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여당이 과거의 허물을 캐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모양이다.

이 같은 발상이 누구 머리에서 나왔는지 참으로 안타까운 심정이다.

이미 지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들춰내고 애꿎은 후손들에게 단죄를 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게 마련이다. 지금은 용서와 아량이 절대로 필요한 때이기도 하다.

김영삼 정권 때도 사실 전두환, 노태우 직전 대통령을 겨냥, 12·12 사태를 다루며 그들을 역사의 심판대에 세운 적이 있었다.

아울러 그 역사 바로 세우기는 김대중 정권에서도 이어져 왔다. 그러나 그 때의 분위기와 현 집권당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인 것 같다.

문제는 국민의 무관심이다

세대 차이인지는 모르겠지만 변화와 개혁을 부르짖던 여당이 우선으로 할 일이 이같이 역사를 뒤집어 놓고 이적행위를 한 자까지도 민주화 인사를 만드는 일이었던가 하는 생각에 서글픔 마저 든다.

어느 지인의 말처럼 어쩌다가 이 나라가 이렇게 되었는지 걱정이 앞선다.

지금 다수의 민중은 역사 바로세우기 보다는 우선 순위를 바꿔 서민의 민생부터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둘 이상만 모여도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그 분기가 하늘을 치를 듯 충천하다. 이런 시점에서 현 정권이 민생의 시급한 것은 뒷전에 두고 역사 바로세우기 운운하며 과거사를 들춰내어 그것을 빌미로 정적을 누르려는 발상은 아무리 우매한 백성이라 해도 납득하지 못한다.

물론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는다는 것은 좋은 것이고 마땅하다. 잘못된 역사는 그 어떤 정권, 누구라도 분명 바로 잡아야 한다.

문제는 그런 판단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인정하고 수긍 할 수 있고 사심을 버리고 공인의 자세에서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사람이 없다는데 있다. 판단에 있어서는 편견을 가져서는 절대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 작금의 일어난 행태를 면면이 훑어보면 의심스러운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솔직히 과거사를 캐내기 위해 열정을 보이는 다수의 집권층 의 판단의식은 경제불안에 이어 안보에 까지도 국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불면의 밤을 만들어 놓고 있다

간첩과 빨치산으로 처벌을 받은 사람을 민주화 투쟁인사라고 하는 위원들을 보면 기가 차다.

심지어는 청와대 게시판에 김일성 주석의 기일에 조문단 파견을 부추기는 글이 올라와 많은 사람들이 읽었다는 사실은 가히 놀라운 일이며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집권당이 친일파 인사들의 과거사 들춰내기를 추진하면서 여론 몰이로 유신시대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 잡자고 난리다.

겉으로는 그럴싸한데 그 내면에 숨겨져 있는 진정한 의미는 다른 것 같다.

국민들은 그 진의를 엉뚱한 상상으로 그리며 미래를 걱정하고 있다.

제발이지 항간에 떠도는 상상이 현실로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우선 당장에 친일파 단죄를 앞장서서 외치던 여당의 두 어르신네가 부친의 친일 행각이 드러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입고 요직을 떠나야만 하는 비운을 맛보았잖은가 ? 우리 눈으로 보지 않았는가

단지 그 뿐이다. 따지고 보면 그 들의 자손인 자식들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정작 사실을 밝힌들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누구를 두둔하는 건 절대로 아니다. 결국 여당은 지난 불신임안이 상정되었을 때처럼 자업자득이자 긁어 부스럼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

감히 말하자면 과거 박정희, 전두환 두 대통령 시절에는 우매한 백성들은 경제적인 안정을 갖고 비록 가난하지만 여유를 갖고 살았다.

지금처럼 경제위기와 함께 안보에 대한 불안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미 유신과의 관계는 민의에 의해 민중이 청산했다. 그 근거로 김영삼, 김대중씨를 국민의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또 다시 과거사를 정리하자고 나서는 여당의 진의를 파악할 수 없을뿐더러 불행스럽게도 신뢰가 가지 않는다.

역사 바로 찾기를 하면서 자칫 과거에 빨갱이였던 자가 독립운동가 민주투사로 둔갑이 되어 훈장을 받게 되는 사태가 발생되어 국민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일 은 없었으면 한다.

흔히 말하는 역사란 지나간 한 시대의 과오를 교훈으로 삼고 그를 바탕으로 밝은 미래를 창조하기 위한 한 과정에서 필요한 것이지 잘못을 들춰내어 연좌식으로 애꿎은 어쩜 피해자가 될 수 있는 자식을 내세워 단죄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이미 당사자는 말이 없다

정권의 논리와 성향속에서 오직 과거를 들춰내 단죄하려든다면 그것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는 증거다,

앞서 언급 했듯 국민들의 눈에 위원들의 색깔이 편견을 갖고 있는 평가자들로보여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받지 못한 평가는 훗날 새로운 정권이 창출되면 또 다시 재평가 받는 등 악순환이 거듭 될 뿐이다.

역사는 단지 진실을 밝히고 기록을 하는 것이다.

자손들을 단죄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바램이 있다면 현 정부는 과거의 허물을 캐는데 신경을 쓰기보다는 민생 경제, 취업문제.등 현안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열정을 갖는 것이 더 급하다고 본다. 이는 필자의 생각만은 아닐 것이다. 아무튼 이 시대적 환경속에서 우리 모두가 공감하면서도 함께 할 수 없는 그런 아픔인 것 같다. 이제 여의도에 선량을 자처하는 분들이 모였다. 제발이지 서민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를 알고 상생정치를 했으면 한다.


논설위원 안호원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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