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전세계적으로 성인사망의 주요한 수위를 차지하는 질환으로 2002년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연간 총사망자 중 뇌졸중에 의한 사망자 수가 인구 10만명 당 77.2명으로 암 다음으로 많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흔히 ‘중풍’으로 인식되는 뇌졸중은 크게 혈관이 파열되는 출혈성과 혈관이 막히는 허혈성 뇌혈관질환으로 대별된다. 과거 우리나라에서는 출혈성의 빈도가 더 높았으나 근래에 들어서는 허혈성의 빈도가 점차 증가하여 서구화되어가는 추세이다.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의 계절적 추이를 보면, 보고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뇌경색은 차이가 없거나 하절기에 많고, 뇌출혈의 경우는 동절기에 많다. 뇌졸중에 의한 사망연령은 과거 50, 60대와는 달리 점차 70대의 고령층으로 늦춰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민생활수준의 향상에 따른 수명 연장과 뇌졸중의 위험인자인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관리를 통한 의료환경의 개선의 결과라 할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서구식 식생활 문화와 흡연의 증가, 그리고 운동부족 등은 고령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온 뇌졸중의 유병율이 젊은 연령에게도 확대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어느날 갑자기 한쪽으로 손, 발의 위약감이나 이상감각(저리거나 무딘 감), 발음이 어눌하거나 언어장애(말을 못하거나 엉뚱한 소리), 현훈(회전성 어지러움)을 동반하는 자세불안정, 복시, 시야장애, 의식장애 혹은 구토를 동반하는 심한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일 경우에는 뇌졸중을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증상들이 경미할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운이 없거나 피곤해서 그런가보다하고 경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저절로 호전되는 이른바 일과성허혈성발작을 보이는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소실되면 더 이상 치료할 필요가 없다는 오인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이는 향 후 재발 혹은 더 중한 뇌졸중을 보일 수 있는 경고 신호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나이, 가족력(집안내력), 성별(특히, 남자) 등의 조절할 수 없는 것과 고혈압, 당뇨, 흡연, 과음, 고지혈증, 비만, 심장질환, 고호모시스테인혈증 등의 조절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은 동맥의 노화를 촉진시키고 혈전생성을 증가시켜 뇌혈관의 순환장애를 초래한다.

혈전용해술과 중재적 시술의 발달로 뇌졸중의 치료 효과가 많이 개선되었지만, 뇌졸중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정 가능한 위험인자들에 대한 주기적 점검을 통한 조절이 차후에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 예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번 뇌졸중을 경험한 경우라도 이 자체가 재발의 위험인자이므로 지속적인 이차적 예방이 필요하다.

뇌세포는 다른 조직과는 달리 몇 분간만의 혈액공급이 차단되도 손상을 받고, 한번 죽은 뇌세포는 어떤 치료로도 다시 살릴 수는 없기 때문에 일단 뇌졸중이 발생했을 경우 지체하지 말고 빨리 전문과가 있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여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속한 치료가 관류장애에 따른 허혈성 진행을 막고 손상된 기능을 빨리 회복하는데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연구를 통해 뇌혈관잘환에 따른 뇌손상을 줄임으로써 임상적 효과를 얻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 중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치료보다는 근본적인 예방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과 절제된 생활이 중요하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위험인자가 발견된 경우 조절하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뇌졸중으로 인한 시간적, 경제적, 정신적 손실을 개인과 가정, 나아가서는 국가적인 측면에서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가천의대 길병원 신경과 박종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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