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의 천적은 바로 나였다" 조병화 시인의 이 짧은 싯귀는 장문의 그 어떤 서사시(詩)보다 더 오래도록 가슴에 와 닿는 것 같다.

나를 공격하고 괴로히는 적의 정체가 바로 내 안에 있는 나란 것이기 때문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누구든 이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하루에도 수십번씩 좌절도 하고 또 희망도 가져보면서 울고 웃는 삶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모두가 자기와의 갈등 속에서 스스로 포기하거나 용기를 갖고 행동을 하게 된다.

趙 시인의 싯귀처럼 나의 또 다른 나는 천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마음먹기에 달려 다정한 친구가 될 수도 있다.

50대가 넘은 세대들의 경우 흔한 말로 󰡒이제는 인생을 정리할 때󰡓라며 뜨거운 열정을 스스로 식히고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50대에 이르렀다고 해서 인생을 정리한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하며 의욕을 상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또 이같은 체념의식은 건강에도 안 좋다.

50대에 인생을 정리한다는 생각은 아직 이르다. 나이와는 상관없이 언제나 "지금" 부터 또 다른 시작이 있을 뿐이다.

더구나 요즘 같이 "인생은 여든부터" 라는 신 용어가 나오는 마당에 그런 의식은 버려야 한다.

최근 한국인간개발연구원이 실시하는 EPL(Effective Personal Leadership) 과정을 마치고 수료식에 참석한 적이 있다.

이 과정은 미국에 본부를 두고 60여 개국에서 28개국어로 번역된 교재로 사회나 기업의 지도층을 대상으로 매사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대학원수준의 교육을 실시하는 "지도자 과정"이다.

특히 이날 수료식에서 필자의 경우 유일하게 "100% 달성 지도자"의 스티카가 붙은 수료증을 아내와 함께 받는 영광을 누리며 참석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 상은 100% 출석을 한 사람에게 주는 상으로서 쉽고도 어려운 상이다. 그런 까닭에 매 기수마다 1~2명이 받을 수 있을 정도로 값진 상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면 타인이 미리 판단하는 편견이다.

이는 250여만원의 수강료를 낼 수 없는 필자를 연구원 대표에게 교육을 받게해달라고 추천하자 무료로 수강을 할 경우 책임의식이 없어 결석도 많고 열정도 식는 등 학습분위기도 흐리게 할수 있다며 거절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추천자가 그런 분이 아니라고 재차 추천하면서 어렵사리 등록을 시켰는데 그런 내가 제일 열심히 출석을 했고 패스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제치고 큰 상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나 역시 교육기간 중 일본과 중국을 갈 기회가 있었지만 경중완급과 목표를 향한 목적의식을 갖고 나 자신과의 싸움에서 다른 것을 포기하는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서울정보기능대학 수료식에서 학장님으로부터 영예의 공로상과 함께 부상으로 금장손목시계를 받기도 했다.

상이란 어떤 상이든 많이 받아도 싫증나지 않고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사실 새벽에는 EPL교육을, 야간에는 정보대에서 학습을 하며 한 학기를 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구나 낮에는 사회 생활을 하면서 말이다.

주위에서는 이런 나를 두고 어떤 이는 대단하다는 말로 격려를 하는가하면 또 어떤이는 그 나이가 되어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핀잔 아닌 핀잔을 하며 건강을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쉬운일은 아니다 그리고 힘든것도 사실이다. 특히 저녁에는 유혹도 많았다. 늦은 시각 레포트를 작성하면서 코피도 흘렸지만 행여 가족들이 알까 쉬쉬하며 나와의 싸움을 계속해왔다.

그리고 결국 이기고 해낸 것이다. 그것도 그냥 이긴 것이 아니고 두 곳에서 모두 상까지 탈 정도로 열정을 다한 것이다.

어떤 목표의식을 갖고 결국은 해내고야 말았다는 성취감에서도 뿌듯한 마음이지만 무엇보다 흐뭇한 것은 아내와 가족 그리고 사위에게 뜨거운 열정과 도전으로 목표를 달성한 의지의 내 모습을 보일수 있었다는 것이다. 얼마전 부시의 아버지인 부시 전 대통령이 여든 살에 3900m 상공에서 고공낙하를 하며 노익장을 과시한 적이 있다.

그 에게는 80세라는 나이와 상관없이 "도전과 열정"이 있었기에 젊음을 만끽하며 건강을 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가뜩이나 40대 중반부터 "잉여물"로 취급받는 오늘의 현실을 감안한다면 우리 모두가 부시의 열정을 한번쯤 눈여겨볼 만하지 않을까?

열정과 도전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꿈을 잃지 않고 늙지도 않을 것이다. 결국 열정과 도전, 그리고 꿈이 있는 한 그 삶은 미리부터 인생에 마침표를 찍으려 하지는 않는다.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며 미리부터 두려워하기보다는 뜨거운 열정과 도전의 정신으로 젊음을 만끽하는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스스로 정신적인 늙은이가 되는 것은 건강에도 해롭다.
나는 언제나 시작이 있을 뿐이다. 또한 내 사전에는 "실수"는 있어도 "실패"는 없다.
아울러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 라고 외치고 싶다.

논설위원 안호원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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