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여름철 휴가때마다 각종 눈병이 유행이다. 그런데 여름철과 달리 해마다 추석철이 되면 증가하는 안질환이 있다. 보통 때는 자주 가지 못하는 조상들의 산소를 찾아가 예초를 하고, 밭일을 하거나 가을철에 수확하기 좋은 밤따기를 하다가, 사소한 부주의로 실명까지 하는 수가 있어 주의를 요한다.

김모씨(45세, 남자)는 지난 가을 예초를 하다가 갑자기 무엇인가 튀어 눈에 들어간 느낌을 받았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지냈는데, 눈이 점점 충혈되고 통증이 생기며 시력이 떨어져 안과를 찾았다.

눈안에 이물질이 들어갔다는 진단과 함께 빨리 큰 병원으로 가라는 권유를 받았다. 김씨는 예초 중 눈에 튀어 눈안으로 들어간 이물질(돌조각이나 철조각)이 눈의 검은자(각막)와 수정체를 뚫고, 망막에 박히는 중상으로 응급수술을 받았으나, 이미 손상된 부분은 완전치유가 불가능하여, 시력은 다치기 전보다 훨씬 떨어졌으며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최모씨(24세, 여자)는 밤을 따다가 밤 가시에 눈을 찔렸다. 통증과 눈물로 안과를 찾아 밤 가시가 검은자에 박혔다는 진단을 받고 밤 가시를 제거하였다. 그러나 이후 밤 가시가 박혔던 부위에서 염증이 생겨 수달간 각막염 치료를 받아야 했고 각막혼탁이 남아 시력이 저하되었다.

못을 박거나 예초를 하다가 무엇인가가 튀어 눈안에 들어가 병원에 오는 환자를 쉽게 볼 수 있다.

못을 박을 때는 보통 눈높이에서 박기 때문에 무엇인가가 튀어도 눈으로 들어오기가 쉽다. 눈을 감는다고 해도 일반적으로 이물질이 튀는 속도가 눈을 감는 속도보다 빠르기 때문에 이미 늦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무엇인가가 튈 가능성이 많은 작업을 할 때는 눈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필자는 꼭 못을 박아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눈과 눈주위가 모두 가려지는 스포츠용 고글을 쓰고 한다.

고글의 렌즈가 강한 충격에도 견딜 수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이물질이 눈 안으로 들어가면 이물질을 빼는 수술을 받아야 하며 눈의 어느 부위를 뚫고 들어갔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수술 후 원상회복은 어렵다. 들어간 이물질이 눈 안에서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는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염증이 눈을 넘어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안구를 제거해야 하는 상황도 올 수 있

수확철이 되어 논밭이나 과수원에서 일하다가 눈에 뭐가 들어가 비비거나, 나뭇가지 등에 눈을 긁힌 후 발생하는 각막염도 이맘때쯤 증가한다. 식물이나 토양 등에 의한 각막염은 주로 진균감염(곰팡이균)이 많으며, 진균각막염은 서서히 진행하며 따라서 진단이 어렵고 또한 약제에 잘 반응하지 않아 치료가 매우 어렵다.

치료가 잘 된다 해도 각막혼탁이 남아 시력이 저하되며, 안구보존과 시력회복을 위해 각막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

눈에 뭔가 들어갔다고 생각될 때는 비비기 보다는 깨끗한 식염수로(없으면 깨끗한 물로) 씻어내어 눈에 상처를 주지 않고 안전하게 제거하는 것이 좋다.

비비면 나오겠지 하면서 비비다가는 오히려 눈에 상처를 내고, 이 상처를 통해 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켜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지 않게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일단 들어갔다 생각되면 빨리 안과를 찾아 더 큰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 안과 권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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