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은 한마디로 천의 얼굴을 가진 존재다.

때문에 ‘약(藥)’이란 물질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다만, ‘약사법’에 국한한다면 사람 또는 동물의 질병을 진단(diagnosis)하거나 치료(remedy)·경감(reduction)·처치(proceeding)·예방(prevention)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물질로써, 기구나 기계가 아닌 것을 통틀어 우리는 약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넓은 의미에서의 ‘약(drug)’이란 화학약품·공업약품·농약·시약(試藥)·화약·유약(釉藥)·구두약 등 셀 수 없이 많다.

때로는 물질이 아니면서도 몸이나 마음에 이롭거나 도움이 되는 것도 우리는 ‘약’이라고 부른다. ‘회초리가 약이다’라고 할 때의 회초리는 정신적 수양을 쌓기 위한 약을 의미한다. 약은 역시 매우 광범위한 용도로 해석되는 것이다.

■약의 구분

우리가 흔히 질병 치유를 위해 사용하는 약은 일반적으로 약사법(제2조 ⑬항과 ⑭항) 등 관련규정에 따른 것으로 크게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으로 분류한다.

전문의약품(Ethical drugs)은 약리작용 또는 적응증으로 볼 때, 의사 또는 치과의사의 전문적인 진단과 지시 감독(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의약품을 말한다.

일반의약품(General drugs)은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고 소비자가 약국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약으로 전문의약품에 해당하지 않는 그 밖의 의약품을 말한다.

이와는 별도로 보건복지부 장관이 필요에 따라 지정하는 지정의약품이라는 것이 있는데, 마약류를 비롯, 생물학적제제, 항생물질, 신약, 의약외품 등이 여기에 속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또 대한약전(大韓藥典)을 공포하여 의약품의 유효량 등의 규격을 규정하고 있다.
지정의약품 중, 마약류(narcotics)는 마취나 환각 등의 작용을 하는 마약과 향정신성의약품을 말하며, 생물학적제제(biological product)는 생물학적제제와 생물학적 신소재에 의한 제제로 구분된다.

항생물질(antibiotics)은 특정한 미생물의 배양으로 얻어진 항균물질을 의약품으로 개발한 것을 말하며, 신약(new drug)은 최근 개발되어 임상적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약전에는 아직 실려 있지 않은 새로운 의약품을 일컫는다. 의약외품(drug quasi)은 의약품에 준하여 취급하는 의약부외품과 위생용품을 말한다.

■약의 용도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인간의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데 유용하게 사용하는 조제약물을 우리는 약이라 말한다.

조제약은 크게 양약(洋藥:현대의 의술과 제약기술로 만든 약)과 한약(韓藥:동물·식물 또는 광물에서 채취한 것으로, 말리거나 썰거나 정제한 생약)으로 구분한다.

이런 약들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해오면서 인간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존재다.

사소한 상처에서부터 암과 같은 난치병에 이르기까지 약의 쓰임새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광범위하다.

우리는 흔히 두통이나 배탈 등 간단한 질환에도 약을 찾게 된다.

요즘에는 건강한 사람도 약이란 물질을 복용한다. 비타민제와 같은 영양제가 한 예다.

또 약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환자 스스로 선택해서 복용하는 약도 크게 늘었다.

약은 그만큼 인간과 밀접한 인연을 맺고 있는 셈이다.

약은 그러나 잘못 쓰면 독(毒)이 된다.

따라서 약이란 꼭 필요할 때 사용하는 것이고, 가벼운 질환 등은 운동 등 면역 강화기능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미 알려진바와 같이 오늘날 우리가 흔히 접하고 있는 약이라는 화학물질은 1800년대 후반기부터 대량생산되기 시작했다.

미생물학과 내분비학이 발전하면서 항생제와 호르몬제가 나오기 시작했고, 면역학의 발전으로 백신이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후 의약학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통해 약의 체내 대사과정과 흡수과정이 밝혀지게 됐고,

이는 더 우수한 의약품 개발에 기폭제가 됐다.

20세기 후반부터 개발되고 있는 인터페론과 같은 바이러스 증식 억제제는 유전공학을 포함한 생명과학기술의 공로다.

약과 부작용과의 관계도 우리가 필히 알아야할 부분이다.

에이즈치료제와 백혈병치료제 등 오늘날 획기적 신약이 출현하기 까지는 수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약이 가지고 있는 독성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세상에 완전한 약물이란 없다.

모든 의약품은 그 쓰임에 따라 최소한의 부작용을 안고 있다.

또 오·남용을 하다보면 내성이 생겨 점점 더 많은 용량의 약물을 필요로 하게 되고 결국 약효가 발휘되지 않는 상황을 맞게 된다. 대부분의 약물이 이런 내성을 갖고 있다.

의약전문가들이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약이란 인체에 이상이 생겨 스스로 건강을 회복할 기운이 없을 때 이를 도와주는 지원군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반드시 필요한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임의로 복용하는 약이 환자의 질환퇴치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성분의 약물을 같은 용량으로 같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투약했을 때도 약의 효과는 각양각색일 수 있다.

이는 사람마다 체질과 환경, 유전적 소인(素因)이 다르고, 건강상태와 나이, 환자 자신의 병력 등 다양한 요인이 약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일부 이긴 하지만 약을 오래 동안 복용하면 “약물에 중독된다”며 약물 사용에 지나치게 과민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이는 약물에 대한 잘못된 편견에서 오는 것으로 모든 약물이 중독증상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이런 경우 대부분은 약물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습관성 때문이다.

마약 등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약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약물은 중독증상과 거리가 멀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예컨대, 모르핀이나 코데인 등의 원료로서, 마취제나 진통제 등에 쓰이는 아편과 같은 마약은 계속 사용하면 중독증세를 일으킬 수 있다. 흔히 히로뽕으로 불리는 필로폰이나 헤로인과 같은 마약도 마찬가지다.

이런 약들은 끊으면 금단증상을 느끼게 된다. 이렇게 되면 약물의 노예가 되어 약물 없이는 살 수 없는 힘겨운 상황을 맞게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약물은 중독이라기 보다 습관성을 중독으로 착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약은 또 복용시기와 복용방법, 복용량 등에 따라서도 약효의 반응정도가 다를 수 있다.

어떤 경우는 내게 약이 되는 물질이 다른 사람에게는 독약이 될 수 도 있다.

약은 이처럼 천의 얼굴을 가진 존재다.

따라서 약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을 숙지해 놓는 것은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의 건강을 위해서도 유익한 대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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