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물질이 모두 풍족하고 모처럼의 연휴로 즐거운 추석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가을 중에서 응급실이 가장 바빠지는 때도 바로 이 추석 연휴이다.

추석 연휴에 특히 더 발생하는 가장 큰 건강 문제들은 과식, 과음으로 인한 문제, 교통 사고, 야외 생활로 인한 전염병 등이다.

이 문제들의 예방법과 치료법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하자.

1. 과음, 과식은 금물

아직도 우리 인류는 축제 등 좋은 일이 생기면 음식으로 파티를 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사실, 음식을 먹는 것은 인간의 본능을 만족시키는 행복한 것이다. 하지만, 요즘과 같이 항상 잘 먹는 시대에는 한번씩의 축제는 꼭 과음, 과식으로 인한 문제들을 유발시키곤 한다.

과음, 과식에 대한 예방책은 음식 욕심 내지 말고, 적당량만 먹는 것이다. 충천하는 에너지는 먹는 데 쓰지 말고, 뛰어 놀거나 운동하는 데 쓰도록 한번 고안해보자. 과식은 며칠 앓으면 그만이라지만, 과음으로 인한 사고는 인생을 망치기도 한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자가 운전이 많아지므로 음주 운전이 되지 않도록 마음의 다짐을 꼭 해야 한다. 추석 연휴 교통사고 사망 사건의 절반이상이 음주와 관련되었음을 꼭 되씹어야 하고, 주위에서는 절대로 음주 운전을 말리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과식에는 특별한 치료가 없다. 소화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고다. 시중의 소화제를 사용해 볼 수는 있지만, 거의 효과가 없음을 알아야 한다. 과음에도 물이나 주스를 충분히 마시고 술이 해독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병원에서 빨리 해독될 수 있는 조처를 취해줄 수 있으나, 요즘과 같이 응급실이 미어터질 때 응급실을 과음으로 간다면, 주위 응급환자와 의사들에게 눈총을 받을 것이 분명하다.

2. 교통 사고 방지

차량 이용이 많아지다보니, 교통사고도 많아진다. 성급한 성질의 소유자나 기존에 교통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가능하면 대중 교통을 이용하도록 한다.

꼭 자가 운전을 해야할 때는 시간에 쫓기는 운전을 가능하면 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장거리 운전도 많아지는데, 2시간 이상 계속 운전하면 사고의 확률이 높아지므로, 2시간에 한번 이상은 10분 이상씩 쉬어주도록 한다.

또, 차 내부는 항상 산소가 모자라는 상태이므로 자주 환기에 주의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에어컨이나 난방기를 틀 때는 환기 기능을 사용하도록 하고 자주 창문을 열어 환기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

큰 대형사고에는 음주와 졸음으로 인한 사고가 많다. 음주운전은 말할 것도 없고, 장거리 운전 전에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도록 해야 한다.

운전 도중에 졸음이 몰려 올 때는 운전자를 바꾸거나 잠깐 잠을 잘 수 있는 여유를 갖는 것이 좋다. 가을이면 온도의 일교차가 커서 감기가 유행할 때가 많은데, 감기 자체가 졸음을 유발시키기도 하며, 대부분의 감기약이 졸음을 유발할 수 있는 성분을 포함하고 있으므로 운전 전에는 피해야 한다.

3. 나들이로 인한 전염병 주의

가을은 야외 나들이로 인한 전염병이 많아지는 시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행성 출혈열, 쯔쯔가무시, 렙토스피라증 등이 이 때 증가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야외에서는 긴 옷을 입고, 물이 고인 논이나 웅덩이에 접촉하지 않도록 한다.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므로, 만약 야외 나들이 이후 몸에 반점과 함께 열이 날 때는 병원을 꼭 방문하도록 하고 야외 나들이를 하였음을 이야기하도록 한다. 설령 이런 균이 몸 안으로 들어왔더라도 몸의 상태가 아주 좋을 경우는 큰 무리없이 지나갈 수 있으므로 연휴기간 몸이 너무 피곤한 상태가 되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외에도 연휴 다음 첫 출근날의 우울과 피로를 피하기 위해서 연휴 마지막날은 마음과 몸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몸의 컨디션을 잘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하나만 꼽으라고 한다면 생활의 규칙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가능하면 평소와 비슷하게 하고 식사 시간도 평소와 다름없이 지키도록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을 연휴를 즐겁게 보내겠지만, 분명 이번 연휴에도 연휴 사고의 희생자는 발생함을 알아야 한다. 그 예방법이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 반해 그 효과는 매우 좋고, 예방법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의 희생은 의외로 크다는 것을 알아야겠다. <서울대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


저작권자 © 메디팜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