보이지를 않는다. 이런 현상은 결국 우리 자신이 올바른 인생관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그릇된 사고에서 어떤 이는 자살을 택하기도 하지만 이런 절망적인 삶속에서도 인간으로서의 가치와 의미는 분명히 있다. 인간에게 생기는 모든 좋은 일, 선(善)과 성공은 반드시 고통과 수고를 통해서만 이루워지기 때문이다.

고통과 혹독한 시련을 겪지 않고서는 진정한 쾌락도 성공도 이룰 수 없다.

사실 ‘나’ 자신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모든 상황들이 어찌 보면 나의 진정한 스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때론 말썽꾸러기 속 썩이는 자식의 모습으로, 때로는 병들고 허약한 부모의 모습으로, 혹은 무능한 배신자의 모습으로 자신에 가슴에 멍울져 시련을 안겨준다.

인생의 스승은 바로 그런 역경의 시련이라 할 수 있다. 결국 모든 것들은 마음에서 지어낸 것이요 모든 세계는 우리가 일상 속에서 어떤 마음을 갖고 사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충남 천수만에서 50여만 마리의 가창오리 떼가 일제히 비상, 장대한 스펙터클을 연출하는 모습이 화보기사로 전면에 실린 것을 본적이 있다.

조류 학자들의 말에 따르면 가창오리 떼가 그 같이 장엄하고 화려한 군무(軍舞)를 펼치는 것은 매와 같은 맹금류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본능이라고 한다.

장엄하게 군무를 펼치며 비상하는 가창오리 떼를 보면서 문득 선진국 문턱에서 갈등하고 반목하면서 흔들리고 있는 우리의 정치인들이 앞에서 인도하는 대장오리를 따라 비상하는 50여만 마리의 화합된 모습을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울러 저 푸른 창공을 가르며 나는 새들로부터 ‘통합’ 과 ‘순종’을 배우는 정치인들과 사회인들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솔직한 심정이다.

머리를 굴려 사는 삶이 아니라 따뜻한 가슴으로 사는 그런 삶이 부럽지 않은가. 정녕 살아있기에 덥고 춥고 아프고 슬프고 기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한지를 안다면 말이다.

논설위원 안호원 <시인. 수필가>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