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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으로 만든 의약품은 안전합니다
2004년 03월 15일 (월) 16:42:49
혈액의 사용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병원에서 환자에게 직접 사용하는 수혈용 혈액과 혈우병 치료제, 면역글로불린제제, 알부민 등의 의약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수혈용뿐만 아니라 의약품 제조용으로도 사용되는 혈장에는 100여 가지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있다. 이들은 혈압을 유지하고 비타민·호르몬·약물 등을 운반하며, 세균·바이러스 같은 병원체로부터 감염을 방지하고 면역작용 등의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각종 단백질을 물리·화학적인 방법으로 추출·정제하여 만든 것이 혈장분획제제(Plasma Fractionation Products)이다.

혈장분획제제의 용도를 살펴보면, 혈우병치료제는 혈소판과 함께 지혈작용을 하는 혈액응고인자를 추출하여 만든 치료 의약품으로 혈우병 환자들에게 사용된다. 면역글로불린제제는 외부로부터 인체에 이물질(항원)이 침입했을 때 이를 방어하는 항체 역할을 하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면역력이 소실된 경우 병원체에 대항하는 힘이 약해지므로 이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사용된다. 알부민은 대량출혈이나 화상 등에 의해 수분과 알부민이 많이 소실된 경우 사용하며, 혈액 순환량과 혈압을 정상으로 되돌려 주는 역할을 한다.

혈장분획제제의 제조는 일반적으로 수천 명의 헌혈혈장을 한군데에 모아 그 중에 함유된 알부민, 면역글로불린, 혈액응고인자제제 등을 성분별로 분리하여 만든다. 이렇듯 수천 명의 헌혈혈장을 모아 생산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바이러스에 오염되어 있으면 전체 제품을 오염시켜 수많은 환자를 감염시킬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일례로 1980년대에 에이즈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이후 혈장분획

세계 각국은 이러한 혈장분획제제의 위험성을 인지하여 1980년대 말부터 혈장분획제제의 제조 시 바이러스 불활화(Virus Inactivation) 공정을 반드시 실시하도록 하여 혹시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장이 투입된다 할지라도 제조 공정 중에 바이러스를 죽이거나 제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바이러스 불활화 공정으로는 열처리 공정, 계면활성제 처리법 등이 있다. 열처리공정은 바이러스가 고온에서 사멸되는 것을 이용하여 고온에서 장시간 열을 가함으로써 바이러스를 사멸하는 공정이며, 계면활성제 처리법은 계면활성제를 첨가하여 일정시간 열을 가함으로써 에이즈바이러스, C형간염 바이러스, B형간염 바이러스의 외막을 녹여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방법이다.

1990년대 이후에는 모든 혈장분획제제의 제조공정에 이러한 바이러스 불활화 공정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혈장분획제제를 투여 받은 환자 중에 에이즈, B형간염, C형간염에 감염된 사례가 없었다.

이렇듯 수혈용 혈액과는 달리 혈장분획제제의 경우 제조 공정의 특성 상 최종 제품에 감염인자가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미미하다. 그러나 "risk zero"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헌혈 단계에서의 철저한 안전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혈액원에서는 건강한 사람들로부터 안전한 혈액을 헌혈받기 위하여 1차적으로 헌혈 전에 위험성이 있는 헌혈자를 문진 및 헌혈경력조회를 통하여 배제하고 있으며 2차적으로는 에이즈, C형간염, B형간염 같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를 검사하여 이상이 없는 혈액만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의 검사방법은 바이러스 항원 또는 항체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보통 헌혈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일정기간(에이즈 바이러스에 감염 시 약 3주,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 시 약 2개월)이 경과해야만 감염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즉, 바이러스에 감염된 초기 헌혈자를 배제하는데 한계가 있다.

일반적으로 에이즈의 경우 약 250만명 중에 1명, C형 간염과 B형 간염의 경우에는 약 30만명 중에 1명 정도로 감염자를 진단하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최신 검사방법인 핵산증폭검사법(Nuclear Aid Amplification Test)을 도입하고 있는 추세이다. 핵산증폭검사는 혈액에 바이러스의 핵산이 조금이라도 함유되어 있으면 그 핵산을 증폭하여 감염여부를 조기에 진단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도 2004년부터 이러한 검사법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검사법도 여전히 감염초기의 헌혈자를 완벽하게 진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헌혈 전 문진 시 사실대로 답변하는 것과 헌혈자 스스로 감염 위험자라고 판단되면 헌혈을 자제하는 인식변화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대지를 흐르는 물이 생명의 원천이듯 혈액 역시 생명의 근원이다. 우리의 생명이 유지되고 있는 한 우리 몸에서는 새로운 혈액이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이미 만들어져 순환되는 혈액의 일부는 계속해서 파괴되어 소멸된다. 건강한 성인이 헌혈을 한다고 해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거나 빈혈에 빠지는 일은 없다.

연구 보고서에 의하면 오히려 정기적인 헌혈은 조혈작용을 왕성하게 하여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기 때문에 건강한 사람들의 정기적인 헌혈 참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헌혈로 생명을 구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지만 헌혈에 선뜻 동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기적인 헌혈문화가 정착되어 생명의 소중함이 지켜지는 정이 넘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 헌혈홍보실 이재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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