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약평가부 김도훈 연구관

과학문명이 발달한 21세기에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한민족고유의 전통의학인 한의학에 주목한다. 이미 침술의 경우에는 세계적으로 효능을 인정받고 있고, 한약제제의 경우에도 급성이 아닌 만성질환의 경우에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앞으로 우리의 과제는 의약품으로서의 함량이나 추출물의 표준화 작업을 이룩하여 한의학적 정통성을 어떻게 이어나갈 것인가 하는 점이다.

"한약재, 사전 품질관리제도 강화해야"

"한약재는 생산지, 토양, 체취시기, 재배조건 등에 따라 품질차이가 현저하고, 이를 가열하고 추출하는 과정에서 주요 성분의 함량차이가 있습니다. 동일 품목이더라도 규격이 떨어진다거나 검증되지 않은 유사기원의 원료를 사용한다면 약효가 없거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생약중 지표성분 함량을 통해 원생약의 양을 추정할 수 있다는 추론을 적용한 품질관리방법으로 지표성분에의한 생약제제의 함량설정은 현재 가장 이상적입니다."

감사원의 모범선행사례로 선정된 식품의약품안전청 생약평가부의 김도훈 보건연구관은 지난 2002년 인삼, 황백 등의 생약추출물을 원료로 하는 제제의 경우, 한약재별로 진세노사이드 Rb1 및 Rg1 또는 파낙사디올 등 21개 지표성분의 함량을 검사 분석한 후 품질관리를 위한 지표성분의 기준치를 설정하는 '기준 및 시험방법'을 개정해 생약추출물 함량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였다.

"서양에서도 민간 생약에서 추출한 물질로 과학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균일한 효능을 가진 약을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의보감 등 총 12종의 기성한약서 처방을 현대화해서 제조업체들이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한약제제 표준화와 과학화를 이뤄내 한약제재의 세계화에 일조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한약제제의 과학화 세계화를 위해서는 산적한 일이 많다고 한다.

"먼저 과학화를 위해서는 원생약의 정품사용 여부를 감시해야 합니다. 현재는 원생약적인 평가방법을 설정할 수 없기 때문에 품질관리방안 문제가 중요합니다. 또한 12종의 기성한약서를 재검토하여 전반적으로 약효와 약용량 증감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한약추출물의 수득률을 검토하고 부작용에 대한 모니터링 연구도 활발해야 할 것입니다."

그는 또 한약제제의 세계화를 위해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앞장서서 한약추출물원료의 규격평가조화를 추진하고, 위험물질 등의 평가제도와 연구사업 등에 공동으로 전력한다면 조만간 세계적 수준의 제약산업의 활성화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세계와 경쟁해야 합니다.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도 한약종사자들에 대한 교육전담기구를 신설하고, 국가 차원에서 표준대조생약을 확보 공급하며, 유통한약제의 품질 강화를 위한 제도를 구축하고 사전 품질관리제도의 일환으로GMP를 강화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생약제제의 규격화가 이뤄질 것이고 우리의 한약제제가 세계인에게 인정받는 날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봅니다."

약품냄새 진동하는 연구공간에서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조정희 과장 이하 생약제제과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 한방의 미래를 본다.

[감사원 발행 '계간감사'誌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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